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산업은행, 이제는 대우조선 주인의식 가져야”
[인터뷰] "산업은행, 이제는 대우조선 주인의식 가져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10.15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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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
“지난 태도 보다 한발 나아갔지만…대주주로 책임있게 나서야”
“대우조선, 매각 관련 지금같이 무책임한 태도 유지하지 못할 것”
“최소한의 보상 확신할 양해각서 체결 우선…‘연내 해결’ 확답 나오길”
지난 14일 국회에서 만난 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은 "산업은행이 그간 대주주로서의 입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이제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대우조선 하도급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지난 14일 국회에서 만난 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은 "산업은행이 그간 대주주로서의 입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이제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대우조선 하도급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책임통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국정감사 자리에 출석해 내놓은 이 말이 그간 대우조선해양 불법 하도급 문제로 인한 협력업체 피해구제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를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만난 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오전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후 “이 회장이 ‘적극 개입’하겠다고 말한 것조차도 지난 태도와는 달라진 것”이라며 “(산은이)대주주 입장으로 (대우조선)경영권과 인사권에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는데 매각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고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산은이 단순히 대주주가 아니라, 오히려 대주주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우리는 협력업체가 대우조선과 거래관계가 끊긴 걸 ‘퇴출’이라고 표현하는데, 산은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업체들이 퇴출될 때 리스크도 줄이고 피해구제를 위한 분위기도 잡혔을 테지만, 불법 하도급 문제의 주범은 아니더라도 공범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산은은 지난 2015년 대우조선 경영과 유동을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한 경영관리단을 파견했다. 당시 남선알미늄 자금관리단과 STX조선해양 경영관리단을 이끌며 구조조정과 조선업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던 강병윤 단장이 선임됐다.

피해 협력업체들은 그런 경영관리단이 대우조선에서 행해지던 불법 하도급 문제를 몰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윤 위원장은 “산은이 실제 결제까지도 행사한 적이 있다”며 “적어도 피해 협력업체들이 공사 종료 후 퇴출될 때 피해금액에 대해 합의만 봤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고 피력했다.

과거가 어떻든 적어도 이 회장이 대우조선 불법 하도급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처음 나타내어 피해 협력업체들도 기대가 커진 상태다.

윤 위원장은 “가장 원하는 건 최소한 ‘올해 안에는 마무리 하겠다’는 시한 정도는 못 박았으면 싶었다”며 “피해 협력업체들은 이 문제에 대해 4년을 버텨온 사람들인데 더 이상 버틸 수도 없고 말로써만 하는 건 기다릴 수 없다. 산은은 대주주이면서 매각을 진행하는 주체이기도 한데, 국책은행장으로 ‘확신은 못하겠지만 올해는 넘기지 않겠다’는 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에 총선도 있는만큼 지금을 넘기면 또 다시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추혜선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대우조선 불법 하도급 문제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추혜선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대우조선 불법 하도급 문제 관련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앞으로 진행될 대우조선과의 협의 조건도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윤 위원장은 “민·형사 상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건 구두약속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책임있는 위치의 사람들이 양해각서를 작성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협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현재 진행 중인 매각에 협의 과정의 영향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서로 입장 차이에 대한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공정위에 신고한 피해금액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4대 보험 체납으로 고발될 상황에 처한 부분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금액부터 협의를 해야할 것이다”고 밝혔다. 피해 협력업체가 공정위에 신고한 금액은 2400억 원으로 이는 익히 알려진 대로 대우조선에서 조차 실제 원가를 모르기 때문에 임의로 추정한 금액이다.

국정감사에 대우조선 측에서 증인 출석하길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제 당사자로서 국감장에서 확실한 답변을 내놓길 바랬지만 이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윤 위원장은 “대우조선이 공정위 직권조사 결과를 앞두고 있고, 직권조사 결과에 따라 영업이나 대외적 이미지, 매각 부분도 굉장한 영향을 받을 것이기에 예전같이 시간을 끌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문제들이 매각에 영향을 준다면 그로인한 리스크가 피해구제를 행했을 때와 비교해 어느 쪽 리스크가 클지는 대우조선이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작은걸 감추고 아끼려고 하다가 큰 걸 잃을 수 있다. 단지 피해보상 금액만을 볼 게 아니라 행정적 제재, 영업력에 대한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지금 대우조선이 나서서 막을 수 있는 게 10이라면 계속해서 대우조선의 불법행위가 계속해 밝혀지고 있고 행정소송이 끝나고 난다면 100으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며 “이제 다시 피해구제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때 행정소송 과정을 보고 진행하자는 말도 나오는 등 지금 상황은 대우조선이 적극적으로 피해구제에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4년에 걸친 노력 끝에 얻고자 한건 생각보다 특별한 게 아니다. 윤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하는,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아득한 먼 옛날 얘기 같아서 힘이 든다”며 “오는 18일 종합국감 때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자리에서 여당·야당 의원들에게 대우조선 하도급 문제에 대해 정확한 실체에 대해, 현재 피해 협력업체들의 심정이 어떤지, 사지에 몰려있는 듯한 입장에 대해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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