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서재] 벌레와 눈사람, 표절? 오마주?
[기자의 서재] 벌레와 눈사람, 표절? 오마주?
  • 이재익 기자
  • 승인 2019.07.19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데일리 이재익 기자 = 어느 날 거리에서 갑자기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눈사람이 된 여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자 벌레가 된 남자도 있습니다.

한강의 ‘작별’ 그리고 카프카의 ‘변신’입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작별’은 지난해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변신’의 주인공처럼 ‘작별’의 주인공도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정확히는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입니다. 갑자기 눈사람이 된 후 아이를 만나고 가족에게 연락하고 연하의 취준생 남자친구를 만납니다. 그리고 녹아버립니다.

주인공은 죽기 전까지 사랑을 고민하고 인간을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사랑해야 인간인지, 어디까지가 인간인지, 자신은 인간인지, 그리고 죽어서는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 고민하면서도 결국 후회 대신 고요한 침묵으로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작별’을 김유정문학상으로 선정한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녹아 사라지는 눈사람의 운명 앞에서 사랑을 통해 인간의 품격을 유지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정의와 사랑, 삶과 죽음은 언제나 좋은 소재입니다.

‘작별’의 첫 문장을 읽으면 ‘변신’이 떠오릅니다.

‘작별’의 첫 문장입니다. “난처한 일이 그녀에게 생겼다. 벤치에 앉아 깜박 잠들었다가 깨어났는데, 그녀의 몸이 눈사람이 되어 있었다.”

‘변신’의 첫 문장입니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편치 않은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엄청나게 큰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처음엔 표절이라는 무서운 단어도 생각했습니다만 오마주, 혹은 모티브일 것입니다. 이 글의 첫 문장이 ‘출발 비디오 여행’의 ‘영화 대 영화’의 첫 문장과 비슷한 것처럼 말입니다.

분명 ‘변신’과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의 의미전달이 심사위원들에게 김유정문학상으로 선정하게끔 한 이유가 됐을 것입니다. 제목처럼 ‘작별’에 방점을 찍은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카프카가 형태가 변하는 것(Die Verwandlung) 중심으로 글을 쓴 것은 아니지만요.

한강은 대단한 작품들을 남긴 작가입니다. 김유정문학상과 별개로 이미 유명하고 대단한 작가입니다. 그래서 읽어봤습니다. 한강의 ‘작별’. 역시 대단합니다. 정가의 절반인 6000원에 팔겠습니다. 연락주세요.


관련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 카카오톡에서 톱데일리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인기기사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