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향매야, 다빈아”
“사랑하는 딸 향매야, 다빈아”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08.01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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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그립다’...세월호 기억의 밤 메모라이즈
배향매·정다빈양 부모 육필편지...손채현·김지영

톱데일리 박현욱 기자 = 배향매양에게 보내는 아빠의 육필편지 전문-손채현 낭독

언제나 그리움에 싸이는 사랑하는 딸 향매에게.

유수 같은 세월은 빠르기도 하지?

너늘 보내고, 아빠, 엄마, 언니, 그리고 형부조차 우리 온 집안 식구는 하루가 10년, 아닌 백 년 같은 세월을 지내는 것 같은데 4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구나.

그동안 우리 예쁜 딸, 자랑스러운 딸, 아빠와 엄마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 향매야.

그곳에서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지?

지금은 대학은 잘 다니고 있지?

아빠, 엄마는 우리 딸 믿는다.

유학도 가고, 모든 꿈 다 이루고 항상 그곳에서도 남부럽지 않게 잘 지내고 있기를 아빠, 엄마는 바라는 바이다.

사랑하는 딸, 귀한 공주야!

아빠는 매일매일 교복 입은 학생들만 보면 귀한 딸을 본 듯이 눈물로 쳐다보곤 하는 것이다.

우리 딸, 정말 아빠, 엄마의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맙고 자랑스러웠는데.

지금 아빠, 엄마를 이별하고 저세상으로 먼저 갔으니 아빠, 엄마의 마음속에서는 항상 먹장구름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딸만 그리면서,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도 사랑하는 딸을 그리면서 귀여운 딸에게 아빠의 난필을 보내고자 필(펜)을 든 것이다.

아빠, 엄마의 진실한 슬픔과 애도를 꼭 알아줄 수 있겠지?

딸 향매야!

그리고 너는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곳에서 잘 보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언니, 형부, 조카 류준이도 이제는 행복한 한 가정이 되어서 잘 지내고 있는 것이다.

아빠, 엄마는 너의 조카 귀염둥이 류준이는 그곳에서 너희가 보내 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너희가 그곳에서 진심으로 류준이를 잘 지켜봐 주고 항상 언니, 형부, 조카 류준이의 건강을 잘 챙겨 주었으면 바라는 바이다.

아빠가 너희에게 요구와 부탁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배운 것 없는 아빠를 양해해 다오.

지금 이 필을 든 시각에도 눈물이 앞을 가려서 더 써내려 갈 수가 없구나!

한날 한시라도 보고 싶은 딸 향매야!

그곳에서도 이 세상에 살 때와 같이 항상 활발하고 밝게 살고 있기를 바란단다.

그리고 언제나 선생님과 친구들과 잘 단결하고 이 세상에서 못다 한 모든 걸 다 이루고 모든 꿈 다 깨워 가기를 바란다.

그럼 오늘은 이만 난필을 마치면서 우리 사랑하는 딸, 그곳에서도 꼭 열심히 대학도 잘 다니고 앞으로 꼭 너희가 가겠다는 유학도 가기를 아빠, 엄마는 기대하면서 살아갈게.

사랑하는 딸, 안녕!

2018년 2월 3일

아빠 씀

손채현(사진 왼쪽)씨와 김지영씨(사진=톱데일리DB)
손채현씨(사진 왼쪽)와 김지영씨(사진=톱데일리DB)

정다빈양에게 보내는 엄마의 육필편지 전문-김지영 낭독

세월은 흘러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구나.

엄마는 아직도 그날의 시간에 멈춰 있는데.

환하게 웃으며 캐리어를 밀고 가는 너의 모습이 아직도 엄마의 눈에는 선하게 보이는 구나.

“엄마, 나 보고 싶어도 기다리고 있어”하면서, 처음 가는 수학여행이었는데.

“제주도 가면 초콜릿 많이 사올게요.”

“딸이나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와라. 추억도 많이 만들고 재미있게 보내고 와라”했는데

남들은 수학여행도 잘들 갔다 오는데, 울 딸은 처음 가는 수학여행이라 너무 긴 것 같아.

다빈아.

우리 딸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너무 아프다.

용기가 없어서 지켜 주지도 못하고 너무 미안하구나.

엄마는 이 편지 쓰는 것도 딸한데 너무 미안해서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많이 망설이다 몇 자 적어 본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차오르는 분노를 감당하기 힘들구나.

딸아 높은 곳에서 우리 가족을 지켜보고 있지?

아빠, 엄마, 언니는 항상 널 그리워하고 있지.

우리 다빈이가 좋아했던 것, 그리고 늘 함께했던 추억을 생각해 본다. 가끔은 ‘우리 다빈이가 이것도 좋아했는데’하면서 말이야.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 가씀이 터질 것 같아.

너무 그립고 많이 많이 보고 싶어서.

다빈아.

가끔은 꿈에서라도 보고 싶어, 아주 많이.

너는 늘 하루 일과를 조잘조잘 이야기도 잘해 주었는데.

엄마는 늦게 퇴근하면 밥도 잘해 놓고, 맛있는 유부 초밥도 잘 만들어 주는 착한 딸.

주일날은 라면도 맛있게 끓여 주는 속 깊은 딸이었는데.

너의 빈자리는 너무도 크구나.

성인이 되면 입버릇처럼 성씨도 개명하고,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보고, 만들고 싶은 빵 실컷 만들고 할일도 많은 우리 딸.

손재주가 좋아서 종이접기 매듭도 많이 했었는데.

악기도 잘 다루고 너무 좋아했었는데.

네가 좋아하는 피아노, 기타는 그래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단다.

특히 단소 부는 것은 세상에서 울 딸이 최고였어.

우리 가족한테는.

친구들한테도 단소 부는 것 잘 가르쳐 주는 착한 딸이었지.

다빈아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지?

그곳은 늘 따듯하고 행복한 나날들이었으면 좋겠어.

너만 우리 곁에 있다면.

수학여행 가던 그날을 다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엄마는 그날을 되돌리고 싶어.

우리에게 그 아픈 시간만 없었더라면, 이게 현실이 아닌 꿈이었으면.

내 분신과도 같은 내 딸아.

떨어져 있다는 이 현실을 엄마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

엄마가 이생의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가는 그날까지 딸 잘 있어라.

그때는 우리 만나서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 실컷 하자.

따뜻한 그곳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으렴.

항상 건강하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항상 웃으면서 밝게 아름답게 잘 지내길.

엄마는 오늘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린다.

사랑한다. 내 딸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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