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집단국, 엄한 중견기업 새우등 터뜨리나?
공정위 기업집단국, 엄한 중견기업 새우등 터뜨리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11.05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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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⑦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 적용, 과연 가능한가?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대상…"4400여 개 중견기업은 사각지대"
거래 규모의 상당성 여부? "애초 실효성 떨어지는 조항"
지배구조 손대지 못하는 기업집단국, 상설조직 앞두고 실적 생색내기?
2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조 위원장이 “일감몰아주기, 부당내부거래에 엄정한 법집행을 행할 것”이라 밝히자 이날 참석한 기업인들은 앞으로 규제 방향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지난 2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조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 부당내부거래에 엄정한 법집행을 행할 것”이라 밝히며 중견기업에 대한 조사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를 살펴보겠다고 밝힌 방침이 기업집단국 평가 2년 유예와 맞물리면서 실효성은 없고 조급함만 있는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

지난 9월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행정안전부의 정부 부처 신설기구 성과 평가에서 정규 조직화되지 못하고 평가기간을 2년 연장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그 사유로는 성과부족이 꼽혔다.

기업집단국은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지원 등을 규율하는 것을 주목적이다. 그런 차원에서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는 눈에 띄는 실적을 내기 좋은 아이템이다.

공정위는 올해 3월 ‘2019년 업무계획’에서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를 조사하겠다고 밝혔고 이 기조는 신임 조성욱 위원장에게까지 이어졌다. 그만큼 올해 의욕적으로 나선 과제이지만 의욕만큼 실적을 내보일지는 의문이다.

우선 중견기업에 일감몰아주기 제제를 적용할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

일감몰아주기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에 근거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공시대상기업집단(동일인이 자연인인 기업집단으로 한정한다)에 속하는 회사로 특수관계인이 상장사 20%, 비상장사 3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을 의미한다.

지난 5월 공정위가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 59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견기업 수는 4468개로 자산 기준으로는 대부분 중견기업이 벗어난다.

이에 대해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일감몰아주기와 관련된 규제가 2군데 있는데 하나가 공정거래법이고 하나가 세법을 통한 증여세 부과다”라며 “세법은 조항 자체가 규모가 작아질수록 증여세도 낮춰서 효과적이라 볼 수 없어 공정거래법으로 규제를 시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현행 공정거래법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중견 재벌기업이 사각지대에 놓인다”며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중견기업 뿐만 아니라 제23조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중견기업에 적용할 법적 근거도 문제지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 규제를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공정거래법은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특수관계인과 현금, 그 밖의 금융상품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사업능력, 재무상태, 신용도, 기술력, 품질, 가격 또는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를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로 보고 있다.

여기서 각 항목마다 들어있는 ‘상당성’은 과거 ‘현저성’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개정된 부분이다. 하지만 중견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작음에 따라 상당성 또한 입증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박 교수는 “공정거래법 제23조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제23조의2는 부당이익제공에 대해 적용되고 있다”며 “현저하다와 상당하다가 뚜렷하게 다르게 볼 기준도 없고 물량 몰아주기의 경우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사례 때문에 집어넣었지만 정상가격 산정이 어려운 등 입증이 어렵고 회피가 가능해 제23조의2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행법이 가진 맹점을 보완할 방법으로 상법 또는 상장규칙 개정을 들었다. 내부거래에 있어 주주총회에서 지배주주 영향력 하에 있는 의결권을 제외하고 소수주주 과반 동의를 얻도록 함으로써 회사에 불이익을 주는 내부거래는 제외하도록 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내부거래가 합리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총수일가의 이득과 기업의 이득이 상충되는 경우 소수주주들이 판단하도록 한다면 기업의 이해에 상충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내부거래를 통해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대부분 상장사라 충분한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살펴보면 현행법 하에서 공정위가 나서도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가 제대로 규제될 가능성이 낮다. 결국 기업집단국 상설조직화를 두고 뭐라도 건들여보자는 식으로 꺼낸 카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박 교수는 “기업집단국의 주역할이 일감몰아주기와 지분율 규제인데, 문재인 정부에서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부분은 손을 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기업집단국이 손을 댈 수 있는 게 일감몰아주기 뿐이다”며 “성과를 볼 수도 있지만 생색내기용으로도 볼 수 있으며, 굳이 공정거래법이 아니라도 상법이나 상장규칙 개정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결국 의지의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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