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유튜브 해볼까?”… 무계획은 금물
“나도 유튜브 해볼까?”… 무계획은 금물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08.12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업 유튜버, 평균 연봉 6000만 원 달해
5만 원 버는 이도 존재… “허황한 꿈 갖지 말아야”
“MCN 활성화해 안정적 활동 필요”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직장생활 3년 차인 김기현(30·대구 북구) 씨는 최근 유튜브 구상에 여념이 없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 하나가 대중들에게 조명을 받고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유튜버 계획을 세웠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핀 마이크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도 수시로 알아보는 그다.

6살 유튜버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딩을 매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유튜브 활동을 하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8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에 따르면, 유튜버가 초등학생 희망 직업 5위에 올랐을 정도다. 단순히 영상을 찍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고수익을 낸 유튜버가 있는 반면, 전업으로 활동해도 월 10만 원도 못 버는 이들도 있다. 무계획·무기획으로 시작하면 기대와 달리 실망감만 쌓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미래의 직업 프리랜서’라는 보고서를 통해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소득과 만족도 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 제작을 주업으로 삼은 1인 크리에이터의 월 평균 소득은 536만 원으로 나타났다.(사진=한국노동연구원 제공)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미래의 직업 프리랜서’라는 보고서를 통해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소득과 만족도 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 제작을 주업으로 삼은 1인 크리에이터의 월 평균 소득은 536만 원으로 나타났다.(사진=한국노동연구원 제공)

■ 전업 크리에이터, 월평균 소득 536만 원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미래의 직업 프리랜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크리에이터들이 등록된 한국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 기업 회원 25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지난해 10월부터 두달 간 온라인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으로 소득·만족도 등을 분석했다.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산업에 대한 국내 첫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 제작을 주업으로 삼은 1인 크리에이터의 월평균 소득은 536만 원으로 나타났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64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직업이 있으면서 부업으로 하는 사람은 333만 원, 취미로 하면 114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한 달 최대 5000만 원 이상 버는 크리에이터가 있는가 하면, 주업으로 활동해도 월 5만 원에 그쳐 소득 편차가 매우 컸다. 실제 주업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소득 중간값은 150만 원에 불과했다. 이 보다 낮은 금액을 버는 크리에이터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전년과 비교할 때 소득수준이 같았다는 크리에이터가 55.9%로 절반을 넘었다. 주업인 경우, 소득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46.2%로 가장 많았다. 크리에이터 전체의 28.4%가 전년 대비 소득이 증가했다는 점은 1인 미디어 분야가 성장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다.

소득 구성은 직업 유무에 따라 달랐다. 크리에이터가 주업인 경우, 광고가 43.9%로 소득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후원(24.2%), 홍보·판매(20.7%), 임금(11.2%) 순이었다. 임금은 자유롭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특정 회사에 소속돼 급여를 받는 것을 말한다.

크리에이터를 부업으로 하는 사람은 광고(34.2%)와 홍보·판매(33.3%)가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후원(22.5%)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취미로 크리에이터 활동하는 사람은 광고(33.2%)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주·부업의 경우보다 비율이 낮았다. 반대로 후원(27.6%)이 주·부업보다 비율이 높은 편이다. 흥미로운 점은 취미로 활동하고 있음에도 소속사가 있어 임금이 지급돼 소득 구성에서 12.1%를 차지하는 크리에이터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진입하고 있다”며 “향후 직업으로서 명확한 위치를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 강화와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게임 유튜버’로 유명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계획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대도서관’ 갈무리)
‘게임 유튜버’로 유명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계획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대도서관’ 갈무리)

■ 상당수 유튜버 “먹고 살 만큼 유지하기 어려워”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플랫폼은 유튜브다. 이곳에서 수익을 내려면 채널 구독자 수 1000명 이상, 연 시청 시간 4000시간 등을 충족해야 한다.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활동해도 수익을 낼 수 없다.

한 크리에이터는 보고서의 심층 면접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 하고 싶은 것 하면 좋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너무 힘들었어요. 생각보다 만족도가 크지 않았어요. 경제적 면이 만족 안 되는 점이 제일 큰 것 같네요.”

고수익을 얻는 유명 유튜버들과 달리 상당수 제작자는 추가 인력을 쓸 만큼 수입을 내지 못한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크리에이터는 시간과 공간,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일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고정 수익이 없으면 안정적인 활동이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회사에 다니면서 부업으로 유튜버로 활동하는 직장인 최주현(33·가명) 씨는 “유튜브를 시작한 지 6개월가량 됐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조회 수가 기대 이상으로 나오지 않아 실망했다. 수익을 내려면 꾸준히 콘텐츠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게임 유튜버’로 유명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도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뼈있는 진단을 내렸다. 특정 유튜버의 성공사례만 보고 허황한 꿈을 갖지 말라는 조언이다. 그는 12일 현재 구독자 184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수익은 9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도서관은 자신의 채널을 통해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배수의 진’을 쳐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며 “퇴로(계획)가 없는 상황에 유튜브를 시작하면 잘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사회생활은 1인 미디어 비즈니스를 기획하거나 사업 구상을 할 때 안목을 기를 수 있게 한다”며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이 있으면 (크리에이터로서)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사업 활성화 필요

상당수 유튜버는 체계적 교육훈련과 정보제공 등을 받지 못해 활동의 지속성, 안정성에 위험을 안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다양한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대안으로 MCN 사업 활성화가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자들이 등장했다. 600개 이상의 크리에이터 팀을 보유한 CJ E&M의 다이아 TV을 비롯해 150여 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트레져헌터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포털 사이트업체들도 네이버 TV, 카카오TV 등의 형태로 MCN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부분 기존 포털 시스템과 SNS 플랫폼을 활용해 크리에이터의 제작 활동을 돕고 있다. 앞으로는 1인 크리에이터의 역량과 재능에 맞는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카테고리와 성별, 연령, 관심사에 따라 크리에이터 채널을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특정 전문가를 키워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성장시키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유튜버가 '현대판 금광찾기'가 돼서는 안된다며 "성공한 유튜버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극소수 일뿐"이라고 경고했다.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 카카오톡에서 톱데일리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