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실적 우려? 반도체 시장 ‘게임의 법칙’ 변화 중
삼성·하이닉스 실적 우려? 반도체 시장 ‘게임의 법칙’ 변화 중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11.0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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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대비 삼성 77%, 하이닉스 93% 감소
줄어든 영업익, 데이터센터 수요 감소…과거 ‘치킨게임’ 대신 ‘절대 이익' 추구로 변화
지난해 말 '과잉재고' 되풀이 제한…앞으로 1,2년 실적 주목해야
한때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했던 엘피다 메모리(Elpida Memory, Inc.)는 기술력과 원가 절감을 내세운 반도체 시장 치킨게임에서 밀려나 사라진 케이스다. 사진=구글
한때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했던 엘피다 메모리(Elpida Memory, Inc.)는 기술력과 원가 절감을 내세운 '치킨게임'에서 밀려나 사라진 케이스다. 사진=구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지만 오히려 향후 기대감을 가질만 하다. 지금껏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치킨게임’이 ‘절대 이익’ 추구 전략으로 변화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31일 삼성전자는 DS부문 영업이익이 3조5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13조6500억 원 대비 10조6000억 원, 77%가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또 앞서 24일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6조4724억 원에서 4725억 원으로 93%가 떨어져 반도체 부문 실적 하락은 업계 상황에 따른 결과란걸 보여준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 최대 실적은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수요 덕분이었고 그 수요는 지난해 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분기 10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하다 4분기 7조7672억 원으로 감소한 후 올해 1분기 4조1200억 원, 2분기 3조4000억 원 등 반도체 슈퍼호황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하락 추세가 조만간 극복될 것이라 전망한다. 근거는 재고량이다. 재고량은 공급업체와 수요업체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한 쪽이라도 과잉 재고가 쌓여 있다면 반도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재고자산을 보면 2017년 6조9728억 원에서 2018년 말 12조7630억 원, 2019년 1분기 14조5796억 원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었다. 이런 추세는 올해 2분기 14조5231억 원으로 주춤해졌고 업계 전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재고가 줄어듬은 그만큼 생산량 또한 줄였다는 이야기다. 줄어든 수요 속에서 당연한 얘기이긴 하지만 과거 사례와 비교한다면 달라진 업황이 반영된 부분이기도 하다.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강 체제이지만, 현 체제는 2012년 일본의 엘피다 메모리(Elpida Memory, Inc.)가 파산 신청을 하기까지 진행된 치킨게임으로 만들어졌다. 3강 체제 이전 경쟁은 다른 업체보다 빠른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가격에 반영해 나도 적게 가져가지만 그만큼 후발주자들이 가져갈 수익까지 제한했다. 후발주자는 새로운 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적어지고, 앞선 업체들은 계속된 기술적 우위로 점유율을 늘려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엘피다 메모리가 파산하기 직전인  2011년 초 DDR3 PC3-10600 2GB 제품은 2만 원대에서 가격을 형성했지만 4분기에 DDR3 PC3-10600 4GB 가격은 2만 원보다 아래 선에서 책정되기도 했다.

새로 구축된 3강 체제는 이런 방식을 사용하기 힘들어졌다. 과거 삼성전자가 엘피다 메모리를 떼어놓기 위한 기술 차이와 기회비용이 현재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을 떼어내기 위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업계 상황은 제조업체 간 가격 경쟁을 통한 수익 확보에서 수요에 대응한 공급 차원에서의 수익 확보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단적인 예는 지난해 6월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이 베이징, 상하이, 선전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사무실을 조사한 사실이다. 이유는 반도체 가격 담합과 제품 공급 부족 악용한 끼워 팔기 등 위법 행위로 알려졌다.

이들 3사에게 담합 의혹이 제기되는 건 실제로 3사가 가격을 맞췄다기 보다는 공급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2017년과 2018년에 이어진 올해 반도체 실적에서 나타나듯 반도체 시장의 수요를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를 보수적 전망으로 대응해 수익을 최대한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실적발표 내용을 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시장상황에 탄력적 대응”, 2분기 “인위적 웨이퍼 투입 감소 계획은 없으며 탄력적 투자 집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M15 투자 지연"과 2분기 ”신규 설비 반입과 추가 클린룸 확보 계획 재검토“를 발표했고 마이크론도 1분기와 2분기 각각 D램은 5%, 낸드는 5%와 10%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4분기 반도체 실적도 크게 오르지 않거나 내년 1분기 반도체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량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출하량보다 낮아지며 재고량 또한 줄어들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오히려 공급부족을 야기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24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D램·낸드플래시 재고가 각각 5주·6주치"라며 올해 초 9주치와 3개월치 대비 크게 떨어졌음을 밝혔다.

제조업체 재고량은 수요업체 재고량과 맞물려 실적에 반영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재고량은 4주치 정도로 정상수준을 찾았으며 2020년 깜짝 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생산업체들이 수요를 보수적으로 접근할수록 업황은 업사이드가 존재했다”며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적 이슈로 불확실성이 강해질수록 생산업체들이 공급을 더욱 강하게 누를 가능성이 높고 하방 경직성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며 2020년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고 소진에 따른 ‘가속수요’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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