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롯데 국적논란, 지주사 만들었으니 한국기업? 신동빈 왜 일본으로?
[팩트체크] 롯데 국적논란, 지주사 만들었으니 한국기업? 신동빈 왜 일본으로?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7.16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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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출소 후 롯데홀딩스 방문…여전한 일본계 입김
규모에 묻힌 그룹의 역사…시작은 1967년 롯데제과 아닌 1948년 일본 ㈜롯데
지주사·호텔롯데·롯데알미늄 등 지분 구조도 일본계가 대세…불가피한 ‘소유’와 ‘경영’ 분리
한국 롯데 홈페이지(왼쪽)과 일본 롯데 홈페이지(오른쪽). 한국 롯데 홈페이지는 1967년 롯데제과 설립을, 일본 롯데는 1948년 ㈜롯데를 시초로 게시해 놓고 있다. 사진=양 사 홈페이지
한국 롯데 홈페이지(왼쪽)과 일본 롯데 홈페이지(오른쪽). 한국 롯데 홈페이지는 1967년 롯데제과 설립을, 일본 롯데는 1948년 ㈜롯데를 시초로 게시해 놓고 있다. 사진=양 사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1.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5년 8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한 사과였다. 하지만 이날 화제는 사과문 내용보다는 “경영하고 그리고 카족의 문제는 별또라고 생각하고 있쓰므니다”로 나타난 신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실력이었다.

#2.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된 신 회장은 구속 기간 중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참석을 위해 보석 신청했지만 재판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후 신 회장은 2018년 10월 석방되고 경영복귀 한 달이 되지 않아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다. 그리고 올해 2월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신 회장을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두 장면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싸움이 벌어진 사례로 롯데그룹 국적 논란이 여전히 발생한 이유를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롯데그룹 ‘경영’은 일본으로부터 독립된 듯 보이지만 ‘소유’는 여전히 일본계 지분의 영향 하에 있어 아직까지 한국기업으로 보긴 힘들다.

■ 롯데의 시작은 1967년 롯데제과? 1948년 ㈜롯데가 진짜 시작

신격호 명예회장은 1922년 경상남도 울산군 상남면 둔기리에서 태어났지만 와세다대학교 화학공학과로 유학을 떠나면서 일본과 연을 맺게 된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비누와 같은 유지류 제조 공장을 운영하던 중 껌을 제조하면서 사업을 키우게 되고 1948년 ㈜롯데를 일본에 설립했다. 1950년엔 신주쿠에 껌 공장을 세우고 ‘카우보이 껌’, ‘쿨 민트 껌’, ‘그린 껌’ 등이 인기를 끌었고 1964년 우라와 초콜릿 공장, 1969년 사야마 사탕 공장을 세우며 사업을 확장했다.

일본에서 사업을 키우던 롯데가 한국으로 진출하게 된 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명예회장은 외국 자본 유치를 희망하던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 받아 롯데제과㈜ 공장을 현재 용산구 갈월동에 세움으로써 한국 롯데를 시작하게 된다.

엄연히 따지면 현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가 뿌리다. 하지만 현재 롯데그룹 홈페이지를 보면 1967년 롯데제과가 그룹의 시작으로 나와 있다. 그렇게 보기엔 현재 롯데그룹 지분 구조도 일본 ㈜롯데의 냄새가 물씬 묻어 있다. 롯데홀딩스는 2007년 일본 ㈜롯데가 사명을 변경한 지주사다.

■ 호텔롯데 상장하면 한국기업이 될까?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를 향한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 롯데 경영에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일본계 지분을 등에 업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놓고 여러 차례 경영권 다툼을 벌인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 지분 구조에서 총수일가는 신동빈 회장 11.7%, 신격호 명예회장 3.1%, 신 회장의 이복누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2.2%, 신동주 전 부회장 0.2% 등 17.2%를 가지고 있다.

그 외 호텔롯데가 11.1%, 롯데알미늄 5.1%, 롯데홀딩스 2.5%, (주)L제2투자회사 1.5%, (주)L제12투자회사 0.8%를 가지고 있다. 롯데홀딩스와 L2, L12투자회사는 일본계 지분인 점이 확실하다.

롯데그룹 지분 구조에 영향이 큰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 지분 구조는 어떨까? 호텔롯데는 한국에 있지만 100% 일본계 소유다. 롯데홀딩스가 19.07%를 보유하고 있으며 L1을 비롯한 일본 투자회사가 74.7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전체 롯데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일본 광윤사가 5.45%, 일본의 ㈜패미리가 2.11%를 가지고 있다. 0.55%를 가지고 있는 ㈜부산롯데호텔도 롯데홀딩스와 L3투자회사가 46.62%와 53.3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알미늄도 다르지 않다. L2투자회사가 34.92%로 최대주주며 광윤사가 22.84%, 호텔롯데가 25.04%, 롯데케미칼 13.19%, 호텔롯데부산이 3.89%인 지분 구조다. 99.88%가 일본계다.

롯데케미칼도 중요하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화학계열의 지주사 격이다.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은 0.26%에 불과하며 롯데지주가 23.24%, 롯데물산이 20.00%, 롯데홀딩스가 9.30%로 주요 주주다. 복잡한 지분 구조 속에 등장하는 롯데물산도 롯데홀딩스가 56.99%로 최대주주며 호텔롯데가 31.13%로 2대 주주다. 이런 상황에서 호텔롯데 상장이 전체 지분 구조를 얼마나 변화시킬지는 의문스럽다.

롯데의 국적 논란은 한국에서의 사업 규모가 더 크고 그만큼 고용창출과 세금 등 한국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큰 점이 혼란을 불러온다. 한국과 일본 롯데 매출은 약 20배 정도 차이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영’과 ‘소유’가 분리됐음을 의미하며 다행히 한국에서의 사업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총수일가 움직임에서도 보이듯 경영권은 여전히 일본계 입김 하에 있다. 또 일본 롯데가 영위하는 사업은 제과와 외식, 호텔에 그치고 있는 건 우리나라 경제 성장기에 진출한 덕을 본 측면도 있다. 한국 롯데는 최근 무게중심을 화학계열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부분이다. 현재로 보면 한국 진출이 일본 롯데에도 득이 되고 있다.

국적 논란과 함께 나오는 점은 국부 유출이다. 롯데는 일본으로 흘러가는 배당금이 적은 수준이라 말하지만 지분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듯 일본계 지분이 강하기에 한국 쪽에서는 총수일가를 제외하고 크게 배당 받을 곳도 없다. 롯데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배당성향을 늘리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일본으로 흐르는 배당금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주주들은 롯데에 배당을 늘릴 것을 꾸준히 요구해오고 있었다.

한쪽에선 삼성전자도 외국인 지분이 50% 넘어가는데 그럼 외국 국적 기업이냐는 반론이 있지만 롯데 주요 주주는 어디까지나 일본계 롯데로 특정되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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