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통합 가능할까… 돌고 도는 ‘박근혜 딜레마’
보수 대통합 가능할까… 돌고 도는 ‘박근혜 딜레마’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1.0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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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6일 “정치 통합 본격 추진… 최근 실정은 나의 책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유승민 “탄핵의 강 건너야”… 세 원칙 강조
박근혜 탄핵 입장 놓고 범 보수 딜레마… 험로 예상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국회 회의실에서 최근 불거진 당 쇄신 요구 등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국회 회의실에서 최근 불거진 당 쇄신 요구 등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대통합’ 카드를 꺼냈다. 보수 야권에선 ‘원칙론’을 강조하고 있어 실제 통합에선 진통이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통합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거론하며 “범자유민주세력이 분열하지 말고 힘을 합쳐야 한다.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보수 통합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유우파의 정치인들 모두는 이 정치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묻는 성찰의 자세를 먼저 가다듬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의 성찰도 당부했다.

통합 형식에 대해선 “자유우파의 모든 뜻있는 분들과 함께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통합협의기구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을 비롯해 우리공화당 등을 아우르는 말 그대로 ‘보수 대통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황 대표의 통합론은 지난달 31일 1차 인재 영입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인재 영입으로 참신성과 개혁을 강조한 후, 통합을 거쳐 총선 승리에 깃발을 꽂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논의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입장차가 엇갈린다. 황교안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통합 파트너인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유승민 의원(대구·동구을)은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박근혜 탄핵’ 청산을 보수 대통합의 조건으로 내건 셈이다.

유승민 의원은 7일 황 대표가 제안한 보수 대통합의 입장과 향후 정치 행보를 밝혔다. 유 의원은 “어젯밤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 창당을 위한 기획단을 출범하기로 했다”며 “공동단장으로 권은희 의원과 유의동 의원이 맡는다”고 했다. 신당 창당과 보수 통합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내놓으며 향후 행보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보수 통합에 대해선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다.

유 의원은 “지난 추석 이후 오랫동안 보수 재건의 원칙을 고민했다”며 “보수가 몰락한 것에 대해 굉장한 반성과 책임을 갖고 있다. 보수가 살아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길이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향해선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는 이 원칙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거나 쉽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며 탄핵 국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지난 7월 3일 청계광장 앞 농성장에서 박종진 앵커와 대담하는 모습. 조 공동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년 설까지 당 소속 의원을 30여 명으로 늘려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겠다”고 주장했다.(사진=최종환 기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지난 7월 3일 청계광장 앞 농성장에서 박종진 앵커와 대담하는 모습. 조 공동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년 설까지 당 소속 의원을 30여 명으로 늘려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겠다”고 주장했다.(사진=최종환 기자)

■ 보수 대통합 걸림돌 ‘박근혜 딜레마’

유승민 의원이 보수 재건을 위한 세 원칙을 밝힌 가운데, 범 보수권인 우리공화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위법’으로 보고, 탄핵을 주도한 유승민·김무성 의원(자유한국당, 부산·중구영도구) 등을 ‘배신자’로 낙인찍은 바 있다.

우리공화당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파 대통합을 말하는 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법조작사기 탄핵’으로 무너진 대한민국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 복구부터 하는 것이 첫 순서”라며 정치권에서 제기된 보수 대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선 “대한민국 건국 71년 역사에서 사상 최대의 위기를 역전의 기회로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공화당이다”고 몰아세운 뒤 “조원진 공동대표, 홍문종 공동대표와 함께 우리공화당의 수십만의 강력하고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민초 당원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최대 위기를 조국 통일의 최대 기회로 역전시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결이 다르지만 우리공화당도 과거 보수 통합론을 꺼낸 바 있다. 올 하반기부터 전직 장‧차관과 자치단체장을 영입하고자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년 설까지 당 소속 의원을 30여 명으로 늘려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겠다”고 공헌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당 노선에 맞는 의원을 영입해 총선에서 기호 3번으로 후보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헤쳐 모여 식 통합이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은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6일 낸 입장문은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말한 유승민 의원은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7일 “우리공화당이 탄핵에 대해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보수재건 원칙에 당연히 벗어나는 행동”이라며 “무조건 뭉치기만 하면 이긴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우리공화당보다 자유한국당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제안한 보수 대통합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대통합이 우리공화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로 구성되면,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국정원 특별비 수수와 공천 개입 등의 혐의로 실형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받지 않는 한 범보수 야권의 ‘박근혜 딜레마’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한 당협위원장은 “최근 중앙당이 물밑에서 활발하게 인재 영입과 통합 논의를 하고 있다”며 “보수 정당들의 정책은 공통점이 많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논의에 들어가면 입장차가 크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통합의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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