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이 삼성 경영권을 위협한다? "포이즌 필 도입 필요 없다"
엘리엇이 삼성 경영권을 위협한다? "포이즌 필 도입 필요 없다"
  • 김성화
  • 승인 2019.11.08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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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년 간 2000개 상장사 대상 적대적 공개매수, 이사회 장악 시도 '무의미한 수준'
"헤저펀드는 악하다?"…"헤지펀드 요구는 배당이 아닌 구조조정"
'황제경영', '사익편취'로 외부 견제 절실…"벤처기업 예외 허용, 형평성 논란 불러와"
8일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열린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주요 이슈와 정책방향’ 정책 심포지엄에서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현 기업 지배구조 하에서 추가적인 경영권 방어수단의 도입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8일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열린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주요 이슈와 정책방향’ 정책 심포지엄에서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현 기업 지배구조 하에서 추가적인 경영권 방어수단의 도입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경제민주화에 대한 바람이 거세지면서 경영계에서도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과연 필요한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8일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열린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주요 이슈와 정책방향’ 정책 심포지엄에서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현 정부에서 벤처기업 한정 복수의결권을 허용하겠다고 말하면서 경영권 방어수단이 새롭게 이슈화되고 있다”며 “그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자면 현 상황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단으로는 크게 적대적 공개매수, 지분율 싸움과 이사회 장악 목적의 위임장 대결 시도를 들 수 있다. 이에 대한 방어수단으로는 현재 복수의결권주 도입과 포이즌필 제도가 거론되고 있다. 복수의결권주는 차등의결권 제도의 하나로 말 그대로 복수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M&A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한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현 상황을 놓고 본다면 경영권에 대한 위협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9년 간 2000개 상장회사 중 적대적 공개매수 시도한 사례는 고려포리머가 에스비엠에 대한 시도 한 건 뿐이며 이 또한 에스비엠에 친화적인 백기사가 나섬으로써 실패했다.

또 이사회 장악 목적의 위임장 대결도 같은 기간 31개 회사에 대해 35건이 있었고 이중 외국인 시도가 2건, 소액주주 시도는 7건 뿐이었다. 김 교수는 “대부분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 경영권 다툼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필요성으로 외국계 자본,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로 대표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위협을 들고 있다.

김 교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한 5가지 오해가 있다”며 ▲행동주의 개시 직후 주가 반등은 일시적이며 기업가치는 장기적으로 악화 ▲행동주의 펀드가 고가매각 후 주가 하락해 투자자 손실 ▲과다 차입, 과다 배당으로 실물투자 못해 경쟁력 약화 ▲위임장 대결과 소송 등으로 경쟁력 약화 ▲과다 차입과 과대 배당으로 재무건정성 악화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도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있다”며 “우호적인 연구결과를 보면 해동주의 헤지펀드가 개시 직후 기업가치와 수익성이 5년 후 상승하거나 헤지펀드 주식 매각 후 5년 동안 초과 수익률 달성하는 등 오히려 헤지펀드의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경우도 상당하며 해외에서는 헤지펀드의 구조조정 요구에 기업에 필요 없는 부분이 필요한 기업에게 제자리를 찾아가 성장을 하는 사례가 꽤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위임장 대결을 통해 이사회 장악하려면 주총 후 활동하는 전체 이사수 대비 과반 이상 추천해야 하지만 그런 적대적 인수에 해당되는 사례는 없었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는 외부 주주에 의한 견제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총수일가의 낮은 이사회 출석률, 개인비리 사건 소송비를 회사가 대납하는 등 ‘황제경영’과 49~68%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 ‘사익편취’,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재벌 3·4로의 경영승계 등이 외부 견제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수일가 일사회 참석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0%, 정몽구 회장(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이 0%,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27%와 현대모비스 9%, 기아자동차·현대제철 0%를 보였다. 김 교수는 이런 행태를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자신의 의견을 전달 할 수 있고 이사들이 따르기 때문이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공시대상기업집단 평균 57.5%의 높은 내부 지분율, 삼성물산 합병시 등장한 KCC와 같은 제3자(백기사)에 대한 자사주 매각, 기관투자자들의 친재벌적 성향, 임원해임요건·황금낙하산·전환우선주·의결권 배제주식 등 정관상 각종 경영권 방어수단 등이 이미 존재하고 있어 경영권 위협은 사실상 없다고 보인다”며 “복수의결권주나 포이즌필은 총수일가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에 대한 한정적인 차등의결권 허용은 “형평성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이들 벤처기업이 커졌을 때 제기되는 형평성 논란을 정부에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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