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실무협상 ‘노딜’… 北 요구사항은?
비핵화 실무협상 ‘노딜’… 北 요구사항은?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0.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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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이틀 간 비핵화 협상 성과 없어
北 “적대시 정책 있는 한 실제적 조치 없어”
美 “창의적인 아이디어 갖고 협상 벌여”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지난 4일 이틀간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됐다.

북한은 6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미 국무부는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대표단과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반박했다. 미국이 제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핵물질을 내놓으면 대북 제재를 유예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7개월여 만에 재개된 실무협상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나면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에서 드러난 북한의 요구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 핵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 ▲ 북미 6·12싱가포르회담에서 밝힌 적대시 정책 폐기 및 신뢰 구축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을 통해 북미 협상 시한을 올해 말까지 밝힌 만큼 향후 3개월 이내에 해당 요구사항 진전에 따라 비핵화 성과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은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의 이견차가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신고하면 3년 간 제재를 유예해주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비핵화 정의와 로드맵에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을 마치고 북한대사관 앞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을 마치고 북한대사관 앞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北 “2년간 핵실험 안 해… 미국은 상응 조치 없어”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줄곧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였다. 지난해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것은 그 첫 번째 조치였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선 한미군사훈련과 한국의 미군 전략자산 도입 등이 상호 신뢰 구축을 약속한 ‘싱가포르 정신’을 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북한은 한미 군사적 조치를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받아들여 이 문제를 실무협상에서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협상 종료 후 성명서를 통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명길 대사는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 발사 중지, 북부 핵 시험장의 폐기, 미군 유골 송환과 같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 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이후에만도 미국은 열다섯 차례에 걸쳐 우리를 겨냥한 제재 조치들을 발동”했다면서 “조선반도 주변에 첨단 전쟁 장비들을 끌어들여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공공연히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북한은 향후 협상 재개 의지는 남겨 놓았다. 김 대사는 “대화 재개의 불씨를 되살리는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 北, 에둘러 美 비판… 관계개선 의지?

북한의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한 달여 동안 미국에 비판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어렵게 성사된 북미정상회담 추동력과 실무협상 자체를 파기하지 않으려는 메시지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비핵화 실무협상이 끝난 다음 날(6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만 발표했을 뿐 대미 비방 기사를 싣지 않았다. 다만, 중동과 유럽 정세 등을 분석하며 에둘러 미국을 비판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로동신문은 7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장장비판매책동’이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150기의 ≪자벨린≫ 미싸일과 그 관련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하였다고 3일 국방성이 밝혔다”는 내용의 짧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실었다.

신범철 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북미 협상 시한을 올해말까지 정한만큼 이 기간 내에 어떤 성과든 나올 것 같다”면서도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은 물리적으로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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