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평온 속 긴장...언제까지?
광화문 광장 평온 속 긴장...언제까지?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07.08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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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분 설치로 ‘작은 공원’ 탈바꿈
서울시 “광장 천막 농성 명백한 불법”
우리공화당 “합법적 정당 활동” 주장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대한민국의 심장’ 광화문 광장이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의 갈등으로 ‘평온함 속 긴장’이 흐르고 있다. 두 기관이 팽팽한 기(氣) 싸움을 벌인 가운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광화문 광장은 현재 도심 숲을 연상케 하는 ‘작은 공원’으로 꾸며졌다.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이 이곳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다 지난달 25일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이후 대형 화분이 설치되면서다.

평온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의 광화문 광장 내 천막 설치를 불법으로 규정한 반면, 우리공화당은 합법적인 정당 행위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광화문 광장 위쪽 KT지사 앞에 천막 4동을 설치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광화문 광장 양쪽 끝에는 우리공화당의 천막 농성을 막고자 2~3m 간격으로 대형 화분 130여 개가 설치됐다.(사진=최종환 기자)
광화문 광장 양쪽 끝에는 우리공화당의 천막 농성을 막고자 2~3m 간격으로 대형 화분 130여 개가 설치됐다.(사진=최종환 기자)

■ 광화문 광장, 대형 화분으로 ‘작은 공원’ 탈바꿈

현재 광화문 광장에는 2~3m 간격으로 대형 화분 130여 개가 마련됐다. 우리공화당이 기자회견을 하던 이순신장군 동상 뒤쪽에도 화분과 그늘막이 들어섰다.

우리공화당이 지난달 25일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이후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지난달 28일 경호상의 이유를 들며 천막을 청계광장 일대로 이동했다. 이때 우리공화당의 천막 재설치를 막고자 서울시가 이순신장군 동상 양쪽 끝에 2억1000만원을 들여 대형 화분을 뒀다.

이번 조치는 우리공화당 천막을 제거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화분을 놓자는 글이 올라오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 의견을 받아들여 전격적으로 화분을 설치했다.

광장에 천막 대신 화분이 들어서자 상당수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삼오오 그늘막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광장 내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평일 오후 광화문 광장을 찾은 김현수씨(37·서울 종로구)는 “언론을 통해 특정 정당이 천막을 설치하며 시위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하지만 서울시 조치로 천막을 제거하고, 대형 화분과 분수대가 마련 돼 미관상 훨씬 좋은 느낌이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 이미현씨(42ㆍ서울 은평구)는 “광장은 오직 시민을 위한 공간이 돼야 한다”며 “극단적인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 위해 광장을 사용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광화문 광장이 보다 자유롭고 평온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3일 청계광장 앞 농성장에서 박종진 일요서울tv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공화당의 천막 농성은 정당의 고유 활동이라고 밝혔다.(사진=최종환 기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3일 청계광장 앞 농성장에서 박종진 일요서울TV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공화당의 천막 농성은 정당의 고유 활동이라고 밝혔다.(사진=최종환 기자)

■ 우리공화당 “애국열사 진상규명될 때까지 농성 할 것”

“제2 한국전쟁이 벌어졌다.” “(광화문 광장으로) 우리는 다시 들어갈 것이다.”

불과 100여m 떨어진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청계광장에서는 분노와 결의를 다진 목소리가 들끓었다. 평온한 광화문 광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우리공화당이 집회 신고로 ‘합법적’으로 설치한 이 농성장에는 우리공화당 당직자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조원진 대표도 중요 메시지는 이곳에서 내놓는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지난 3일 “2013년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101일간 불법 천막을 치고 농성을 했다”며 “우리당은 집회신고를 하고 공식적으로 정당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헌법 8조1항에는 정당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정상적인 헌법 가치, 정당의 자유를 무시하고 있다. 일반 시민단체로 생각하는 건 큰 잘못이다”고 성토했다.

헌법 제8조 제1항에는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 활동은 물론 누구나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정당에 가입하고 정당으로부터 탈퇴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우리공화당은 해당 헌법 조문을 들며 천막 농성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성장에 함께 자리한 한 여성 당직자는 기자에게 서울시 행정대집행으로 생긴 팔뚝의 피멍자국을 보여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와 경찰, 용역업체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우리를 끌어내렸다”며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했다”고 했다.

우리공화당은 5일 오후 6시 광화문 광장 입구에서 ‘애국열사’ 5명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애국열사는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날에 사망한 이들을 말한다. 안국역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벌이다 경찰 소음관리 차량에서 떨어진 대형 스피커에 맞아 사망했거나, 현장에서 심장이상으로 숨진 사람 등 5명이다.

우리공화당 당직자와 지지자 등 100여 명은 이날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반발하며 ‘박원순 서울 시장 구속하라’, ‘좌파 언론 척결하라’고 외쳤다.

조원진 대표는 “애국열사 5명은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분”이라며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제대로 된 응급처치 없이 사망했다. 경찰이 아닌 제3의 기관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이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천막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당직자 100여 명이 5일 오후 6시 광화문 광장 입구에서 애국열사 5인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사진=최종환 기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당직자 100여 명이 5일 오후 6시 광화문 광장 입구에서 애국열사 5인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사진=최종환 기자)

■ 서울시 “불법 천막 단호히 대처할 것”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사전협의 없이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보고 있다. 시가 자체 집계한 결과를 보면 통행 방해 등 우리공화당의 천막 설치로 시민 민원이 200건 이상 접수됐다.

‘광화문광장 불법 천막 철거 및 욕설, 폭행, 시비 등을 처리해달라’는 신고가 205건(5월10일~6월19일)에 달했다. 접수된 민원은 통행방해가 140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20건), 욕설(14건)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이 잇따르자 우리공화당에 자진철거 요청 1회와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발송했다. 시는 우리공화당이 경고에 불응하자 종로경찰서 등과 협조해 지난달 25일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서울시는 단호하고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광화문 광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어떤 단체가 들어서더라도 불법으로 점유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했다.

행정대집행 비용에 대해선 “이번 조치(행정대집행)로 2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의 월급을 가압류해 받아낼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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