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븐일레븐, "출점거리제한 어겼다"…공정위 신고에 수천만원 보상
[단독] 세븐일레븐, "출점거리제한 어겼다"…공정위 신고에 수천만원 보상
  • 이진휘 기자
  • 승인 2019.09.0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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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피해점주에 금전 보상 합의
'반경거리'냐 '도보거리'냐, '도화선' 된 애매한 출점거리제한 기준
공정위, "회사 자율적 적용 맡겨"
이례적 합의 놓고 해석 분분… 일본 불매 운동 여파, 정승인 대표 '몸사리기' 분석 나와
세븐일레븐이 '출점거리제한'을 지키지 않아 최근 A점주에게 금전 보상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출점거리제한은 250m지만 반경(직선거리)가 아니라 도보거리로 적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이진휘 기자
세븐일레븐이 '출점거리제한' 문제로 최근 가맹 점주에게 금전 보상을 한 사실이 톱데일리 취재 결과 확인됐다. 출점거리제한은 250m로 계약서에 명시됐지만 해석이 서로 갈렸다. 점주는 반경(직선거리)거리를 주장했고 세븐일레븐 본사는 도보거리로 계산했다.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롯데관계사인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최근 '출점거리제한'을 어겼다며 본사를 공정위에 신고한 점주에게 수천만원의 보상을 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가맹본부가 출점거리제한 위반을 이유로 가맹점주에게 보상한 건 지난 2012년 공정위가 250m 이내 출점을 제한하는 모범거래 기준을 만든 이후 처음이다.

모지역 점주 A씨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가맹본사(이하 본사)는 계약당시 타 세븐일레븐 매장과 250m 출점거리를 준수한다고 명시했다. A씨는 이를 믿고 가맹계약을 맺었으나 그 후 자신의 매장 250m 내에 신규로 세븐일레븐 매장이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톱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A씨는 본사가 계약을 어겨 매출이 줄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이를 신고했다. 본사 측에는 별도로 배상을 요구했다. 본사는 처음엔 점주의 요구를 거절했으나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 8월 중순, '공정위 신고 취소' 등을 조건으로 A씨와 합의했다. 합의금은 약 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 본사 측은 점주 A씨에게 보상한 사안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점포간 직선거리가 아닌 도보 거리로 잰 거리가 250m를 넘었다"며 "아무런 실수나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톱데일리가 직접 해당 지역 A점포와 B점포 사이를 도어투도어식으로 측정해본 결과 거리가 266m로 확인됐다. 하지만 두 점포는 직선 거리상 226m 떨어져 있음이 확인됐다.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가 직접 해당 지역 A점포와 B점포 사이를 도어투도어식으로 측정해보니 점포 간 거리는 266m였다. 직선 거리(반경)로는 226m로 250m에 미치지 못했다.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가 두 점포 사이를 일명 '도어투도어식(Door-to-Door)으로 측정해본 결과 간격은 266m로 확인됐다. 직전 거리상으로는 점포 간 간격이 226m에 불과했다. 

인근 지역에선 명백한 출점거리제한 위반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또 발견됐다. 세븐일레븐 C점포와 D점포 사이 거리는 148m에 불과했다. 이 지역에 신규로 들어왔다는 점주 C씨는 “점포 위치를 본사로부터 제안 받아 최근 매장을 열었다”며 “제한거리에 대해선 본사로부터 듣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지역에선 명백한 제한거리 위반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발견됐다. 인근 지역 세븐일레븐 C점포와 D점포 사이 거리는 148m에 불과했다. 사진=이진휘 기자
명백한 제한거리 위반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인근 지역 세븐일레븐 C점포와 D점포 거리는 도보 기준 148m에 불과했다. 사진=이진휘 기자

공정위는 영업지역간 거리제한이나 기준 설정은 가맹본부의 권한이므로 자율적으로 맡겨야 하며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가맹사업법상 출점제한거리를 규제하는 법령이 없다”며 “각 사가 제공한 계약 조건에서 명시된 거리 기준을 본사 측이 지키지 않았을 때에만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세븐일레븐 본사와 A가 합의하자 별다른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공정위는 250m 이내 편의점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모범거래 기준을 만들었다. 이 기준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폐지됐지만 편의점 가맹본부는 이를 자율규제안으로 삼아 현재도 '250m 내 신규 출점 제한'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50m를 직선거리로 볼 것인지 도보로 측정할지를 놓고 편의점, 점주마다 해석이 갈린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 회장은 “점포간 거리를 나누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항상 분쟁의 소지가 있다”며 “거리제한은 권고사항일 뿐 법적 효력도 없어 제대로 지켜지는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이어 “점포간 거리 문제로 서로 피해보지 않기 위해선 상권이 아예 달라야 한다”며 “가맹본부가 출점제한거리를 잘 지키기만을 믿고 따를 뿐”이라고 했다.

시민단체는 해석상 논란의 소지가 있는 편의점 출점거리 제한 기준을 ‘반경’으로 바꿀 것을 주장하고 있다.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은 “사업자 이익을 우선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도보통행 거리보다 반경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서 근원적으로 법을 강화해 특정 지역내 동종업점이 여러 곳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본 불매 운동 사이트 '노노재팬' 세븐일레븐 검색 결과.
일본 불매 운동 사이트 '노노재팬' 세븐일레븐 검색 결과.

한편, 출점거리제한을 지켜 문제가 없다던 세븐일레븐 측이 A씨에게 금전을 지급한 배경은 의문으로 남는다. 가맹사업본부가 개인 점주를 상대로 합의한 것은 이례적이란 게 업계 반응이다.

일각에선 '일본불매 운동'의 사정권에 있는 세븐일레븐이 몸사리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롯데관계사로 일본기업 이토요카도가 미국 세븐일레븐 지분 70%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세븐일레븐을 일본 불매 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또 현재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가 연임여부 평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본사 측에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주보상 결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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