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국정감사 나와라]③ 대우조선의 수상한 영업기밀
[대우조선 국정감사 나와라]③ 대우조선의 수상한 영업기밀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9.05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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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종류에 따라 공사대금 지급했다는 대우조선
하청업체는 “인원당, 시간당으로 계산…그마저도 계약서보다도 낮은 금액만”
암호화된 지급내역서, 하청업체는 묻지도 못해…공정위도 "근거자료가 없더라"
대우조선해양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깨끗하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대우조선해양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깨끗하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대우조선해양과 하청업체 간 하도급 대금 논란은 의외로 문제가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대우조선이 지급한 대금이 어떤 기준으로 책정됐고 그 중 얼마나 지급됐냐를 따져보면 될 일이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어떠한 기준으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했는지 계약 당사자인 하청업체도, 하도급 문제를 조사한 공정위도 모르고 있다.

2014년부터 대우조선 하청업체로 사업을 운영하던 이상현 한성기업 대표는 “A라는 작업에 대해 공사대금이 나왔는지 하청업체는 확인을 못하고 대우조선만 확인이 가능했다”며 “대우조선은 공사실적, 작업의 내용에 맞춰 대금을 줬다고 하지만 지급된 금액은 인원 투입에 대한 근로시간을 계산해서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하청업체들은 매일 오전 9시까지 대우조선 시스템에 전일 투입된 인원과 오늘 예상 근로시간을 보고한다. 또 매월 25일 정도 되면 하청업체는 그 달의 공사 투입 인원 수와 함께 지역, 작업내용 등을 대우조선 시스템에 입력한다. 100명이 8시간씩 일했다면 800시간이 되고 대우조선 생산부서에서 시간을 누적해 정해놓은 비율대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를 토대로 보내진 하도급 대금 내역서는 하청업체도 알아보지 못할 양식으로 작성돼 있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에 문의를 하면 담당자에게 물어보라고 둘러댈 뿐 대답을 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 대표는 “A라는 공사가 있고 이번 달에 70%를 이행했다면 실적 위주로 해서 공사대금을 지급했다고 대우조선은 말하지만 그건 거짓말이다”며 “모든 업체들이 작업에 투입된 인원과 근로시간의 50%나 60% 수준을 기성대금으로 받아왔다”고 말했다. 즉, 작업 성격에 따른 공사대금이 100이라고 한다면 이를 투입된 인원의 근로시간으로 전환해 계산하고 50~60%정도의 대금만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우조선이 말한대로 작업 정도에 따라 하도급 대금을 지급했다면 그 근거를 내놓으면 해결될 일이다”며 “기준이 되는 기준표가 있을 텐데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도 내지 않았고 세부내역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어쨌거나 대우조선과 하청업체가 계약한 금액대로 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이 대표는 이 계약금액도 지키지 않은 수준을 대우조선이 지급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대우조선은 하청업체와 합의한 사항이라고 하는데 정산합의서를 보내고 싸인을 하지 않으면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정산합의서와 계약서를 같이 보낸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파산을 앞두고 이상현 한성기업 대표가 받은 하도급 대금 내역서. 세부내역이 없어 어떤 작업을, 언제까지를 기간으로 정해 지급된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대표는 "대략 계산해보면 이달에 지급해야 할 급액이 7억 원에서 8억 원 정도 될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받아야할 금액을 50~60%만 받았으며 하청을 그만둘 것 같은 업체들은 이보다도 적게 받아왔다"고 말했다. 사진=이상현 대표

이는 공정위와도 일치한 의견이다. 지난해 말 공정위는 대우조선을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한 행위에 대해 1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이때 공정위는 “일방적으로 예산 사정에 따라 기성 시수(작업 물량을 시간으로 변환한 것)를 적게 배정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낮은 하도급 대금을 지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실제 작업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예산 사정에 따라 마음대로 기성을 지급했던 것이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하도급 대금을 지급함에 있어 어떤 기준이 될만한 자료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만약 대우조선이 하도급 대금 지급을 위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다면 위법성을 입증하기 어려웠겠지만 예산 사정에 따라 임의적으로 책정해 지불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본공사와 추가공사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동일한 성격의 추가공사에서 유독 낮게 대금을 지급한 점이 드러났다”며 “그렇게 낮게 대금을 지급함에 있어 근거자료가 없었다는 얘기다”고 밝혔다.

부당한 대금에 대해 공정위가 지급명령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법원 판례에서 공정위의 지급명령은 부당하다는 결론이 나온 사례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매년 하청업체와 계약갱신을 하지만 분식회계를 벌이던 2014년도에도 흑자라고 공시했고 이는 명백한 사기다”며 “그러면서 계약서에 뻔뻔하게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이밀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대우조선은 하청업체를 마치 카드 돌려막기 하듯 나갈거 같은 하청업체가 있으며 어떤 도움도 주지 않고 미리 대체할 업체를 구해놓는다”며 “하청업체는 소모품 취급도 당하지 못하고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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