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에게서 '김상조'의 향기가 느껴진다
'조성욱'에게서 '김상조'의 향기가 느껴진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8.16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정한 법 집행' 강조 "대기업 또는 재벌 불법행위 실제 처벌 건수 적어"
일감몰아주기, 기업 소유와 경영의 괴리 문제 인식
'교수출신', '강경한 재벌정책' 우려도 공통점…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주목
지난 9일 청와대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떠나 공석으로 남아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선임한다고 밝혔다. 사진=서울대학교금융경제연구원
지난 9일 청와대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떠나 공석으로 남아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선임한다고 밝혔다. 사진=서울대학교금융경제연구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등장했을 때 경제계의 우려가 많았다. ‘재벌저격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던 김 정책실장이 ‘경제검찰’ 공정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대기업으로 칼날이 겨눠질 것이란 시선이었다. 그런 김 정책실장이 떠난 자리를 조성욱 서울대학교 교수가 이어받게 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분위기는 ‘김상조 떠나니 조성욱이 웬 말’이라는 분위기다.

■ 김상조-조성욱 ‘엄정한 법 집행’ 공통점

정부가 조 후보자를 임명한 이유는 분명 재벌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홈페이지는 조 후보자를 “경쟁정책, 재벌정책 및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다.

과거 조 후보자가 발표한 논문을 보면 조 후보자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조 후보자는 2012년 한국공정거래연합회의 ‘경쟁저널’에서 “우리나라 재벌에 관한 정부 규제 변천사를 보면…(중략)…규제가 사후적으로 도입된 경우가 있었다”며 “2012년 정치권에서 재벌정책에 대한 논의가 부활한 것은 비재벌 기업부문이 어려움에 처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는 “IMF 위기 이후 재벌 성장이 더 이상 중소기업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있다며 “미시적 접근방법은 당초 목표한 재벌 시장지배 및 경제력집중에 따른 문제점을 완화시키지 못했고 우리 경제가 현재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 정책실장과 조 후보자의 공통점은 ‘엄정한 법 집행’을 이야기 한다는 점이다. 조 후보자는 “대기업의 입찰담합, 가격담합, 경쟁제한 또는 불공정한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며 이런 행위들이 “대기업 또는 재벌의 불법행위는 신고 건수에 비해 실제 적발돼 처벌을 받는 경우가 적을 뿐만 아니라 적발돼도 과징금이 낮아 불법행위를 방지한지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는 한다”고 언급한다.

■ 일감몰아주기, 소유와 경영의 괴리에 대한 문제인식

일감몰아주기는 김 정책실장이 꾸준히 거론하며 문제라 지적한 부분이다. 다소 다른 예이긴 하지만 조 후보자 또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2009년 ‘기업집단의 내부자본거래: 계열사 출자 결정요인 및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서 조 후보자는 상장기업의 국내․외 계열사에 대한 출자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대해 “국내 계열사에 대한 출자를 실행한 기업 중 지배주주 지분이 낮을수록 출자 규모가 증가하기 때문에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의 부를 전용하려는 터널링이 출자의사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지배주주로 하여금 출자를 하게 하는 유인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즉 지배주주의 이익이 출자 결정에 영향을 주며 여기에 시장의 반응은 크게 고려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김 정책실장이 말했던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연속성은 유지될 것으로 여길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자사주 매입과 경영권의 연관성에 대한 논문인 2006년 ‘자사주매입 결정이 경영권 방어에 끼친 영향’에서 조 후보자는 “자사주 매입이 소유구조를 변화 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유와 통제의 괴리를 확장시킬 수도 있다”며 “특정 외부주주의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 자사주매입은 외부주주의 압력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유와 통제의 괴리는 다른 말로 소유와 경영의 괴리로 말할 수 있으며 이는 최근 지주회사 체제 실태조사를 통해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적은 소유에 비해 과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우리나라 기업집단의 문제다.

자사주 매입 자체에 대해서도 통상 ‘책임경영의 강화’로 여겨지지만 조 후보자는 “대주주 소유 지분율과 대주주의 통제 가능한 지분율이 작은 기업일수록 자사주 매입을 할 가능성이 높고 전체 배당금액에서 더 많은 금액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사주 매입이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경우 이를 제3자에게 매각함으로써 경영권 보호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조 후보자 또한 김 정책실장이 공정위원장으로 부임할 당시 전문가이지만 경제계 현장이 아닌 교수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 제기된 우려를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정책실장이 재벌저격수란 별칭과 달리 재벌개혁에 대해 예상보다 적극적이지 못했고 그로 인해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이 또한 조 후보자를 따라다닐 시각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첫 시험무대?

최근 추진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대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조 후보자가 공정위원장에 오른다면 첫 시험무대로 작용한다. 현대중은 지난달 1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 필요 시 90일 까지 연장이 가능하지만 자료 보정기간을 포함한 실제 심사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조선업계의 어려움 속에서 두 기업의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반대로 ‘빅1’ 조선사의 탄생이 조선업계에서의 슈퍼 대기업 지배력 강화라 우려하는 주장도 있다.

또 현대중의 분할계획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한국조선해양은 중간지주사로 투자와 R&D, 현대중공업은 생산을 담당한다. 이를 두고 한국조선해양이 알짜 자산을 가져감으로써 지주사에 배당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 즉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 유리하게 짜인 구조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 카카오톡에서 톱데일리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기업돋보기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