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학에 돈 없는데 도둑만 많아”
[인터뷰] “대학에 돈 없는데 도둑만 많아”
  • 이재익 기자
  • 승인 2019.07.31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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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장

“고등교육 발전 위해 정부지원 늘려야”
“사립대 사유재산으로 보는 의식 바꿔야”
“인사 등 전권 가진 이사회 권한 분할해야”

톱데일리 이재익 기자 = 대한민국에서 대학이란 단순한 고등교육기관이 아니다.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사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통과점이자 기준이 됐다. 1996년 대학설립 준칙주의가 도입된 후 대학 진학률은 80%대까지 높아졌다. 그 과정에서 많은 대학들이 새롭게 출범했지만 학문연구기관이 아닌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대학이 진정한 고등교육기관으로 서기 위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것에 발맞춰 정부가 대학구조정책(현 대학기본역량진단 등)을 진행하는 것도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 사회에 만연한 여러 문제들은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학교육연구소는 1993년 설립 후 현장성을 기반으로 대학의 과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장을 만나 현 대학사회의 문제와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물었다.

- 대학교육연구소에 대해 소개하자면.

“주로 고등교육 정책, 제대로 된 학문 생산을 위해 어떤 조건들이 있어야 하고 무엇을 제거해야 하는지를 30년 가까이 연구하고 있다. 단순히 사학비리 문제만이 아닌 고등교육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으로 어떤 것이 이뤄져야 하는지 보고 있다.”

 

- 국내 대학의 문제점들은 무엇인가.

“일단 학문의 수월성 면에서 아직 세계적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학문이 발전할수록 좋은 연구결과도 나오고 세계에서 인정받아야 하는데 아직 함량 미달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인데 너무 적다. OECD 평균의 반도 안 된다. 두 번째는 그 적은 재정을 꾸려나가는데도 부정비리가 많다.”

 

- 학령인구 감소도 문제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이라는 것이 글로벌화 된 지금 우수한 대학에는 국적에 상관없이 좋은 학생들이 몰린다.”

 

- 대학 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현 시점에서 평가한다면.

“사학 비리를 없애겠다는 부분에서 한 발짝 나갔지만 아직 국정감사도 받지 않은 대학들이 많다. 공영형 사립대 부분은 공약에도 있지만 기재부에서 예산이 나오지 않아 제자리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대학발전도 봐야 하는데 아직도 수도권 중심이다. 과감하게 해야 한다.”

 

- 대학 운영에서의 공정성, 투명성이 확보되기 위해 선행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사립대학을 개인 재산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너무 강하다.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국회의원들도 그렇다. 설립을 했을지 몰라도 공공기관이다. 그렇게 생각을 못해 각종 비리가 생기고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교수 확보율부터 기자재, 도서관 등 옛날과 다름없는 것 많다. 미국도, 일본도 한국처럼 사립대가 족벌 세습되는 나라는 없다. 이런 관행이 깨지지 않으면 사립혁신은 요원하다.”

 

- 대학에서 어렵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 절충해야 하는 부분 없을까.

“등록금 동결이 10년이 돼간다. 교직원 임금도 동결됐다. 결국 국가가 사립대 재정지원의 폭을 늘려야 한다. 등록금 부분에서 국가 장학금을 늘리는 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 사학비리에 대한 정부 감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들도 많다는 지적이다.

“먼저 사립학교법을 고쳐야 한다. 이사회가 인사, 재정, 심의의결 등 전권을 가지고 있는데 학교구성원들로 구성된 단체에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 두 번째는 철저한 감사다. 종합 감사를 한 번도 안한 대학들 아직 많다. 세 번째는 학내에서 민주적 의견을 교환하고 수렴할 기구를 만들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 국공립 대학에 대해서도 지적할 부분들이 있다면.

“예전에 비해 재정지원이 풍족해졌다. 낭비되는 예산이 있는지 꼼꼼히 봐야 한다. 문제는 세계에서 사립대 비율이 가장 높다. 인구 절감 때문이라도 국립대의 학생 수를 늘리고 사립대의 학생 수를 줄여 장기적으로 국립대와 사립대의 비중이 40대 60까지는 가야하지 않나 싶다.”

 

- 다음 달 강사법이 시행되는데 논란은 여전하다.

“강사법의 취지는 강사의 처우를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이미 눈치 빠른 대학은 3, 4년 전부터 강사 수를 줄이는 등 조치를 취했다. 재정 핑계를 대는데 엄살 피울 정도는 아니다. 교육부에서는 강사법을 악용해 강의를 대형화하고 수를 줄이는 것들을 조사해야 한다.”

 

- 입시도 중요한 문제다.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은 대학 서열 완화다. 오래전부터 네트워크 체제를 얘기했다. 입시에 시달리지 않고 지역별로 공동선발하자는 식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지방대학들의 교수진이 빈약하다는 것인데 지역대학끼리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하되 교수들도 대학별, 학과별로 집중시키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 학생들에겐 취업도 중요하다. 수도권 대학생에게 정부 지방인재채용정책의 역차별 논란이 있다.

“지방을 살리려면 어느 정도는 그런 방안이 시행될 필요는 있다. 서울, 경기도로 오는 것은 인구분산체제에 역행하는 것이고 지역 균형발전에서도 큰 장애요인이다. 국립대를 지원해 서울대 수준의 부산대, 전남대, 제주대 식으로 발전시켜 지역 인재들을 유치하면 역차별 논란을 듣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 현재 연구소가 집중하고 있는 다른 현안들이 있다면.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는데 차별 없이 교육하는지, 한글 실력도 안보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등을 보고 있다. 전문대학의 발전방안도 중요한 요소다. 4년제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인데 어떤 식으로 특성화하고 취업률을 높일지 모색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993년부터 대학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데 사실 대학 문제가 중등교육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 가능하다면 폭을 넓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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