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8개월 앞으로… ‘제3정당’ 나올까
총선 8개월 앞으로… ‘제3정당’ 나올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08.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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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 ‘원내교섭단체’계획·민주평화 ‘대안정치’출범
민주화 이후 총선서 4차례 ‘제3정당’ 나와
“명망가 정치 버리고 가치 중심으로 나가야”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한국 정당은 오랜기간 집권당과 제1야당 중심의 양당체제였다. 두 거대 정당의 의석 독점과 적대관계는 우리 정치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적대적 양당체제가 지속된 가운데,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제3정당’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제3정당은 국회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대안 제시와 새로운 시각의 비판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결안 표결 당시 국민의당이 여야 의견을 절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우리공화당과 민주평화당이 제3정당 구상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외교·안보 등의 실정을 비판하면서도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물론 정계 개편의 핵심축이 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하지만 제3정당론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극단적 대립이 정치적 동력으로 작동하는 한국 정치에서 제3정당론은 주요한 정치적 변수다”며 “문제는 제3지대가 생기더라도 어떤 콘텐츠를 담느냐다. 한 예로, 민중당보다 더 ‘민주적’이고, 정의당보다 더 ‘정의’로우면 제3지대는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가 지난달 30일 국회서 열린 '대안정치' 출범기념 토론회 ‘한국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창렬 교수는 제3정당은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 가치 중심의 정책노선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가 지난달 30일 국회서 열린 '대안정치' 출범기념 토론회 ‘한국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창렬 교수는 제3정당은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 가치 중심의 정책노선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우리공화 ‘외연 확장’‧민주평화 ‘대안정치’

2일 현재 우리공화당과 민주평화당의 소속 국회의원 수는 각각 2명, 16명이다. 두 정당은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제2 도약’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제3정당이 돼 지금의 양당체제를 극복하고 국회서 캐스팅보터가 되겠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당명을 바꾼 우리공화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 일부를 흡수해 ‘외연 확장’을, 민주평화당은 비(非)당권파를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홍문종(전 자유한국당) 의원 영입을 시작으로 보수진영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밝혔다. 조원진 대표는 내년 설까지 당 소속 의원을 30여 명으로 늘려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당 노선에 맞는 의원도 영입해 내년 총선에서 기호 3번으로 후보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우리공화당은 전직 장‧차관과 자치단체장을 영입하고자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과거처럼 ‘헤쳐모여’식의 보수 대통합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은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진순정 우리공화당 대변인은 “무조건적인 보수통합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문제 제기와 문재인 정부의 좌파독재, 경제‧안보‧외교 실정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겠다”고 했다. 이어 “애국정책전략연구원(9월 개원 예정)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평화당은 지난달 30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당내 비당권파 10여 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대안정치’는 이념과 노선 혼란,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로 인한 당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만들어졌다. 대안과 실천을 통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전남․여수시갑)은 이날 출범식에서 “제3정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책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노동문제는 한국노총과 전경련, 민주노총 등이 주로 맡는다”며 “다른 정당에 대해 비판만 해서는 제3당의 존립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두 정당의 최근 행보는 표면적으론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를 위한 ‘이합집산’으로 보이지만, 거시적으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중심의 양당체제를 극복하자는 전략이다. 지금의 선거제도와 양당 체제에서는 군소정당이 설 자리가 없다는 ‘현실론’이 앞날을 짓누르고 있어서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총선 결과. 지금까지 총 4차례 제3정당이 등장했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총선 결과. 지금까지 총 4차례 제3정당이 등장했다. 회색 바탕색 칸 참조.

■ 민주화 이후 4차례 제3정당 나와

한국 정치사에서 제3정당은 13대(1988)와 14대(1992), 15대(1996), 20대(2016) 총선에서 등장했다. 대부분 정부와 집권 여당의 실정을 메우고, 대안세력임을 강조했다. 국민들도 제3정당이 적대적 양당체제를 극복하고, 정치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는 기대에 표를 던졌다.

① 통일민주당

민주화(1987) 이후 치러진 13대 총선에서는 통일민주당이 제3당이 됐다. 1987년 5월 창당한 통일민주당은 1980년 11월 공포된 ‘정치풍토 쇄신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정치 활동이 규제됐다가 해금된 김대중과 김영삼이 만들었다.

그러나 13대 대통령 선거(1987) 후보 선출 과정에서 분열이 생기면서 김대중이 탈당해 평화민주당을 창당했다. 호남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평화민주당은 총선 국면에서 정계 개편의 핵(核)으로 부상했다.

당시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정의당이 전체 의석의 42%인 125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다. 하지만 과반의석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의정 사상 최초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다. 제1야당은 70석을 얻은 평화민주당이다.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은 59석을 얻어 제3당으로 부상했다. 김종필이 이끈 신민주공화당도 35석을 차지해 원내교섭단체를 꾸렸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가 여소야대 정국을 타개하고자 이른바 ‘보수대연합’을 추진하면서 정치권에 균열이 생겼다. 이후 통일민주당은 1990년 집권 여당인 민주정의당, 신민주공화당과 합당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② 통일국민당

1992년 창당된 통일국민당은 같은 해 3월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31석을 얻어 제3정당이 됐다. 당시 정주영 대표는 노태우 정부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며, 국민적 기대를 받았다. 기존 정치 세력의 무능함을 극복하는 대안 세력임을 강조한 사례다.

하지만 정주영은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 후 선거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자 1993년 2월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후 통일국민당은 1994년 박찬종의 신정치개혁당과 합당을 선언하며 해산하게 됐다.

③ 자유민주연합

1995년 김종필이 이끈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은 15대 총선에서 50석을 얻으며 제3정당이 됐다. 당시 집권당인 신한국당은 139석을 차지했고, 새정치국민회의는 79석을 획득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과 지역주의 투표 행태와 보수 성향인 신한국당에 대한 부정 평가 등이 합쳐진 결과다.

하지만 17대 총선(2004)에서 자민련은 4석을 얻는 데 그쳐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심대평 등 중진들이 줄줄이 탈당하면서 소멸위기에 처했고, 여러 차례 신당 창당 논의를 했다. 그러다 2006년 자민련은 한나라당에 흡수됐다.

④ 국민의당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제3정당이 나왔다.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으며 정치권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친문패권’에 대한 호남 지역의 반발이라는 정치공학적 요인과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반영된 성과였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2017년 5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3위에 그쳐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초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당시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과 합당 문제로 갈등이 격화됐다. 결국 호남계 의원 15명이 민주평화당을 창당하면서 같은해 2월 국민의당은 해산의 길로 들어섰다.

■ “정책·가치 중심으로 승부해야”

선거 국면에서 깜짝 등장한 제3정당은 인물과 차기 대권주자 중심으로 전열을 갖췄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장기 비전이 부재했고, 대표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도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제3정당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가치 중심의 정당노선과 선거구제 개편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창렬 교수는 “제3정당은 제3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여야의 거대정당이 제시한 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에 머물러서는 존재감을 부각할 수 없다. 이념을 초월한 정책을 제시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이내영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소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제3정당이 나오기가 힘든 구조다”며 “제3정당은 기존 정당과 차별화된 정책, 비전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등을 돌리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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