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솔루션은 100% 확보…지주사와 합병 시 유리한 비율 도출 관건
한화시스템 상장은 에이치솔루션 가치상승&실탄 마련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한화그룹의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은 경영승계를 위한 전초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메인은 지주사인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합병이다.
에이치솔루션은 ‘네트워크 구축 및 컨설팅 서비스,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정보처리기술에 관한 전문적 서비스’를 주 영업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2017년 기준 영업이익이 280억 원으로 개별 기업으로는 핵심이라 보기 힘들다.
하지만 전체 지배구조를 놓고 본다면 에이치솔루션은 지주사에 이어 한화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14.5%의 지분과 함께 한화에너지와 드림플러스아시아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39.2%,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솔라파워와 한화솔라파워글로벌·한화종합화학글로벌·석문호수상태양광 100%와 한화토탈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에이치솔루션과 수직 계열화에 있는 기업 중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9587억 원, 영업이익 2205억 원이며 한화종합화학은 매출액 1조9002억 원, 영업이익 4771억 원, 한화토탈은 매출액 11조2102억 원, 영업이익 1조607억 원으로 그룹 내에서도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한화가 지주사이지만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한화케미칼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36.1%의 지분이 전부다. 양분화된 지배구조에서 지주사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은 이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효과가 있다. 에이치솔루션 이하 계열사들이 비상장들인 만큼 개편도 그리 어렵지 않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합병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이는 곧 경영승계작업이기도 하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들 삼형제는 지주사 지분은 이달 4일 공시 기준 각각 4.4%와 1.6%, 1.6%로 약 7.6%를 보유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가지고 있는 ㈜한화 22.65%의 지분은 24일 11시 기준 4329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 이를 증여하면 2000억 원 이상의 세 부담이 든다. 이런 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에이치솔루션과 지주사의 합병인 것이다.
관건은 합병에서 에이치솔루션 가치를 얼마나 상승 시켜서 ㈜한화 지분을 삼형제에게 최대한 안겨줄 수 있느냐다. 지난 5월 공시 기준 에이치솔루션 자산은 6905억 원으로 ㈜한화 7조7782억 원의 1/10도 되지 않는다. 영업이익도 ㈜한화는 지난해 기준 2998억 원을 기록해 에이치솔루션의 10배가 넘는다.
여기에 활용될 수 있는 게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의 합병이란 것이다. 한화그룹은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舊한화S&C를 신설법인인 에이치솔루션이 존속법인 한화S&C를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한 후 한화시스템과 합병했다. 이로써 삼형제가 들고 있던 한화S&C 지분가치가 올랐다. 이어 한화시스템을 상장하면 에이치솔루션 가치도 오르는 동시에 한화시스템 지분을 매각하면 실탄도 마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총수일가 지배력이 높은 비상장사의 상장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은 늘 이용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한화는 “외부에서 제기하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합병 관련 이는 검토하거나 고려한 바 없는 사안”이라며 “한화S&C는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해 온 회사가 아닐뿐더러, 합병과 지분매각을 통해 내부거래 많은 회사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을 축소함으로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앞장선 사례이지 편법적 경영권승계 사례라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