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빠른 경영승계는 ‘일감몰아주기’ 덕분
호반건설 빠른 경영승계는 ‘일감몰아주기’ 덕분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10.10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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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② 김대헌 부사장 ‘비오토’ 연이은 흡수합병, 지주사 최대주주로
합병 직전 99%까지 치솟은 내부거래 비중…지난해 합병 전 가치상승 작업
김윤혜 실장 ‘호반프라퍼티’, 김민성 전무 ‘베르디움건설’ 동일한 과정 밟는 중
호반건설그룹이 호반건설과 호반산업, 호반베르디움을 축으로 한 빠른 경영승계작업이 가능했던건 계열사들의 흡수합병과 일감몰아주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호반건설 홈페이지
호반건설그룹이 호반건설과 호반산업, 호반베르디움을 축으로 한 빠른 경영승계작업이 가능했던건 계열사들의 흡수합병과 일감몰아주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호반건설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최근 호반건설그룹은 지역 기반을 넘어 서울까지 진출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돌이켜보면 15살, 19살, 20살의 어린 대주주들이 그룹에 등장한 건 지금의 호반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호반건설의 대주주인 김대헌 부사장은 2008년 감사보고서에서 자본금 5억 원의 ‘비오토’ 최대주주로 처음 등장한다. 그때 나이 불과 20살이다. 비오토가 2003년 설립됐으니 그룹 경영은 물론 학교 수업도 따라가기 벅찰 15살 나이에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비오토는 분양대행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비오토는 2011년 3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후 2013년 호반씨엠과 에이치비자산관리를 흡수합병하며 ㈜호반비오토로 회사명을 변경한다. 2015년에는 ㈜호반건설주택으로 다시 이름을 바꾸고 호반리빙과 호반주택, 호반토건을 합병한다. 이어 지난해에는 호반하우징, 에이치비토건, 스카이건설을 흡수합병한 뒤 ㈜호반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호반건설과 합병해 지금의 호반건설이 탄생했다.

이 과정은 전형적인 재벌그룹 승계과정인 ‘일감몰아주기’와 ‘합병’의 콜라보레이션이 작용하고 있다.

2013년 비오토가 이름을 변경하기 전까지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을 보면 2007년 45.2%, 2008년 38.4%에서 2009년 88.4%, 2010년 99.4%, 2011년 88.4%, 2012년 96.1%다. 합병을 앞두고 몸집을 키우는 단계다.

이어 내부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호반씨엠과 에이치비자산관리와 합병하며 2013년과 2014년 21.8%와 8.5%로 줄었지만 2015년 39.5%, 2016년 43.6%, 2017년 35.2%로 다시 증가한다. 내부거래를 통해 2008년 매출액 1859억 원, 영업이익 403억 원이던 비오토는 2017년 매출액 2조6158억 원, 영업이익 7861억 원의 호반건설주택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사장 지분은 100%에서 다소 줄은 85.7%를 유지했고 나머지 14.3%는 2013년 합병을 통해 등장한 모친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었다. 다시 상기하자면 이 모든 일들이 김 부사장이 ‘20대’ 대주주로 있던 시절에 일어난 일들로 회사가 아무리 커져도 지분율을 유지하는 ‘꿀맛’ 작업이다.

몇 차례에 걸친 계열사들과의 합병과 일감몰아주기는 비오토를 시작으로 한 몸집을 불리기 위한 과정이었고 이는 지난해 호반건설과의 합병을 위함이었다.

2017년 당시 호반건설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舊비오토였던 호반은 이미 수 차례 합병을 통해 여러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었고 반대쪽에는 호반건설이 호반하우징, 에이치비리빙, 에이치비개발, 에이치비건설, 에이치비토건 등 주요 계열사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두 회사의 합병은 ㈜호반건설을 정점으로 한 호반건설그룹의 지배구조를 완성케 했다.

호반과 호반건설 합병비율은 1대 5.89로 산정됐고 이를 통해 김 부사장은 지금의 ㈜호반건설 주식 54.7%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03년 5억 원으로 자본으로 시작한 사업이 자산 3조5975억원의 기업과 총 자산 8조 원이 넘는 재계 44위 그룹의 대주주로 탈바꿈했다.

으레 그렇듯 합병비율 논란도 동반된다. 2018년 합병 직전 호반의 자산은 2조3190억 원, 자본은 1조4628억 원, 매출액 2조6158억 원, 영업이익 7861억 원이다. 호반건설은 자산 1조7407억 원, 자본 1조3835억 원, 매출액 1조3103억 원, 영업이익 1905억 원이다. 가장 비율 차이가 큰 영업이익만 놓고 봐도 1대 5.89의 합병비율은 과도한 감이 있다. 특히 ㈜호반의 2013년 낮아진 내부거래 비율을 이듬해부터 다시 높이고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연이은 합병이 애초 호반건설과의 합병을 사전에 계획하고 가치상승 작업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들게 한다. 만약 김상열 회장이 김 부사장에게 지금의 호반건설그룹 경영승계작업을 시작하려 했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세간의 이목 집중도도 앞선 시기와는 다를 것이다.

이런 과정은 김 부사장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김윤혜 실장이 가지고 있는 호반베르디움의 전신 호반프라퍼티 또한 마찬가지다. 2003년 베르디움으로 시작된 작업은 2011년 베르디움의 계열사로 있던 호반베르디움과 태성관광개발, 베르디움 개발을 흡수합병했다. 합병 후 호반프라퍼티는 호반베르디움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5년 1.32%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 13.7%, 2017년 25.8%, 2018년 27.3%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 김민성 전무가 최대주주인 호반산업도 마찬가지다. 2010년 설립된 베르디움건설은 2013년 호반티에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울트라건설 인수와 함께 지난해 베르디움리빙과 베르디움하우징을 흡수합병했다. 호반산업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0.1%에서 2015년 7.3%, 2016년 44.3%, 2017년 49.3%, 2018년 27.6%로 증가했다. 삼남매가 모두 어린 나이에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고서도 큰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그룹 지주사격인 호반건설과 중간지주격인 호반산업, 그리고 호반베르디움은 아직 지분 정리가 깔끔하지는 않다. 호반건설은 호반산업 지분 11.4%를 가지고 있으며 호반베르디움도 호반산업 4.7%를 보유하고 있다. 또 호반스카이밸리나 배곧랜드마크피에프브이, 광주방송 등에도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이 함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전히 늘어나는 내부거래 비중을 감안하면 호반건설그룹의 삼남매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이 또 다시 여타 계열사와 합병하며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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