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로스쿨 장학금 ‘뻥튀기’ 운영 의혹(종합)
경희대, 로스쿨 장학금 ‘뻥튀기’ 운영 의혹(종합)
  • 이재익 기자
  • 승인 2019.07.15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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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비 고액 책정후 장학금지원, 서울 유일
성적장학금도 서울 로스쿨 중 유일하게 없어

경희대 “기숙사비 책정, 문제 소지 없어”
교육부 “올해 실태 점검 때 확인할 것”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이용하는 기숙사 '세진원'(좌)과 학부생들이 이용하는 기숙사 '세화원'(우). 로스쿨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을 빼면 둘 사이의 금액 차이는 2배가 넘는다. (사진=이재익 기자)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이용하는 기숙사 '세진원'(좌)과 학부생들이 이용하는 기숙사 '세화원'(우). 로스쿨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을 빼면 둘 사이의 금액 차이는 2배가 넘는다. (사진=이재익 기자)

톱데일리 이재익 기자 = 경희대가 로스쿨 장학금을 뻥튀기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숙사 관리비를 일부러 비싸게 책정한 후 장학금으로 그 일부를 지원하면서 말 그대로 장학금을 ‘줬다 뺏는다’는 것이다. 재정적자를 충당하려는 ‘꼼수’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경희대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전용 기숙사인 ‘세진원’을 학생 61명에게 제공하고 있다. 1인실(A타입)과 2인실(B타입, C타입)로 구성됐다. 관리비는 1인실(A타입)은 월 93만원, 2인실은 월 57만원(B타입)과 월 66만원(C타입)이다.

주변 회기동과 이문동의 원룸 시세가 월 50만원 정도인 것을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바로 옆에 위치한 경희대 학부생 기숙사인 ‘세화원’의 경우 한 학기 기숙사비가 100만4000원으로 한달 요금은 약 25만원이다.

■ 로스쿨, 등록금 수입 30% 이상 장학금 편성해야

문제는 장학금이다. 경희대는 입사생들에게 일괄적으로 월 35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해 실 납부액을 줄였다.

서울지역 13개 로스쿨 중 기숙사 장학금을 지급하는 대학은 경희대가 유일하다. 연세대가 기숙사 1인실에 들어가는 학생에게 예외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다음 학기부터 지급을 중지한다.

이처럼 기숙사 관리비 자체를 줄이는 대신 장학금을 지급하는 운영방식은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반응이다.

장학금 지급 비율이 법으로 정해져있고, 정부의 로스쿨 평가요소라 학교가 실제로 지급하는 장학금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편법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로스쿨은 등록금 수입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편성해야 하며 그 중 70% 이상을 경제적 환경(소득수준)을 고려한 장학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해당 내용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정원감축이나 신입생 입학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경희대 로스쿨 재학생 A씨는 “학교가 기숙사비를 비싸게 책정하고 장학금으로 만회할 것이 아니라 기숙사비 자체를 줄이고 그 장학금을 형편이 어려운 원우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장학금이 없는 곳도 경희대뿐이었다. 경희대는 2016년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은 지급하지 않고 소득연계 장학금으로 일원화했다. 경희대 로스쿨 홈페이지에 게시된 올해 5월14일자 장학규정에 따르면 성적장학금은 여전히 규정에 명시된 상태다.

■ 사준모, 교육부 감사 청구 “재정적자 충당 꼼수”

경희대 기숙사 운영방식에 대한 시민단체의 교육부 감사 청구도 진행됐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경희대의 로스쿨 기숙사 ‘세진원’의 운영방법이 재정적자를 충당하려는 ‘꼼수’라 판단하고 교육부에 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사준모는 경희대의 로스쿨 기숙사 운영방식이 ‘꼼수’라는 근거로 경희대 로스쿨의 재정적자를 들었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법학전문대학원 재정적자 현황’에 따르면, 재정수입에서 흑자를 본 로스쿨은 전국 25개 로스쿨 중 서울대, 부산대, 전남대 등 3곳에 불과했다. 경희대를 비롯한 고려대, 연세대 등 11개 로스쿨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2016년 당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1~2015 로스쿨 운영 현황’에 따르면 25개 로스쿨이 최근 5년간 실제 받은 등록금으로부터 인건비를 제한 적자규모는 1249억7248만원으로 1250억여 원에 달했다. 2015년 경희대의 적자는 5억원이 넘었고 장학금을 빼면 약 16억원에 달했다.

권민식 사준모 대표는 “경희대의 로스쿨 기숙사 운영방식은 장학금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데 기숙사비를 지원했다 회수하면 기숙사생이 아니거나 실제로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돈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스쿨이 법조인 배출의 유일한 통로가 된 지금, 아무리 적자가 발생해도 대학이 로스쿨 운영을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다. 대신 적자의 폭을 줄이기 위한 여러 ‘꼼수’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희대가 등록금 인상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경희대 로스쿨 재학생 B씨는 “혹시 이번 의혹 제기로 인해 학교가 등록금을 올려버릴까 걱정된다. 지금도 800만원이 넘는데 더 올라가면 생활 자체가 힘들다”며 “기숙사비를 고치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희대 로스쿨 재학생 전용 기숙사인 세진원의 관리비와 지원 장학금.(자료=경희대 홈페이지 제공)
경희대 로스쿨 재학생 전용 기숙사인 세진원의 관리비와 지원 장학금.(경희대 홈페이지 캡쳐)

■ 교육부 “올해 실태 점검 때 확인할 것”

기숙사비로 들어가는 장학금이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법전원 취약계층 국고 지원 장학금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올해 경희대에 배정된 교육부 국고 지원 장학금은 1억7634만원이다. 장학금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득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우선 지급해야 하지만 후순위로 넘어가면 대학이 자체 규정을 마련해 생활금 지원 등의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경희대는 의혹들을 일축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인증 평가도 다 통과했다. 기숙사 장학금은 교육부 지원금이 아닌 교비에서 지급된다. 또 비용이나 운영 방식은 조금씩 다를 수 있는 것 아닌가. 금액 책정에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일단 주거비 보조 성격으로 보인다”며 “다가오는 하반기 실태 점검에서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2016년 전체 로스쿨을 대상으로 입학전형 및 취약계층 장학금 지급 실태점검을 실시한 후 3년 주기로 순차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희대는 올해 하반기 점검 대상이다. 경희대는 교육부가 2021년까지 착수하는 16개 사립대 종합감사 명단에도 포함됐다.

한국외대 앞 버스정류장에 붙은 자취방 가격. 세진원은 경희대 정문보다 한국외대 방향이 더 가깝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외대 앞 버스정류장에 붙은 자취방 가격. 세진원은 경희대 정문보다 한국외대 방향이 더 가깝다.(사진=이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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