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뭐길래 뇌물까지 주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뭐길래 뇌물까지 주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8.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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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정감사 이슈] 기업의 ‘자율’에 맡긴 평가 기준…직권조사 면제, 과징금도 줄여줘
하도급법 위반 고발․조사 중인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 부영그룹 일감몰아주기 의혹 부영주택, 공공입찰 담합 적발 CJ대한통운 등 포함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운영주관사인 한국공정거래조정원 홈페이지에는 2017년 CJ헬스케어를 비롯한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CP관련 자료도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다. 사진=한국공정거래조정원 홈페이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운영주관사인 한국공정거래조정원 홈페이지에는 2017년 CJ헬스케어를 비롯한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CP관련 자료도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다. 사진=한국공정거래조정원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시간을 1년 전으로 돌려보자. 지난해 8월 공정위 대변인을 지냈던 김 모 씨가 기업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016년 7월 한 업체가 김 씨에게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 등급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1200만원을 건냈다는 것이다. 김 씨는 2015년 퇴직 후 CP 운영주관사인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CP 등급평가 위원에 이름을 올렸었다.

도대체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이란 게 뭐 길래 뇌물까지 줘가며 등급을 받으려 할까? 공정경쟁연합회의 ‘공정거래자율준수포털’은 ‘경제주체인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하는데 있어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관련 법규를 스스로 준수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정․운영하는 교육․감독 등의 내부준법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CP는 등급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스스로 만든 규정을 가지고 지켰는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CP 도입요건은 ▲최고 경영자의 자율준수 의지와 방침 천명 ▲내부감독체계 구축 ▲CP 운영 담당 자율준수관리자 임명 ▲공정거래 관련 법규 위반 임직원 제재 ▲자율준수편람 제작․배포 ▲문서관리체계 구축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자율준수교육 등이다. 전반적으로, 말 그대로 ‘자율성’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모든 부분에 있어 일관된 기준을 제시한다는 건 기업마다, 업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무리한 면이 있다"며 "공정위도 어디까지나 자율준수 프로그램이니 크게 관여하다기 보다는 가이드라인과 현장 검사시 평가 지침 등을 제시하는 정도로 크게 구속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CP  등급평가에 따른 혜택은 뇌물을 줄만 하다. AAA등급은 2년, AA등급은 1년 반, A등급은 1년 동안 공정위 직권조사를 면제 받고 과징금도 줄여준다.

CP를 도입했었던 기업을 보자.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하도급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문제로 공정위 조사 중인 현대중공업, 2017년 불공정하도급거래로 과징금을 부과 받고 지난해 부영그룹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받은 부영주택, 올해 7월 공공입찰 담합이 적발된 CJ대한통운 등이 있다. CP라는 게 한때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 CP를 활용하는 기업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상태다. CP 등급평가 신청기업 수는 2015년 15개에서 2016년 9개, 2017년 18개, 2018년 11개 기업이 신청하더니 올해는 6월 기준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실질적인 현장방문 평가 방식이 객관적・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않아 평가를 준비하는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등급평가를 위한 평가위원은 결격사유 여부의 검토를 거쳐 별도로 위촉하는 반면, 실제로 기업 현장방문을 하는 평가자에 관한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평가 내용은 기업의 ‘자율’에 맡긴 상태이며 주관사는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으며 평가위원자격도 없는 만큼 CP를 통해 정말 공정경제를 준수하기 위한 ‘의지’가 확인되는지 의심스럽다.

국회 관계자는 "기업에서도 현장점검을 나오는 평가자마다 기준이 달라 대응하기 어렵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며 "일률적이긴 어려워도 지금보다는 구체화하거나 세분화하는 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민간·시민 단체와 함께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이 또한 단체 성격에 따른 주관적 판단이 다를 것이며 어디까지나 공정위나 조정원이 국가 산하단체로서 공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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