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톱파보기]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돌입 왜?
[이슈 톱파보기]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돌입 왜?
  • 주영민 기자
  • 승인 2019.07.0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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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 총파업돌입...정규직화·공정임금제 촉구
학생 볼모 이권 챙기기 VS 불합리한 임금차별

톱데일리 주영민 기자 =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인 지난 2017년 5월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공항공사는 2017년 말까지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고 이곳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환호했다.

세월호 기간제교사 순직인정을 시작으로 쌍용자동차해고자 복직, KTX 해고승무원 복직 등도 이뤄졌다. 이처럼 정부가 나서 공공부문 비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40%를 넘게 차지하는 학교현장은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

사진=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사진=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3~5일 총파업...정규직화·공정임금제 촉구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오는 3~5일 2019년 임금교섭승리, 공정임금제 실현, 교육공무직법제화,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전국 총파업투쟁에 돌입한다고 1일 밝혔다.

학비연대에는 급식조리원·돌봄강사·교무행정사 등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포함돼 있다.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10만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돌입선포 기자회견’에 함께한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역사상 최초의 2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나서는 총파업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가 최선두에서 총파업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나 위원장은 이어 “3일부터 학교를 비우는 우리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는 단지 우리 자신만의 투쟁이 아니다”며 “우리 아이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차별받지 않고 멸시당하지 않는 노동자로 살게 하기 위한 투자이기에 당당히 총파업에 나선다”고 했다.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100인 집단삭발식 및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 모습.(사진=이진휘 기자)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100인 집단삭발식 및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 모습.(사진=이진휘 기자)

■학생 볼모 이권 챙기기 VS 불합리한 임금차별

앞서 학비연대는 지난 2017년 6월 29~30일 비정규직 철폐와 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전국 1만1506개 초·중·고 중 3150곳이 파업에 참여했고 이중 1926곳의 급식실 문이 닫혔다. 급식이 중단된 학교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빵·우유 등으로 대체급식을 해야 했다. 단축수업을 한 학교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비연대는 학생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또 다시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 기저에는 불합리한 임금차별이 있다.

현재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차이를 80%까지 맞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금교섭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이 같은 내용으로 교육부를 비롯한 일선 시·도교육청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만 그리고 있다.

일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는데 정규직과 처우까지 똑같이 해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규직 공무원을 해달라는 게 아닌, 임금차이를 줄여달라는 학비연대의 외침이 시험 없이 공무원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대목이다.

학비연대 관계자는 “우리의 주장은 정규직처럼 공무원 시켜달라는 것도 아니고, 교사를 시켜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정규직에 64%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을 타개해 80% 수준의 임금은 받고자 하는 것으로 이는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했다.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100인 집단삭발식 및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 모습.(사진=이진휘 기자)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100인 집단삭발식 및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 모습.(사진=이진휘 기자)

■ 정부, 학비연대 요구 대부분 수용 불가

학비연대는 올해 임금교섭 핵심 요구안으로 전직종 기본급 6.24%이상 인상(20년 기본급은 최저임금인상률 이상으로), 정규직대비 근속급 차별해소(근속수당 인상·근속수당가산금 신설), 복리후생적 처우 차별해소(명절휴가비·정기상여금·맞춤형복지비)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교육당국은 기본급 1.8%인상을 제외한 전 부분에 대한 수용거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제시한 기본급 1.8% 인상마저도 사실상 임금동결과 같다는 게 학비연대 측의 주장이다.

학비연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의 태도는 참담하기까지 하다. 지난 6월 19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를 받았으나, 노동조합은 파업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기 위해 교섭을 요구했고, 사용자들에게 타결할 수 있는 안을 기대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6월 27일 파업을 당면에 둔 교섭에서 사용자들이 내놓은 답변은 기본급 1.8% 인상, 이는 공무원 평균임금인상률로 해마다 교섭 없이도 적용되던 내용”이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겨우 2만원 정도에 불과, 기본급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업 직전에도 이런 안을 갖고 와서 타결하자는 사용자들에게 파업을 막겠다는 의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100인 집단삭발식 및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 모습.(사진=이진휘 기자)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100인 집단삭발식 및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 모습.(사진=이진휘 기자)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촉구...정부 묵묵부답

학비연대는 현재 무기계약직 신분에서 더 나아가 정규공무원처럼 해마다 호봉이 오를 수 있게 새로운 임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당국은 공무원과 같은 호봉제 임금체계 도입을 꺼리는 모양새다. 공채를 통해 들어온 일반행정직군과의 사실상 차별을 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9급 공무원의 1년차 연봉은 2124만여원, 학교비정규직은 2413만여원(2017년 기준)이다. 하지만, 5년차가 되면 9급(2570만여원)이 학교비정규직(2497만여원)의 연봉을 넘어서게 되며 10년차가 되면 9급(3241만여원)과 학교비정규직(2617만여원)의 차이가 상당히 벌어진다.

31년차 9급이 4686만여원의 연봉을 받지만, 학교비정규직은 2881만여원으로 여전히 2000만원대 연봉을 받는다. 현 학교비정규직 임금체계로는 30년을 넘게 일하는 동안 연봉이 겨우 400여만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

학비연대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적 임금 구조 개선, 80%수준으로 격차해소, 최저임금 1만원 약속 이행, 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불이익 대책수립, 교육공무직제 법적 근거 마련과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단체교섭 제도 개선과 정부의 적극적 역할 등을 요구하는 이유다.

학비연대 관계자는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으나,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으며 공약이행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결국 역사상 최장 기간학교를 멈추는 총파업을 앞두고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심지어 파업 전 교섭에도 사용자인 교육부는 파업대응에 바쁘다는 핑계로 교섭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 [이슈 톱파보기]는 톱데일리의 '톱'과 순우리말인 '톺아보다(샅샅이 훑어 가며 살피다)'의 합성어로, 톱데일리가 이슈에 대해 샅샅이 훑어 살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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