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서 12년간 가습기살균제 사용...조직적 구매 
군부대서 12년간 가습기살균제 사용...조직적 구매 
  • 주영민 기자
  • 승인 2019.08.19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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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2011년 육해공군 부대 12곳서 확인
“보급품으로 불침번이 넣어...주로 겨울 사용”

톱데일리 주영민 기자 = “보급품으로 가습기살균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불침번들이 가습기에 가습기살균제를 조금씩 넣었습니다. 주로 겨울에 많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육군 20사단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김모씨(39·2000~2002년 현역복무)의 참고인 진술조서

“겨울철에 일과 후 취침시 생활관에서 가습기를 사용할 때 쓰도록 가습기살균제를 보급 받았던 것 같습니다. 생활관 내 방은 총 7개였고, 큰 방은 12~14명, 작은 방은 6~8명이 생활했습니다. 가습기는 방마다 1대씩 있었습니다.”-공군 제8전투비행단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황모씨(34·2007~2008년 현역복무)의 참고인 진술조서

1400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50만명의 피해자가 추산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군 당국이 조직적으로 구매해 부대에서 사용했던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자료=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가습기살균제 사용 부대 현황. (자료=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9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소위원회(이하 특조위)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약 12년간 육·해·공군 및 국방부 산하 부대·기관 12곳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는 3종의 가습기살균제 800여개를 구매·사용한 증거와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으며 가습기살균제는 주로 병사들의 생활공간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정에서 주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가습기살균제가 군부대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됐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던 군인들이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는 게 특조위 측의 설명이다.

실례로 이모씨(30)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 2010년 1~3월 국군양주병원 입원 당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고, 폐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2016년 정부에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신고를 했다.

특조위는 국군수도병원과 국군양주병원이 애경산업의 ‘가습기메이트’를 각각 290개(2007~2010년), 112개(2009~2011년)를 구매·사용한 사실을 확인, 군병원 병동에서 생활한 장병들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또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에서 애경산업의 ‘가습기메이트’를 2008년 10월 390개 구매·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신병교육대대 생활관에서 거주한 병사들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진=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사진=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는 ‘옥시싹싹 뉴(New) 가습기당번’을 2007~2008년 대대 생활관에서 겨울에 사용한 사실을 당시 복무했던 황씨의 진술을 통해 확보했다.

육군 제20사단의 경우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을 2000~2007년 중대 생활관에서 겨울에 사용, 당시 중대 소속 50~60명의 병사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것을 당시 복무했던 김씨의 진술로 확인했다.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도 ‘국방전자조달시스템’ 검색을 통해 2007~2011년 해군교육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 국방과학연구소 등에서 총 57개의 가습기살균제를 구매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육·해·공군을 망라해 병사들이 거주하는 군대 생활관에서 가습기살균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군은 적어도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이후 가습기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파악하고 노출된 병사들과 직업군인들중 피해자가 얼마나 있었는지 조사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8년 동안 군이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해 모르는 척 침묵하고 있었다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해치는 문제”라며 “이제라도 가습기살균제 사용실태를 조사하고 노출된 군인들중 피해자가 없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특조위는 오는 27~28일 열리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에 관한 청문회’에서 국방부 인사복지실장과 국군의무사령관을 증인으로 채택,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각종 의문점에 대해 질의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신고센터 설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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