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톱파보기]탄도미사일 쏜 북한… 한미군사훈련 때문?
[이슈톱파보기]탄도미사일 쏜 북한… 한미군사훈련 때문?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07.30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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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 반발로 군사 도발”
韓 국방비, 군축 합의 불구 8% 증액
한반도 둘러싼 ‘안보 딜레마’ 극복해야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현안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이달 초부터 가시화된 한국 제품에 대한 일본의 수출 금지 조치를 비롯해 러시아 항공기의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등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 연이어 터졌다. 최근에는 북한까지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며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은 지난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 5월9일 이후 두 달여 만에 강행한 군사 도발이다. 무력시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휘했다. 합동참모부는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에 대해 각각 430여km, 690여km라고 발표했다. 북한 원산에서 남한의 수도권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탄도미사일은 발사된 후 로켓의 추진력으로 가속화돼 대기권 내외를 탄도를 그리면서 날아간다. 크기가 작고 속도 변화가 커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 핵과 고폭탄, 생화학탄 등도 탑재 가능해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대체할 유용한 수단으로 꼽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의 원인은 한미군사훈련과 한반도 내 미국 전략자산 반입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비핵화와 한미군사훈련은 ‘창과 방패’처럼 맞물려 남북한 공히 양보할 수 없는 문제다. 갈등이 깊어질수록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한국 정부의 입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심리다”며 “군사훈련을 핑계로 북핵 협상에 유리한 입장을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그동안 희망에 기대 (남북관계 등) 문제를 접근해왔다”며 “원칙을 잡고 북한의 도발에 맞서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 주변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답이다”고 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 사격을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사진=조선의 오늘)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 사격을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사진=조선의 오늘)

■ “북한, 한·미군사훈련 불만 커진 듯”

한미 군(軍)당국은 다음 달 5일부터 20일까지 한미군사훈련 ‘19-2동맹’연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훈련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시작전통제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는 기본작전 운동능력(IOC) 검증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군 사령관이 주한미군을 지휘하면서 작전계획을 벌인다는 구상이다.

지난 25일에는 부산 해군기지에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 호가 입항했다. 길이 110m의 이 핵잠수함은 사거리 3100km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들어온 것에 대해 북한의 반발 심리도 컸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6일 ‘불미스러운 과거가 눈앞의 현실로 재현되고 있다’ 기사를 통해 “대결과 전쟁의 근원이며 불씨인 북침전쟁훈련의 전면적이고 영구적인 중단은 북남관계개선과 조선반도평화보장의 선행조건, 근본전제이다”며 “그러나 남조선당국은 입으로는 평화번영을 떠들면서도 외세와 공모하여 시도 때도 없이 전쟁불장난을 벌려놓으며 조선반도정세를 격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한미군사훈련-북한 무력 도발’ 패턴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으로 화해 무드였던 한반도 정세는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달 중순 열기로 한 비핵화 실무협상 개최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UN) 차원의 추가 제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갈등은 촉발됐지만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2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행위를 금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 제1874호를 위반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단거리’라는 단서를 달아 추가 제재에 대해 선을 그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 제1874호는 북한의 2차 핵실험 후에 한 달 뒤인 2009년 6월 채택됐다. 북한의 모든 무기 관련 물자 대외수출 금지, UN 회원들의 북한에 대한 모든 종류 무기 및 물자 이전, 수출 금지를 담고 있다. 관례상 단거리 미사일은 제재에 속하지 않는다.

김일한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군사훈련과 무관할 수 없다. 향후 전개될 핵 협상에서 유리하게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도발로 국제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는 없을 것이다”고 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강한 안보’・‘책임국방’을 구현하고자 향후 5년 간 270.7조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지난 1월 ‘강한 안보’・‘책임국방’을 구현하고자 향후 5년 간 270.7조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사진=국방부 제공)

■ 군축 합의 불구 韓 국방비 8% 증가

한반도 경색 국면이 깊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가 단순히 군사적 압박만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의 군사 도발은 한미군사훈련과 더불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지 않은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미 적대관계가 온전히 청산되지 않은 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딜레마’가 가속화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3조 2항에서는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북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포사격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축소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9·19 군사합의’를 통해서도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에서 모든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이후 서해 덕적도∼초도 사이 135km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 훈련이 중단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에서 상호 군축을 약속했음에도 ‘강한 안보’·‘책임국방’을 구현하고자 늘린 한국의 국방비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명분을 줬다는 지적에 자유롭지 못하다.

국방부가 지난 1월 발표한 ‘19~23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간 국방비 연평균 증가율은 최근 10년간 국방예산 증가율 4.9%보다 훨씬 높은 7.5%에 이른다. 총예산은 방위력개선비 94.1조원과 전력운영비 176.6조 원을 합쳐 270.7조원이다. 올해 국방비 역시 46.7조원으로, 지난해 43.2조원 대비 8.2% 증가했다. 계획안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2023년 국방비는 6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막대한 예산을 확보한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자 차륜형 장갑차와 한국형 구축함(KDDX), 상륙기동헬기, 한국형 전투기(KF-X) 등 전장기능별 필수전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국방비와 전략자산이 증가한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은 반발하고 나섰다. 한미 방위비와 국방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6일 ‘우리민족끼리’는 “동족을 겨냥한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과 전쟁장비반입을 계속 강행한다면 엄중한 후과가 빚어질 수 있다”며 “북남사이의 군사적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립장이며 의지다”고 했다.

국방비 증가와 한미군사훈련으로 북한의 도발과 반발 심리가 확산하면서 판문점 선언에 대한 역사적 의미가 점점 퇴색되는 모습이다. 남한은 국방비를 늘리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한편,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에 대응하고자 무력시위를 강행하는 ‘안보 딜레마’가 이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평화협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교수는 “한미군사훈련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문제는 인과관계가 있다”며 “한미군사훈련을 하지 않으면 미사일을 쏠 이유가 없다. 일종의 ‘티포탯(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평화협정과 종전선어 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모순은 계속 불거질 것이다”고 했다.

이시종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도 한미 간 무기 및 전략자산 거래 등이 남북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국이 전략자산을 늘리는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다. 남한이 기침하면 북한은 태풍이 분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상황과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선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다”고 했다. 향후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선 “한미군사훈련이 끝나는 8월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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