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무위 통해 최후 외교전… 美 “연합훈련 축소할 수도”
北, 국무위 통해 최후 외교전… 美 “연합훈련 축소할 수도”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1.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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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회 첫 담화 “합동군사훈련 정세악화 초래”
美 “과잉대응 하지 않을 것… 훈련 조정도 가능”
전문가들 “北, 대미압박 수단 높여… 빅딜 어려워”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9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초대형방사포 사격시험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의 오늘 제공)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9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초대형방사포 사격시험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의 오늘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북한이 지난 13일 국무위원회 개편 이후 처음으로 위원회 명의의 대변인 담화를 내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 연말로 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최후 외교전을 펼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국무위원회는 지난 1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이 계획하고 있는 합동군사연습이 조선반도와 지역의 정세를 피할 수 없이 격화시키는 주되는 요인”이라며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지금까지 발휘해온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으로 어렵게 성사된 북미 정상 간의 합의가 무위에 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대변인은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들은 쌍방의 신뢰에 기초하여 합의한 6·12조미공동성명에 대한 노골적인 파기”라며 “세계를 크게 흥분시켰던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전면부정이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 3월 이후 한미 군 당국의 ‘키 리졸브’, ‘독수리’ 등 한미연합훈련이 체제위협으로 간주했다. 한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특수작전훈련을 비롯한 은폐 된 형식의 ‘적대적인 군사행동’을 벌였다는 게 북측의 주장이다.

북한은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외교적 해법을 위한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국무위원회 대변인은 “우리가 어쩔 수없이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길》이 《미국의 앞날》에 장차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지난 2016년 4월 헌법 개정을 통해 기존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개편한 바 있다. 북한이 국무위원회를 통해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그동안 재차 강조한 ‘새로운 길’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 연말로 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적극적으로 외교 행보를 펼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담화문은 비핵화 협상 최후통첩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에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탄핵 등)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상황을 활용해 비핵화는 하지 않고 높은 수준의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풍계리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어 북한이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 이후 입장차를 좁히는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는 모습이다”며 “풍계리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 조치에 따른 한미의 상응 조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북한이 공세적으로 나온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 뉴스핌 제공)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 뉴스핌 제공)

■ 美 “외교적 노력 기울일 것… 훈련 축소도 검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맹비난한 가운데, 미국은 협상 진전을 위해 훈련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한국을 찾은 마크 에스퍼 장관은 13일(현지 시각)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된다면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스퍼 장관은 북핵 협상을 언급하며 “북한 측과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해야 할 우리의 외교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여지를 넓혀주기 위한 모든 일을 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제기한 ‘연말 시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과잉대응을 하는 등 외교의 문을 닫아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북한의 담화문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발언은 북한 국무위원회 담화가 나온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전해졌다. 그만큼 북미 간 외교전이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국면 돌파구용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조한범 연구위원은 “북미 간 정치적 타협을 통해 연말 중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 제재 완화 등 빅딜은 어려워 보인다”며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북한은 핵보유 선언을 통해 장기 교착국면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추가 핵실험은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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