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빅1' 대형 조선사 지배력 우려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빅1' 대형 조선사 지배력 우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8.13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합병 후 조선 산업 생산규모 축소 불가피…"現 협력업체 중 많아야 30%만 남길 것"
"현대중공업, 이례적으로 전속거래 비율 높아"…하도급 대금 미지급 문제는 거론도 없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종훈 민주평화당 의원 주재로 열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우리 조선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서는 두 조선사의 합병이 조선업 생태계에 가져올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김성화 기자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 주재로 열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우리 조선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서는 두 조선사의 합병이 조선업 생태계에 가져올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이 진행될수록 하청업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도 대기업과의 협상력이 부족한데 '빅1' 조선사가 탄생하면 더욱 심각한 상황에 빠질 것이란 걱정이다.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 주재로 열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우리 조선 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서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원장은 “세계 1위와 2위 수주 잔량을 보유한 조선소의 통합은 ‘1+1=2’의 시너지 효과보다 ‘1+1=1.5’ 이하로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여진다”며 “통합 후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몸집을 키우는 게 아닌 사업 축소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란 예측이다. 앞서 1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잘 이뤄진다면 세계적 조선 공급과잉 문제가 다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듯 정부도 양사 합병에 따른 생산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8일 현대중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표한 ‘대우조선 임직원의 고용안정 및 협력업체 기존 거래선 유지 등 상생발전 방안을 담은 공동발표문’에서도 나타난다. 발표문은 '대외 경쟁력이 있는 협력업체와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언뜻 하청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지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안 원장은 “발표문은 대우조선해양의 자율적 책임경영체제가 유지될 것이라 말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의사결정은 대주주,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로 자율경영체제는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며 “‘대외경쟁력’의 기준도 자의적일 수밖에 없으며 기존 거래선 유지를 천명한 건 다분히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대기업에 앞서 무너졌던 하청업체들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은 “현대중 측은 현재 대우조선 하청업체 중 많아야 30% 정도만 남긴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한 번에 진행하지는 않아도 매년 정리를 해 공급처를 일관화 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대외경쟁력 유지하겠다는 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얘긴데 현대중과 대우조선, 둘 다 납품했던 하청업체로서는 경쟁 제한성에 걸리는 부분도 있다”며 “현재 진행되는 합병 과정은 하청업체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에 따르면 대우조선 하청업체 수는 1차 벤더를 포함해 598개사며 현대중에 중복납품하는 업체를 제외하면 전용 하청업체만 271개사다. 이들 업체들은 대우조선의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모두가 현대중을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다. 지난 2015년 한국중소기업학회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네트워크 구조와 특성’ 논문은 “현대중공업의 거래 기업들은 다른 거래 기업보다 전속거래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며 “현대중공업은 전속거래의 비중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개방성이 강한 조선업종에서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현대중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현대중의 하청업체에 대한 통제력이 무한히 확대되고 한국 조선 산업 생태계를 아래로부터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최근까지 현대중은 현대중과 계약을 체결하면 타직종의 일을 할 수 없도록 하는 특약을 강제적으로 체결하거나 하청업체 사장이 출퇴근, 외근 시 현대중에 보고하도록 하는 관행을 요구해 왔다”며 “지금은 없어진 것으로 전해지지만 현대중의 수직적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난 2013년부터 2016년 하청업체들에게 계약서를 시공 이후 발급하고 하도급 대금을 일방적으로 낮게 결정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8억 원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대우조선을 검찰에 고발 조치를 취했다. 또 현대중을 비롯한 조선 3사의 하도급 위반에 대한 직권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현대중과 대우조선은 하청업체에 지불해야 할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다. 이를 뒷전으로 하고 양사 합병을 내세우는 동안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하청업체는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윤 위원장은 “합병이 완벽하게 완료되면 대우조선이라는 법인이 살아 있더라도 결정권은 현대중그룹 있을 텐데, 하청업체들로서는 대우조선보다는 현대중과 싸우기 게 더 어려울 것”이라며 “합병을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하청업체에 대한 피해보상을 완료한 이후여야 한다는 조건부 반대가 대책위의 입장으로 합병 전에 현대중과 대우조선이 민·형사상 부도덕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 카카오톡에서 톱데일리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인기기사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