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1월 답방 가능할까? 전문가들 “넘어야 할 산 많아”
김정은 11월 답방 가능할까? 전문가들 “넘어야 할 산 많아”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09.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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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24일 국회서 “김정은 위원장 부산 올수도”
文, 대북 특사로 승부수 띄울까
美 싱가포르 정신 존중… “실무협상서 체제보장 꺼낼 듯”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참석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국정원은 지난 24일 국회서 열린 정보위원회(위원장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전체회의에서 “2~3주 안에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무협상에서 합의가 도출 될 경우 연내에도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비핵화 협상 성과를 전제로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 답방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보위 간사인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부산에 올 수도 있다는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 당시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약속한 만큼 북한에서도 여러 시나리오를 세운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함께 있던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이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2018) 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그해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체제보장과 대북제재를 놓고 북미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진행된 데다 ‘서울행’을 반대하는 남북한 내 여론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김 위원장의 한국 답방은 향후 북미관계 진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와 국내 여론, 한반도 정세 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 소식은) 일반적인 이야기다. 모든 상황이 좋으면 올 수 있다는 의미다”며 “비핵화 실무 협상에서 커다란 성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 文 승부수 띄울까… 대북 특사 파견 ‘글쎄’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대북 특사’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소하고, 정부의 ‘평화경제’가 시동을 걸기 위해선 관계 복원이 시급하다. 현 정부 들어 대북 특사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 역시 기대를 높이고 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3월 문 대통령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대북 특사로 지명했다. 당시 정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한국 방문에 따른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으론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하려는 조치였다.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고, 북미 대화를 주선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반영됐다.

특사단은 지난해 3월 1박 2일간 방북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방북 다음 달 복귀한 이들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확정과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남측 예술단·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방문 요청 등 북측과 합의한 여러 사안을 발표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호전된 남북관계는 특사단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6월 판문점 회동 이후 남북관계는 제자리걸음이다. 최근에는 북한이 한미군사훈련과 한국의 국방비 증액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해 3월 대북 특사단에 “한미군사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힌 김 위원장의 발언과 상반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북 특사 파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거나, 북한 비핵화 협상을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현재 상황에서 대북 특사 파견은 큰 의미 없을 것 같다”며 “남북관계가 경색돼 특사 파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낮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반면, 이시종 민족화해협력범국민회의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시한을 올해까지 정했다”며 “특사 파견 여부를 떠나 정보 당국이 물밑에서 계속 협상을 통해 관계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9월 19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평양공동선언문 서명식 및 발표 생중계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9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평양공동선언문 서명식 및 발표 생중계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사진=정책브리핑 제공)

■ 美 “싱가포르 정신 존중”… 北, 관련 논평 없어

남북관계가 최근 경색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 답방 가능성은 낙관하기 힘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6·12 싱가포르 정신을 존중한다고 밝힌 만큼 북미 간 대화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합의는 새로운 북미 관계수립과 한반도의 안정적·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송환 및 유해 발굴 등 4개 항으로 이뤄졌다. 북한이 최근 비핵화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보다 체제보장을 요구한 만큼 이 합의에 담긴 적대관계 종식은 북미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24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파트너를 원하고 적을 필요로 하지 않다”며 “누구나 전쟁할 수 있지만 가장 용기 있는 자만이 평화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 실무협상이 예정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전쟁 의사가 없음을 거듭 천명한 것이다.

북한은 최고 지도자의 한국 답방 가능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메시지가 나왔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25일 우리 정부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19일 평양공동선언 1주년 때도 관련 보도를 자제해왔다.

이시종 실장은 “북한은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 내용을 면밀히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어떤 성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대남 메시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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