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기피해 접수하러 갔더니, 경찰 '당신도 기소될 것'
[단독] 사기피해 접수하러 갔더니, 경찰 '당신도 기소될 것'
  • 신진섭 기자
  • 승인 2019.10.09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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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투자"라며 회원 모집, 활동 이력 있는 아이디, 얼굴 사진으로 경계심 무너뜨려
경찰 서민 3불(不) 사기 잡는다더니, 현장에선 피해자에게 죄책감 돌려
피해자들 "사건 접수 후 문자 하나 없었다"
사기 범죄가 증가 추세인 가운데 경찰이 범죄 근절에 모든 수사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기 피해자들은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은 한 온라인 사기 사이트에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사용된 거짓 후기 인증.
사기 범죄가 증가 추세인 가운데 경찰이 범죄 근절에 모든 수사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기 피해자들은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은 한 온라인 사기 사이트에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사용된 거짓 후기 인증.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 “‘우리는 축소수사 할거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사 안 하겠다는 얘기 아닙니까.” 김일명(가명, 30대) 씨는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태도가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지난 9월, 오는 11월까지 서민을 불안ㆍ불신ㆍ불행하게 하는 '서민 3불(不)' 사기 범죄 근절에 모든 수사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선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감만 쌓여가고 있었다.

김 씨는 올해 중순경, 온라인 상에서 이색적인 방법의 재테크 방법을 소개한다는 글을 봤다. 링크를 클릭하자 ‘금손 재테크’ 홈페이지로 연결됐고, 여기엔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는 후기글이 가득했다. 김씨는 복권재단인 동행복권(로또추첨재단)에서 운영하는 합법적 사이트란 말을 믿고 돈을 투자했다. 김씨는 손실을 본 뒤 뒤늦게 사기란 걸 인지하고 신고 접수를 했지만 수개월 째 경찰로부터 수사상황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런 피해를 입은 건 김씨 뿐 아니다. 톱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해당업체로부터 금전 손실을 입은 피해자는 20여명, 피해액은 3억5000만원에 달한다. 피해자 상당수는 사기수법에 취약한 주부나 사회초년생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의 거주지는 서울, 경기권, 경상도, 충청도 등 전국적이었다.

가해자들은 합법적인 재테크라며 피해자들을 유도했다. 주부 박이영 씨는 "이력을 검색해보니 (모집책이) 오랫동안 맘카페에서 활동한 회원이고 얼굴도 확인할 수 있어서 믿고 투자했다"고 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사기업체 운영자들은 지역맘카페 등을 통해 백승기의 금손재테크, 체크머니, 강프로리딩클럽 등 홈페이지로 회원을 유치했다. 일명 상담사들은 합법적인 재테크 방법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파워볼에서 자신이 리딩 해 주면 돈을 딴다’고 피해자들을 꼬득였다. 여기에 오랫동안 지역 카페에서 활동한 일명 ‘바람잡이’를 둬 피해자들의 입금을 부추겼다. 바람잡이들은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등을 가족사진으로 꾸며 ‘실제 투자자’인 것처럼 행세했다. 

사기 가해자들은 수익 인증글 외에도 일상 사진 등을 올려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피해나갔다.
사기 가해자들은 수익 인증글 외에도 일상 사진 등을 올려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피해나갔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돈이 떨어졌다’고 하면 대출을 권유하기도 해, 한사람 당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6000여만원의 손실을 입혔다. '약속한 것'과 다르다며 항의를 하는 회원들은 사이트에서 ‘강퇴’했고, 일부 회원의 경우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돈을 돌려달라고 하자 사기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 피해자에게 오히려 '당신도 도박으로 기소 될 수 있다'

피해자들은 경찰의 대응에 사기 피해보다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상당수 경찰은 이들의 사건접수에 대해 ‘실적도 안나오는 사건’, ‘어차피 기소중지 될 사건’이라고 단정 지었다. 또 피해자에게 '당신도 도박으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하고,  사기 관련자와의 통화 녹취록을 들려주자 “시끄럽다”며 핸드폰을 끄라고 했다. 또 한 경찰서는 사건을 접수한 주부에게 오히려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했다.  

김일명 씨는 “사기로 피해받은 저희는 사기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그걸 모르니 어이가 없었다”며 “사기임을 입증할만한 자료를 모두 가져갔으나 오히려 피의자 취급하는 경찰 분위기를 보며 시민들이 어떻게 믿고 조사를 맡길 수 있을까 싶었다”고 했다. 김씨는 사건 접수 당시 수명의 경찰이 자신을 둘러싸고 범죄자 취급을 해 큰 불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해당 경찰서 측은 “축소수사는 말이 안된다. 영장을 몇 개 까고(내고) 관련자들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이분들(피해자들)이 도박을 하기 위해서 입금을 하긴 했다”고 했다.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진술을 잘못 하는 경우에 입건될 수도 있다. 그런 참고 사항을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에 대해선 “정식으로 접수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주부 박이영 씨(가명, 30대)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내가 도박인 걸 알았으면 했겠느냐"며 "무섭고 심각한 기분으로 갔는데 경찰이 무신경하게 대했다"고 했다. 이어 박 씨는 "경찰이 '도박이네 도박'이라고 해서 담당 팀장에게 항의를 해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박씨 역시 경찰로부터 사건 접수 후 수개월간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도박인지를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가해자가 교묘하게 이들을 모집, 유도했는지가 위법성 조각 여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기소의견,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할 수 있고 죄가 성립하는지는 검찰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중 상당수는 지난 6월쯤 사건을 접수했지만 4달이 지난 10월 현재까지 경찰 측으로 수사상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6월 기준 관련사건 피해액은 2억7000만원에 피해자는 12명 수준이었지만 사기 관련 계좌 정지 등이 미뤄지며 피해자수는 20여명, 피해액은 3억5000만으로 늘어났고 주장한다. 

현재 ▲마포경찰서 ▲광명경찰서 ▲도봉경찰서 ▲미추홀경찰서 ▲수성경찰서 ▲남대문경찰서 ▲고양경찰서 ▲춘천경찰서 ▲울진경찰서 ▲파주경찰서 ▲유성경찰서 ▲거제경찰서 등 사이버팀이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담당서에 기피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들은 경찰이 전국적으로 흩어진 사건을 병합해 본청에서 수사해 주길 바라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사건금액이 소액이면 현실적으로 수사력을 집중하기는 어렵다. 여러 피해자가 있더라도 피의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사건을 공조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전체 피해자가 사건 병합을 경찰에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전체 범죄는 올해 158만 건으로 지난해보다 5% 감소했으나 오히려 사기 범죄는 지난해보다 16.6% 증가했다. `보이스피싱`은 올 상반기 1만9828건이 발생해 지난해보다 70% 늘었고, 생활사기는 올 상반기 6만5238건이 발생, 지난해보다 2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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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2019-10-10 09:28:40
수성경찰서에 신고한 사람입니다
기사 잘읽었습니다 기자님
돈도 중요하지만 피해자가 더생기지않는게 중요하기에 기사를 많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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