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치료' 받아봤더니…결론은 한약?
'게임중독치료' 받아봤더니…결론은 한약?
  • 신진섭 기자
  • 승인 2019.08.14 19: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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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중독입니다', 치료방법은 침+뜸+한약
상담심리센터 '중독아니다', 5회 내원에 심리검사 3종세트 권해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왜 왔는지 모르겠다" 5분만에 걸려
성인은 예약조차 힘들다, "대부분 부모손에 이끌려 와"

[게임=문화①] 전 블리자드 부사장이 '게이미피케이션'에 빠진 이유

[게임=문화②] 게임중독치료, 기자가 직접 받아보니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도입 논란으로 의료계가 들썩이고 있다. 학부모들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며 자녀를 내원시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실제 의료현장은 어떨까. 한 달 간 한의학, 상담심리, 정신의학 등 주요 관련 의료기관을 돌며 톱데일리 기자가 직접 게임중독치료를 받아봤다. 

취재를 위해 가상의 인물 A를 만들었다. A씨는 게임질병코드 관련 기사를 보고 스스로가 게임과몰입(혹은 게임중독)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평일엔 가끔씩 1~2시간, 주말에는 대체로 새벽 3~4시까지 게임을 한다. 이용하는 게임은 PC MOBA(적진지점령)와  몇 개의 모바일게임이다. 그는 최근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경증의 두통을 안고 산다. A씨는 영상콘텐츠 업계 종사자다.

■‘삐빅’ 중독입니다… 결론은 ‘한약’

WHO 발표 이후 강남 일대의 한의원이 들썩였다. 학구열이 높은 지역인데다가 정신의학과와는 달리 한의원은 치료를 받아도 관련기록이 남지 않는다고 알려져 치료사실이 대학진학에 방해가 될까 걱정하는 학부모들에게 소구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기준에 따르면 한방치료는 '정신·행동장애'가 아닌 '특수목적 코드'로 분류되어 있어 구체적인 진단명이 남지 않는다.
 
직원은 조그만 방으로 안내했다. 상담은 크게 설문 조사, 심리 테스트, 뇌파 검사로 구성됐다. 

설문 조사 내용은 다소 황당했다. ▲‘사람들이 게임을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게임은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은어가 싫다’ 등 행동장애에 대한 것이 아닌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과 관련된 질문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STAI와 BAI 등 불안‧우울 관련 검사지도 따라왔다. 

뇌파 검사 후 원장이 들어와 테스트 결과 기자의 게임중독 증세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게임중독 판정을 받은 것이다. 원장은 “게임중독테스트 점수가 27점 이상이면 중독으로 볼 수 있는데 47점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게임이 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은 “게임이 추구하는 기제가 도파민 자극 추구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게임중독 설문지
해당 한의원에서 건넨 게임중독 설문지. 27점이상이면 게임 중독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기자가 지인 및 게임업계 관계자 10여명에 해당 설문지를 돌려봤다. 태어나서 게임을 한 번도 하지 않은 1인과 육아 때문에 개인시간이 전무한 '아빠'를 제외하곤 모두 게임 중독에 해당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중증게임중독으로 나타났다. 

영화 등 다른 콘텐츠와 게임의 중독 기제가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원장은 “게임을 할 때 즐거움이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 때 나오는 호르몬 때문에 중독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임 때문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반문하자 “심각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방 안에서 10여 분 간 뜸과 침, 전기자극 처방을 받았다. 이후 직원이 들어와 앞으로의 치료 방법에 설명했다. 결론은 한약이었다. 심신이 지쳐있다며 심리 치료와 한약을 병행하는 편이 좋다 했다. 15일이 기본이며 가격은 30만원, 한 달 처방 원래가격은 60만원인데 50만원까지 할인해준다 했다. 3개월이면 180만원인데 140만원까지 할인해준단다. 많이 먹을수록 할인폭이 높아지며 한 달 정도는 복용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OGN의 '켠김에 왕까지' 200회 특집 '허준 입체분석편'은 '온게임넷 TV 게임 중독편'으로 둔갑했다. 사진= 해당 한의학과 병원 홈페이지 캡처.
OGN의 '켠김에 왕까지' 200회 특집 '허준 입체분석편'은 '온게임넷 TV 게임 중독편'으로 둔갑했다. 졸지에 방송인 허준은 '게임중독자'가 됐다. 사진= 해당 한의원 홈페이지 캡처.

무슨 약이고 어떤 성분이 들어가냐고 하자 직원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한약 구매를 결정하면 추후에 카톡문자로 설명해줄 거란 대답을 반복했다. “무슨 약인지 알아야 구매를 할 수 있지 않냐”고 고집을 피우자 직원이 원장을 호출했다. 

잠시 뒤 들어온 원장은 복령, 진피 등 약재가 들어가며 전체적 역할은 자율신경계 조정과 두통치료라고 했다. 원장은 “치료목적으로 약을 해드리는 것”이라며 “양약은 부작용이 심각해서 한의학으로 내원하셔서 치료받으시는데 한약은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내원하는 것도 중요한데, 한약 드시면서 치료하는 게 좋다. 한약 교환이나 환불도 가능하다. 조제가 된 경우는 어렵고, 조제 안 된 경우는 환불이 된다. 조제된 건 교환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약은 다음에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내원 시간은 약 2시간, 총 비용은 5만5100원이었다.

■중독은 아니다, 심리검사 3종 세트는 덤으로

다음으론 목동에 위치한 한 상담심리센터에 내원했다. 대기실에선 클래식이 흘러나왔다.

10분간 인적사항과 심리상태를 묻는 설문을 한 뒤 상담심리사가 있는 방으로 안내됐다. 상담은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별도의 게임중독관련 검사는 없었다. 중독만 따로 검사하진 않는다고 했다.

상담심리사는 ▲회사 생활 ▲게임 이용 정도 ▲게임 이용 이력 ▲게임으로 인해 발생한 장애 ▲성격 ▲직장생활 ▲가정환경 등에 대해 물어봤다. 상담심리사는 중독이 아니라 판정했다.

상담심리사는 “중독에 관해 명확히 할 필요 있다”며 “게임을 하느냐 회사, 가정에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도, 게임을 하기 위해 사람만나는 걸 극도로 피하는 정도,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도”라고 했다. 이어 “중독 정도는 아닌데 과하게 하는 것 같다. 이렇게 가다가 중독으로 갈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담심리사는 추가 내원을 권했다. 중독정도가 심하면 10회 내원을 권하지만 지금 상황을 봐선 5회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고 했다. 

수납 창구에 가자 MMPI(미네소타 다면적 인성 검사), SCT(문장완성검사), TCI(기질 및 성격검사)를 추가로 권했다. 검사 비용은 10만원, 검사결과에 따른 해석상담 비용은 추가로 8만원이었다. 

상담비용은 8만원, 총 내원시간은 1시간 10분.

■“중독 아니다”, 센터에선 바로 잡아내

중앙대학교 게임과몰입힐링센터에서 치료를 받으려면 1차로 한덕현 교수의 상담을 '통과'해야 한다.
모두가 게임과몰입힐링센터에 입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치료를 받으려면 1차로 교수의 상담에서 정말 '게임과몰입'인지 진단 받아야 한다. 대다수는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다. 사진은 중앙대학교 병원 2층위 위치한 정신건강의학과. 

마지막으론 중앙대학교 게임과몰입힐링센터에 방문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센터는 지난 2018년 기준 게임과몰입관련 상담 1만7000건, 진료 6000여건, 예방 교육 1만1000여건을 수행한 기관이다. 진료를 받으려면 의원 등 1차기관에서 진료의뢰서를 미리 발급받아야 한다.

진료실 방문을 열자 한덕현 중앙대학교 정신과 교수(게임과몰입센터 센터장)와 눈이 마주쳤다.

기자를 살피던 한 교수는 대뜸 “왜 여기왔냐”고 물어봤다.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이미 들킨 듯 싶었다. “게임을 많이 하냐”는 질문에 “많이 할 때는 주말에 몰아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지금까지 얼마나 진료 받았냐고 물어봤다. 상담심리학과와 한의학과에 한 번 씩 내원했다고 했다. 한의학과에서 한약을 먹으라고 해 더 이상 가지 않았다는 말에 한 교수는 ‘피식’ 웃었다.

게임과몰입힐링센터.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정문. 

이어 한 교수는 당황스럽다는 듯 “왜 왔는지 모르겠다. 게임 중독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검사를 진행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그는 “게임이나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를 가지고 오신 분들이 90%이상이다. 이 정도의 증상만을 가지고 게임 중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주말에 연속으로 꽤 오랜 시간 게임을 한다고, 많이 하는 것과 중독은 직접적인 상관이 없냐고 물었다. 한 교수는 “그렇게 따지면  프로게이머도 다 게임 중독자”라고 했다. 기능적 손상, 기초적 생활 유지 불가, 개인의 성격적 변화가 진행돼야 치료가 필요하다며 지금으로는 기능적 파괴나 기능적 손상이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상담 5분만의 일이었다.

어떻게든 상담을 이어가려 최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몇 시에 자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추가 내원은 필요 없다고 했다.

총 내원시간 10분, 비용 2만9100원. 

■ 성인은 예약조차 힘들다

취재 도중 의외의 사실들을 알게 됐다. 스스로를 일명 '게임중독치료' 전문이라고 소개하는 기관들은 강남, 목동, 일산에 밀집 돼 있었다. 이 지역들은 학구열이 높고 학령인구가 다수 분포한다. 

반대로 성인은 예약조차 쉽지 않았다. 소아정신과는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도 마찬가지였다. 한 정신건강의학과에 성인 게임과몰입 치료 비용과 기간에 대해 수차례 물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한 기관에선 성인이 스스로 게임관련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부모님 손에 이끌려 온다고.

취재 결과 현재의 게임과몰입 혹은 게임중독 치료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의료기관도 환자도 비성인에게 집중 돼 있었다. 성인이 되면 자연스레 게임 관련 장애가 치료되는 신묘함이 숨어있는걸까. '오컴의 면도날'에 따르면 어떤 사실 또는 현상에 대한 설명들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어른들'의 비즈니스가 이번 논란 저변에 있다고 보는 편이 좀 더 단순한 설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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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09:10:39
ㅋ 웃고간다 이것도 기사라고 기사를 쓰라고 광고르루쓰지말고 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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