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세븐' 초유의 무박2일 유저간담회… '치즈는 아니다'
'에픽세븐' 초유의 무박2일 유저간담회… '치즈는 아니다'
  • 신진섭 기자
  • 승인 2019.07.16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즈에 당했다'… 유저와의 ‘불통’ 갈등 폭발
"소통부족 사죄"… CM 채용 등 개선안 밝혀
월광뽑기 개선안에 "대표님은 1320만원 주고 뽑으시겠냐"
5일 7시 30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W 스퀘어에서 ‘에픽세븐 계승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PD)와 강기현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CTO), 김윤하 슈퍼크리에이티브 기획실장, 이상훈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사업실장 등 .
5일 7시 30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W 스퀘어에서 ‘에픽세븐 계승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왼쪽 두번째부터 이상훈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사업실장,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PD), 강기현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CTO), 김윤하 슈퍼크리에이티브 기획실장.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이름은 간담회였지만 내용은 청문회였다. 성난 계승자(유저)들은 ‘에픽세븐’ 관계자들에게 날선 질문을 쏟아냈다. 

15일 오후 7시 30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W 스퀘어에서 ‘에픽세븐 계승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그간의 ‘불통’ 논란을 만회하고자 이날 행사는 유저의 질문을 동날 때까지 받는 무기한으로 진행됐다. 유튜브 온라인 행사 중계에는 한 때 1만5000명의 시청자가 몰리며 이번 사태에 대한 열띤 관심을 방증했다. 행사장 대관 마감시간인 11시를 넘겨서도 유저들의 질문이 끝나지 않자 스마일게이트 본사로 자리를 옮겨 행사는 다음날 새벽 3시 18분까지 진행됐다. 초유의 무박 2일 유저 간담회였다. 

■'치즈에 당했다'… 유저와의 ‘불통’ 갈등 폭발

에픽세븐 유저들에게 사과하는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관계자들.
에픽세븐 유저들에게 사과하는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관계자들.

지난해 8월 출시된 에픽세븐은 한 때 오픈마켓 매출 2위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불과 지난 6월까지만 해도 30위권 내의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던 에픽세븐이 100위권 밖으로 주저앉았다. 최근 불법 프로그램으로 인한 보안 문제, 유저와의 ‘불통’ 논란이 겹치며 유저들이 등을 돌린 탓이다.

게임사와 에픽세븐 유저와의 갈등은 천천히 누적돼 왔다. ▲월광, 신비 등 특별 뽑기 시스템을 통해 획득 가능한 캐릭터의 성능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점 ▲납득하기 어려운 캐릭터 성능 저하(너프) 조치 ▲글로벌 서버와 차별 의혹 ▲유저와 상의없는 일방적인 운영 등이 이유였다.

갈등에 심지를 꽂은 건 지난달 9일 게임 출시 후 첫 국내 이용자 초청행사인 ‘에픽페스타’였다. 10분이라는 길지 않은 Q&A시간, 현장에서 질문을 받지 않고 사전에 게임사가 택한 질문만을 답했다는 데 유저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어진 미디어 간담회에서 1주년 행사를 한국 외에 글로벌에서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관계자는 한국 매출 비중이 15%, 미국 매출 비중이 40%라고 답변했다. '글로벌에 치인다'던 유저들의 설움이 분노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메가포트 측은 에픽세븐이 글로벌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다 나온 말실수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겉잡을 수 없게 번져 나갔다. 

지난 1997년 개발된 데이터변조 프로그램 '치트오메틱'. 최근 에픽세븐 해킹 논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게임사 측은 문제의 유저는 치트오메틱이 아니라 불법 APK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계정 생성일도 세달 전이 아니라 6월 초였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7년 개발된 데이터변조 프로그램 '치트오메틱'. 최근 에픽세븐 해킹 논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게임사 측은 문제의 유저는 치트오메틱이 아니라 불법 APK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계정 생성일도 세달 전이 아니라 6월 초였다는 입장이다.

심지에 불을 당긴 건 불법 프로그램 ‘치트오매틱’ 사용 논란이었다. 최근 업데이트 된 고난이도 사냥터 ‘오토마톤의 탑’ 최고 랭커가 자신이 ‘치트오매틱’을 사용했다고 밝히며 유저들은 폭발했다. 치트오메틱은 데이터를 조작하는 기초적인 해킹 툴로 무려 20년 전에 유행했던 프로그램이다. 대단히 초보적인, 말하자면 투석기 공격에 에픽세븐의 보안이 무너졌다며 유저들의 원성을 토해냈다. 온라인에선 치트오매틱의 아이콘인 ‘치즈’에서 따와 이번 사태를 ‘치즈 대란’이라 불렀다.

이에 게임사 측은 에픽세븐 이용자 100명을 초청해 게임운영 전반을 놓고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PD)와 강기현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CTO), 김윤하 슈퍼크리에이티브 기획실장, 이상훈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사업실장 등 개발사와 서비스사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해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게임사 측은 출시 초기부터 메모리 에디트 등을 선 탐지 후 제재 방식으로 대응해오고 있었다고 이날 행사에서 밝혔다. 사진은 해킹 관련 유저 질의에 응답하는 이상훈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사업실장.   

우선 게임사 측은 오토마톤의 탑을 치트오메틱을 사용해 클리어했다는 유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게임사 분석에 따르면 해당 유저는 불법 변조 APK(안드로이드 응용 프로그램 패키지)를 사용해 캐릭터의 공격력을 늘리거나 적으로부터 데미지를 받지 않도록 설정했다. 뚫린 건 사실이지만 치즈는 아니라는 답변이었다.

슈퍼크리에이티브 측은 해킹을 탐지하고 후에 제지하는 ‘선 로깅 후 제재’ 방식을 써왔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게임 내에서 데이터변조툴, 해킹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막는 대신 이를 탐지 후 문제된 유저계정을 정지시키는 데 치중한다.

강기현 대표는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공지하면 해커가 이를 이용해 새 버전의 해킹툴을 이용한다”며 “방어자의 효율을 봤을 때 선 로깅(탐지) 후 제재를 사용하는 경우 있다. 그런데 저희가 효율성만 고려한 나머지 유저 감정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정책을 펼쳤다는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 대표(PD).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 대표(PD).

김형석 대표는 “이슈가 됐을 때 해명기사나 정정기사, 공지라도 빨리 내고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불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초동대처가 미흡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런일 없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저희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많이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신뢰 회복이라는 표현이 가당치 않고, 신뢰를 완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지금부터 모든 걸 다 바꾼다는 마음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끝이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리고 거기서 한 분 한 분 조금씩 신뢰를 다시 쌓아나가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의견 수렴해 8월 15일 발표, 8월말엔 에픽세븐 1주년 유저 간담회

지난 16일 오후 11시, 행사장 대관시간이 종료되자 유저와 게임사 관계자들은 스마일게이트 본사로 자리를 옮겨 17일 새벽 3시 18분까지 간담회를 이어갔다.
지난 16일 오후 11시, 행사장 대관시간이 종료되자 유저와 게임사 관계자들은 스마일게이트 본사로 자리를 옮겨 17일 새벽 3시 18분까지 간담회를 이어갔다. 총 8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유저 간담회였다. 

게임사 측은 유저와의 소통강화를 위해 CM(커뮤니티 매니저)을 신규 채용하고 향후에는 업데이트 방향성을 유저와 먼저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오는 8월부터는 한 달 간격으로 유저와의 소통내용을 담은 ‘라이브레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환불 또는 재화 페이백(돌려줌)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상훈 사업실장은 "케이스를 특정해서 별도의 운영약관과 다르게 결정하는 부분은 쉽게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비스를 앞으로 잘해가야겠다는 생각이며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현재로선 없다”고 전했다.

이날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오는 8월 15일까지 월광 소환(뽑기의 한 방식) 시 40회 시도했을 때 랜덤으로 한 개의 월광 5성(최고등급) 캐릭터를 지급하는 ‘천장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유저는 “40회를 뽑으려면 1320만원이 든다. 대표님이라면 뽑겠는가”라며 되묻기도 했다.

이밖에 스킬포인트(머라고라) 등 육성 난이도 하향, 자동사냥 기능 추가, 골드 수급량 증가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내용은 오는 8월 15일까지 공개 할 예정이다. 스킬 사용 시 애니메이션(컷신) 생략 기능 추가와 아티팩티‧영웅 뽑기 분리 시스템 도입에 대해선 게임성과 연관돼 있단 이유로 변경이 어렵단 입장을 보였다.   

양사는 오는 8월말, '에픽세븐'의 1주년을 맞이해 대규모 유저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에픽세븐 계승자간담회에서 수렴한 유저 의견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추가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 카카오톡에서 톱데일리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인기기사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