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자도, 서민도 시끌시끌 "우리나라만 높나?"
'상속세' 부자도, 서민도 시끌시끌 "우리나라만 높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9.1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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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정감사 이슈] 상속세, 정말 폐지 추세일까?
OECD 국가 중 9곳 세율 우리나라와 유사…2008년 이후 실효세율은 17.3%
2010년 이후 폐지 국가 '2'개 뿐 "폐지 추세는 20~30년 전 얘기"
전체 세수 대비 0.1%의 논란 "실효성 보단 이념적·이미지 논쟁"
상속세는 전체 세수 대비 0.1%에 불과하지만 가장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는 세수 항목이기도 하다. 사진=픽사베이
상속세는 전체 세수 대비 0.1%에 불과하지만 가장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는 세수 항목이기도 하다. 사진=픽사베이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세금 얘기하면 항상 나오는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 얼만데 더 올리냐”를 대표하는 세금이 상속세다. 최고 50% 세율인 상속세가 정말 전세계 국가들 중에서도 높은 수준일까?

우리나라 명목 상속세율은 1억 원 이하 10%에서 30억 원 초과 50%까지 5개 과표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상속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는 점, 해외 주요국들이 상속세를 폐지・인하하는 추세란 점, 상속세가 저축·투자·사업승계를 통한 기업의 영속적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들 주장은 얼마나 사실일까? 우선 해외 주요국들이 상속세를 폐지 또는 인하 중이란 의견을 보자.

OECD 36개 회원국 중 상속세를 폐지한 국가는 11개 국가다. 23개 국이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호주와 캐나다는 상속세 대신 자본이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 폐지 중이란 주장은 기준으로 어떻게 두냐에 따라 다르다. 지난해 기준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 국가 중 체코와 노르웨이가 2014년에 폐지한 게 가장 최근이다. 오스트리아가 2008년, 멕시코와 스웨덴이 2005년, 포르투갈과 슬로바키아가 2004년, 뉴질랜드가 1992년, 이스라엘이 1981년에 폐지했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는 상속세를 시행한 적이 없다.

2010년 이후로 폐지한 국가가 2개 국가란 점에서 상속세 폐지가 최근 추세란 점은 크게 동의하기 힘들다. 국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상속세 폐지 추세란 얘기는 최근 연도 얘기는 아니다”며 “상속세 폐지 움직임은 20~30년 전 이야기로 독일 같은 경우는 오히려 상속세를 강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상속세가 최고 수준이란 점도 다소 과장이 섞여 있다. 우선 명목 세율 기준 가장 높은 곳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벨기에다. 벨기에는 상속하는 자와 받는 자의 인적관계에 따라 배우자나 직계가족은 최고 30%, 형제·자매는 65%, 삼촌·고모·이모·조카 등 사촌 관계는 70%며 그 외 관계는 최고 80%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곳을 보면 프랑스가 45%, 독일이 50%, 일본 55%, 미국·영국·그리스·네덜란드·슬로베니아 등이 40%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9개 국가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50%의 상속세를 내지 않는다. 물론 상속인이 상속하는 자의 자녀가 아닌 직계비속일 경우 할증이 붙지만 그리 흔하지 않은 경우로 볼 수 있다. 2015년 기준 상속세를 납부한 상위 1000명의 실효세율은 35%로 명목 세율과 차이가 있다.

또 올해 4월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 사이 5만9593명이 물려준 상속재산은 98조7712억 원이며 납부된 상속세는 17조597억 원, 17.3%다. 또 기초공제 등 비과세로 과세대상에서 빠진 공제가액 비율은 같은 기간 평균 46.8%며 연도별 상속세 실효세율은 낮게는 15.8%, 높게는 18.7% 사이다. 같은 기간 상속재산이 500억 원 이상인 경우 실효세율 2012년 48.3%에서 2017년 32.3%로 그 이하 재산 규모보다 훨씬 큰 하락폭을 보였다.

최근 상속세 개편은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나 미국처럼 전체 상속되는 재산에 과세 후 배분을 하는 유산세 대신 유산을 상속 후 받은 만큼 상속세를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행 상속세율 기준 100억 원의 상속 재산이 발생한다면 유산세는 최고 세율인 50%, 50억 원을 내야한다. 반면 이를 10명이 나눠 상속받는다면 10%씩 각각 1억원, 총 10억 원을 납부해야 한다.

국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유산취득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유산세는 우리나라나 미국 정도만 도입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상속공제액이 100억 원이 넘어 아주 부자가 아닌 경우에는 상속세 부담이 낮은 면이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일괄공제 5억 원에 배우자가 살아있다면 추가로 5억 원으로 최대 10억 원을 공제해준다.

우리나라 전체 세수에서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0.1%다. 증여세를 포함해도 1.27%다. 그럼에도 늘 뜨거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개별 국가마다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법적 사상 차이가 크게 반영되는 세제이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상속세율 인상 관련해 박광온·제윤경 의원안(더불어민주당) 노회찬 의원안(정의당) 등이 발의돼 있으며 인하하는 발의안은 이종구·추경호·이현재 의원안(자유한국당) 등 정당에 따라 각기 다른 입장을 내보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세수적인 면이나 파급효과, 경제적 효과에서는 상속세를 조정하는 게 크게 의미는 없다”며 “상속세는 국민감정이나 사회구조의 틀, 이념적, 이미지적인 면이 작용하는 것으로 상속세에 어떤 입장을 취하냐에 따라 정부나 정당의 이념을 드러내 준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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