[취재 뒷담화] 안전가성비 위험에 빠진 아이들
[취재 뒷담화] 안전가성비 위험에 빠진 아이들
  • 이서영 기자
  • 승인 2019.06.13 08: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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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 학교가 먼저 지중화 작업이 돼야 할까?’

‘고압선에 포위된 학교’ 기획기사 시작에 앞서 의문이 들었다.

‘학교보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를 먼저 지중화 하는 게 적은 돈을 투자해서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안전을 선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정책의 가성비를 따지자면, 같은 예산을 투입해 더 많은 시민이 혜택을 받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숫자만 보다보니 정책의 가성비만을 따지는 오류를 범했다. 잠시 기사가 논리싸움이라는 점을 잊었다. 논란을 촉발하고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 기사는 얼마나 타당한 논거를 갖췄는지가 좌우한다. 기자가 통계자료를 인용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받는 이유다. 이 중 가장 치명타는 숫자에서 질 때다. 온갖 통계가 조작되는 이유도 숫자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다.

숫자싸움에서 지더라도 이길 수 있는 논리는 분명 존재한다. 신체적 능력이 성인보다 부족한 어린이는 위험에 취약하다. 약자가 위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가깝게 송도 어린이 차량 사망사건만 봐도 알 수 있다.

운전자가 황색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했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배만 감싸는 2점 벨트 때문에 결국 초등학생 2명이 사망했다. 그렇기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어린이에 맞는 안전벨트가 차량에 설치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같은 예산을 투입한다면 먼저 아이들에게서 고압 송·변전시설을 멀어지게 해야 한다.

덴마크, 스위스 등의 북유럽 국가에서 안전가성비는 볼 수 없었다. 학교가 전기를 안 쓸 순 없다. 그럼에도 덴마크는 이미 1993년부터 고압선이 어린이 보육시설 근처에 신설되지 않도록 했다. 해당 법안을 지키고자 한국보다 학생 안전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고압 송·변전시설 근처에 학교를 건설할 수 없도록 법을 제정한 국가들의 입장은 ‘사전예방’이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 측은 현재 학교 주변의 고압 송변전시설은 인체에 해가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전자파가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노출됐을 때도 무해하다고 할 수 있을까.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과 통행을 가로 막는 전신주가 안전을 위협한다는 인식 아래 서울시의 지중화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중화에서 왜 학교가 먼저여야 하는지’ 정책의 효율을 따지는 행위는 안전을 위해 시행하는 정책의 목적과는 이율배반적이다.

우리는 약자의 안전에 효율성을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덜하다는 이유로, 혹은 막대한 예산 투입이 필요해 해결이 어렵다는 이유로 약자 안전을 방치해선 안 된다. 기사가 나간 뒤, 학교 주변 고압 송변전시설의 문제를 알고도 조치를 하지 않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육당국과 적극적으로 지중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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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3 23:01:17
감상문인지 취재후기인지 자기 자랑인지 기자 일기인지 기자수첩인지

스리랑카 2019-06-13 09:01:51
앞으로도 뒷담화 계속 써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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