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제도 있었다면 사유리재팬 피해 커졌을까?
집단소송제도 있었다면 사유리재팬 피해 커졌을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8.2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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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정감사 이슈] 소액·다수의 피해자에게 도움되는 집단소송제
외환위기 속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에만 적용
20대 국회도 8건 발의했지만…엄격한 기준과 소송 남발 우려 이견
일본직구사이트 사유리재팬이  '소비자 피해 다발 및 사기의심'을 이유로 사기의심업체로 재분류됐다. 사진=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소비자포털 
지난 6월 일본직구사이트 '사유리재팬'을 '소비자 피해 다발 및 사기의심'을 이유로 사기의심업체로 재분류됐다. 사진=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소비자포털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올해 6월 본지에서 다룬 사유리재팬 관련 기사( 6월3일, [단독] 사유리재팬, 또 사기의심업체 분류… "소비자 피해 다발")가 나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댓글을 남겼다.

앞서 본지 취재를 통해 '키크는 기적의 약'으로 알려졌지만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인 '근골초 엑기스말'이 포함돼 국내 판매가 일절 금지됐었던 '컴플리트미에'는 현재 사유리재팬 사이트에서 약 99달러, 한화로 12만3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그리 큰 금액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일반 소비자가 그대로 안고 가기엔 아까운 금액이다. 업체에서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지만 이정도 금액으로 소송을 진행하기엔 시간과 돈이 아깝다.

이런 소액․다수의 피해자들을 위한 제도가 ‘집단소송제’다. 집단소송제는 법 위반행위로 공통의 손해를 입은 다수의 피해자들이 집단(class)을 구성하고 이중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대표당사자가 전체 집단을 위해 소송을 제기․수행한 후 그 판결 효력이 집단 구성원 전체에 미치도록 하는 제도다.

유사한 제도로 단체소송제가 있다. 단체소송제도 또한 피해를 본 다수의 소비자들이 일괄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집단소송제와 단체소송제의 차이는 판결 효력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의 차이다. 집단소송제는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같은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까지 판결 효력이 미친다. 피해자가 집단소송제에 따른 판결 효력을 거부하고 싶다면 자신은 이를 거부한다는 일종의 Opt-Out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반면 단체소송제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가 같은 판결을 받기 위해서 따로 소송을 제기해야만 한다. 달리 말하면 자신 또한 판결의 효력을 적용받고 싶다면 Opt-In 의사를 표시해 소송에 참여해야 한다.

기업들이 미국에서 제기되는 소송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판결에 따라 배상액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도 있지만 그 판결이 집단소송제를 통해 또 다른 피해자들을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증권거래 관련 일부 법 위반행위에 대해 적용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에만 200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은 심각하고 큰 사건은 물론 사유리재팬과 같이 상대적으로 소규모지만 지속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 밀접한 분야에는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해야만 나도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다른 소비자 관련 법보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먼저 도입된 건 외환위기라는 시대적 상황이 작용했다"며 "IMF는 외환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들었고 구제금융을 지급하기 위해 개선하고 권익보호를 위한 조건으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을 도입할 것을 내세웠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나도록 소비자와 밀접한 분야에는 여전히 도입이 요원한 상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제조물책임법’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20대 국회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집단소송법안’을 발의 했으며 이학영·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소비자집단소송법안’,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소비자권익을 위한 집단소송법안’,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공정거래 관련 집단소송법안’,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위반행위 손해배상 사건 집단소송법안’을 발의했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하루 이틀 사이 이뤄진 건 아니라는 점이다. 매년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실제로 법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여태 없었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만 늘어가고 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집단소송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은 소송 남발 우려와 이로 인한 기업활동 위축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을 근거로 제기된 소송은 손에 꼽을 정도다.

국회 관계자는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와 비슷하게 게 여타 법에도 도입한다면 남발보다는 오히려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다른 법과 달리 집단소송에 있어 법원의 허가를 전제로 한건 그 판결의 영향이 미치는 기판력의 무게감 때문이다"며 "상당한 다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집단소송제도의 특수성은 기업들에게 만만치 않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엄격하게 적용하는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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