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남북군사합의 1년 성과는… “전투력 약화” “군비 통제 해야”
9·19남북군사합의 1년 성과는… “전투력 약화” “군비 통제 해야”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09.10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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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서 ‘9·19남북군사합의 1주년 진단·전망’열려
“군사합의 후 비핵화 성과 없어” “제한적 남북 경협 필요”
“한미 전투력 수준 떨어져” “군비 통제 위해 신뢰 쌓아야”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9·19남북군사합의 이후 안보 위협이 커졌다” “군비 통제를 위해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

10일 국회서 열린 ‘9·19남북군사합의 1주년 진단·전망’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지난해 남북 군(軍) 수장이 체결한 9·19남북군사합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남북한은 지난해 9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포괄적 방안을 담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9·19남북군사합의)’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은 ▲모든 공간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중지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군사적 대책 강구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 및 안전한 어로활동 보장▲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 및 접촉 왕래 활성화 관련 군사적 보장 ▲상호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행사에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9·19남북군사분야합의’가 예상보다 큰 진전이 있었다는 긍정적 평가와 북한에 대가없이 군사긴장완화 조치를 헌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굳건한 안보를 동시에 구축하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10일 국회서 열린 ‘9․19남북군사합의 1주년 진단․전망’ 세미나 모습. 발제자로 나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는 대북제재 예외조치로 남북경협을 논의하고, 한미연합훈련 일시 중지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국회서 열린 ‘9·19남북군사합의 1주년 진단·전망’ 세미나 모습. 발제자로 나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는 대북제재 예외조치로 남북경협을 논의하고, 한미연합훈련 일시 중지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군사합의 이후 성과 없어” “제한적 남북경협 추진해야”

제1부 행사인 ‘향후 북한 핵 협상방안 검토 및 대응’에서 전문가들은 9·19남북군사합의가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주장과 제한적 조치로 남북경협을 추진해야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첫 발제자로 나선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4·27판문점선언과 6·12싱가포르 합의, 9·19남북군사합의 이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아무런 상과가 없었다”며 “미국 역시 북한 비핵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봉합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했다.

이어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을 보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갖고 오라는 의미다”며 “모든 국가는 자기의 이익에서 행동한다는 관점에서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은 북핵 폐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재개될 북미 실무회담에 대해서는 치열한 줄다리기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새로운 셈법을 갖고 오라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협상을 안 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북한이 원했던 것은 단계적 비핵화다”며 “하지만 제재만큼은 계속하겠다는 게 미국의 셈법이다”고 했다.

또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를 구현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하고,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포괄적 합의 후 단계적 이행, 단계별 요구사항을 동시에 교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비핵화 개념과 최종 상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했다고 보고, 한미는 제한적 조치의 남북경협과 한미군사훈련 중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교수는 “북미 정상은 지난해 6·12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다”며 “미국은 핵 동결부터 비핵화 완결시점까지 큰 그림을 그리자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불확실성이 커 단계별 실천을 고수한다”고 했다.

또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입장은 제재완화보다 안전보장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그 개념은 포괄적이고 모호하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먼저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건 쉽지 않다. 한국과 미국이 대북 안전보장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향후 북한 비핵화 해법에 대해 남북미 공히 지난해 열린 ‘6·12싱가포르’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북미 간 핵협상 관련 개념을 명확히 설정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올 하반기 이 작업에 착수하고,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열어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미는 대북 제재 예외조치로 남북경협을 논의하고, 한미연합훈련 일시 중지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대북 제재만으로 비핵화를 실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현익 실장은 “제재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미국도 과거 40년 이상 제재를 가해 상대 국가를 굴복시킨 사례가 없다”며 “한미 간 합의를 통해 신뢰를 조성해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 협상이 길어질수록 북한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홍 실장은 “한국은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시간은 미국편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설득해야 한다”며 “미국은 언제든 회담하자고 하는 데 북한은 그렇지 않다. 북한이 이 협상에서 갑이다”고 했다.

향후 비핵화 전망에 대해선 “북한은 미국이 연말까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북중러 협력관계에 기대 핵을 보유하면서 내년에 새로운 중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2부 행사로 ‘9․19남북군사합의 진단 및 추진’이 열리고 있는 모습.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문위원은 한국군은 과거 전술적 경험에 고착되지 않는 전략적 지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부 행사로 ‘9·19남북군사합의 진단 및 추진’이 열리고 있는 모습.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문위원은 한국군은 과거 전술적 경험에 고착되지 않는 전략적 지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군사합의로 전투력 떨어져” “과거에 집착 말아야”

제2부 ‘9·19남북군사합의 진단 및 추진’에서는 9·19남북군사합의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원장은 “현재 한국의 안보상황은 국가의 기본요소인 영토와 국민, 주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은 이제 수소폭탄을 포함한 핵무기까지 개발해 북한 주도의 통일을 달성하고자 한다. ‘3일 전쟁계획’, ‘7일 전쟁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했다.

이어 9·19남북군사합의의 문제점으로 한국군의 ‘무력화’를 꼽았다. 박휘락 원장은 “군사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고정익항공기는 동부 지역 40km와 서부 20km, 회전익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0km내에서 비행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이 합의는 한국군의 탐지 및 정찰활동을 포기시킨 결과다”고 비판했다.

우리군의 전투력 저하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박휘락 교수는 “군사분야 합의서 제1조 1항은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중지’를 규정하고 있다”며 “이 합의를 준수할 경우 한국군과 미군은 전투력이 급격히 떨어져,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군을 즉각 투지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철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문위원은 한국군은 과거 전술적 경험에 고착되지 않는 전략적 지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철우 위원은 “9·19남북군사합의 자체가 긍정과 부정으로 나누어 볼 수 없다”며 “구체적 합의 내용에 대한 취약점을 판별하기보다 실제 이행 여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보 현장에 있는 장병들의 사기와 전략자산 운용 능력을 높여야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 촉진을 위해선 군비 통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면, 군비 통제를 이행하는 방향을 나가야 한다”며 “하지만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대북심리전, 간헐적 도발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 실장은 지속가능한 군비 통제를 위해 상호 신뢰 구축을 강조했다.

김열수 실장은 “유럽의 군비 통제는 핵과 재래식 군비 통제, 신뢰 구축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됐다”며 “핵 군축은 미·소간, 재래식 군비 통제는 진영 간 이뤄졌고, 신뢰 구축은 전 유럽이 참여하는 형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비 통제 목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해 전쟁위험을 감소시키고, 평화통일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비핵화-남북한 정치적 합의-남북한 군비 통제 순으로 하되, 재래식 군비 통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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