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그날의 아픔 흔적 보존…세월호 기억을 찾아서
4·16 그날의 아픔 흔적 보존…세월호 기억을 찾아서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08.13 17: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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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5년...진도 팽목항·동거차도·목포신항
‘잊지 않겠다’ 시민 다짐 이어지는 발걸음

톱데일리 박현욱 기자 = ‘팽목항’, ‘동거차도’, ‘목포 신항’은 5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도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노란 리본’, ‘기억의 장소’, ‘세월호 선체’ 등은 빛이 바랬지만 자리를 지키며 방문객을 반겼다.

아픔의 흔적이 있는 모든 장소에는 ‘잊지 않겠다’는 글귀가 남아있다.

‘잊지 않겠다’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것을 넘어 진상 규명에 대한 약속, 안전에 대한 다짐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 “다짐 또 다짐…결코 잊지 않겠다”

8월2일 오후 7시. 전남 진도군 팽목항은 붉게 물든 석양과 수면 위에 가라앉은 해무가 어우러져있다.

선착장엔 배 두 척이 일렁이는 물살을 견디며 다음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선착장 옆엔 170m 길이의 방파제가 늘어져 있다.

방파제엔 ‘기억의 벽’, ‘하늘나라 우체통’, ‘기억의 등대’ 등 세월호 추모물이 놓여있다.

4600여개 타일을 이어붙인 기억의 벽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귀와 그림으로 빼곡했다.

“기억할게”, “아이들아, 그리운 아이들아, 대답이 없구나” 등 수많은 추모 글이 보는이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기억의 벽 위 노란 리본에도 “별이 되어 빛나소서”, “미수습자를 가족 품으로” 등 메시지가 새겨져있다.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글귀를 눈에 담으며 도달한 기억의 벽 끝자락엔 하늘나라 우체통, 기억의 등대가 있다.

하늘나라 우체통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 되는 날에 세워졌다.

‘전체 모양은 노아의 방주로 구원과 함께 새 생명, 새 나라를 향한 열망을 나타냈다.

‘기억’(ㄱ)과 ‘눈물’(ㄴ)을 집 모양으로 그려낸 우체함은 치유, 소망, 사랑을 기도하는 두 손이기도 하는 모습이다.

두 개의 밧줄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소통의 끈으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하나’됨에 대한 다짐이다.

기억의 등대엔 ‘빛과 생명으로’라는 문구 밑에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해요.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라는 딜런 토마스(Dylan Thomas)의 시를 인용한 구절이 담겨 있다.

‘희망은 사라졌노라. 저무는 하루는 스러져 가는 시간이다. 왜 하필 노인인가? 지칠 대로 지친 무기력의 상징이다. 분노가 희망이 된다. 지독한 역설이다. 1주년이 되는 날, 우리 모두의 분노를 담아 사라져가는 빛을 붙잡는다. 부활의 등불을 켠다’는 피카 송(Pica song)의 글귀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 가족협의회 동거차도 방문…‘4·16기억과 약속 다짐기행’

8월3일 오전 9시50분 세월호 참사 해역을 가고자 팽목항에서 동거차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일정으로 2박3일 동안 동거차도에 머무르고자 유가족과 시민도 같은 배를 탔다.

일정은 ‘4·16 기억과 약속 다짐기행’으로 유가족과 그들 곁에서 아픔을 함께한 이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여정이다.

동거차도 조약돌해변을 걷고 세월호 인양 감시기록 초소를 방문한 뒤 세월호 참사해역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승객 대부분이 배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유가족 일행중 몇몇은 갑판으로 나와 굳은 표정으로 바다를 지켜봤다.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진도 팽목항.(사진=톱데일리DB)

조도, 나배도 등을 거쳐 관매도에서 승객 대부분이 내리자 객실은 유가족 일행만 남았다. 팽목항을 떠난 지 2시간30분 만에 배는 동거차도에 도착했다.

동거차도에 도착하자, 참사 해역이 가까운 조약돌 해변으로 이동했다. 선착장 옆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 도착하면 조약돌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약돌 해변은 이름 그대로 바닷가에 모래 대신 조약돌로 가득 채워져 있다.

내리막길을 타고 해변에 도착하면 동거차도와 맹골도 사이의 해역을 바라볼 수 있다. 조약돌 해변에서 바라본 맹골도는 해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거차도와 맹골도 사이의 해역이 바로 맹골수도다. 세월호는 이 해역을 지나다가 병풍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맹골수도.(사진=톱데일리DB)
맹골수도.(사진=톱데일리DB)

■ 노란 물결 일렁이는 목포신항…인양된 세월호 선체

8월5일 인양된 세월호 선체가 있는 목포 신항을 찾았다.

신항 북문 출입처 주변 펜스는 노란 리본으로 뒤덮여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물결이 일렁였다.

출입구 주변엔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 사진을 붙인 현수막, 엽서를 담을 수 있는 종이배 모양 유리함 등 추모를 위한 세월호 조형물이 놓여있다.

미수습자 5명의 영정도 입구 옆에 있다. 누가 언제 놓고 갔는지 모르는 음료가 놓여있다.

입구 좌우에 세워진 입간판엔 ‘우리가 걸어온 3년’, ‘2017416’ 등의 제목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목포 신항을 찾은 시민들은 추모물에 애도를 표한 뒤 세월호 선체를 보고자 발걸음을 옮겼다.

목포 신항 세월호.(사진=톱데일리DB)
목포 신항 세월호.(사진=톱데일리DB)

북문 출입처에서 펜스 사이 넓게 트인 길을 따라 걸으면 인양된 세월호 선체에 도달할 수 있다.

처참한 선체의 모습은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줬다. 곳곳이 뜯어져 나가고 찌그러져 있다. 좌현 대부분은 녹슨 상흔으로 범벅됐다.

지난해 5월 직립 당시 모습과 비교해도 선체 좌현에 남아있던 페인트 부분은 전보다 훨씬 줄었다. 줄어든 자리만큼 녹이 잠식했다.

녹덩어리가 된 세월호는 선수와 후미에 새겨진 선체명을 통해 간신히 알아볼 수 있었다.

선체 조사를 위해 뜯어낸 잔해물은 세월호와 거리를 두고 고스란히 놓여있다.

한참 동안 세월호를 바라보던 시민들은 펜스에 묶여 있는 노란 리본으로 눈길을 돌렸다.

노란 리본엔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등의 글이 적혀있다.

시민들은 먹먹한 표정으로 노란 리본을 만지작대다 자리를 떠났다.

목포 신항 북문 출입구.(사진=톱데일리DB)
목포 신항 북문 출입구.(사진=톱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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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2019-08-24 23:23:00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당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환한 미래를 바라보고 있던 제 또래 분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한 것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슴 속에 담아두고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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