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림그룹 '올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하림그룹 '올품'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11.15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경 '애경개발'·'에이케이아이에스', 한국타이어 '신양관광개발',
하이트진로 '서영이앤티', 세아 '에이팩인베스터스' 등
지주사 지분 보유하면서도 대주주가 재벌 2세인 기업
합병 후 지배력 상승 또는 승계작업 총알 역할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에서 유독 주목해야 하는 회사들이 있다. 이들 기업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아닐지 몰라도 총수일가의 경영승계 과정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기업이다.

한 그룹의 지주사는 해당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런 중요한 기업 지분을 보유하며 지주사보다 한 단계 위에 존재하는 기업들이 있다. 특히 그런 기업은 경영승계 대상이 되는 재벌 2세들이 상당한 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주사 지분을 보유한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 현황 자료를 보면 하림그룹의 ‘올품’은 지주사 하림지주 지분 4.30%를 가지고 있다.

올품은 올해 나이 28세로 김홍국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품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은 2780억 원으로 그룹내 10위에 해당하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3076억 원과 101억 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올품은 1999년, 김 씨가 7살일 무렵 자본금이 5000만 원으로 한국썸벧주식회사로 설립됐다. 이듬해 2억 원까지 늘리고 이어 2009년 제조 부분을 물적분할해 한국썸벧주식회사를 분리시키면서 ‘한국썸벧판매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분할 과정에서 48억 원에 해당하는 100% 지분을 취득했고 김 씨의 이름이 2012년부터 등장함에 따라 김 씨가 20살에 대주주에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올품은 2013년 舊한국썸벧판매주식회사와 올품이 합병함에 따라 탄생했다.

김 씨는 하림의 또 다른 계열사인 농업회사법인 익산의 지분도 10.98%가지고 있다. 익산은 김홍국 회장이 78.65% 최대주주며 지주사 지분 0.28%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김 씨와 같은 사례는 다른 그룹에도 존재한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애경그룹은 애경개발과 에이케이아이에스를 주목해야 한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장영신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부회장이 50.33%로 최대주주며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20.66% 등 총수일가 자제들이 88.4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애경개발도 채형석 부회장 25.28%, 채동석 부회장 17.01% 지분을 보유 중이며 에이케이아이에스도 31.47%를 가지고 있다. 에이케이아이에스와 애경개발은 지주사 지분을 각각 10.37%와 8.55%를 보유 중이다.

한국타이어의 신양관광개발은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 사장이 44.12%,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32.65% 등 조 회장 자제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신양관광개발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주) 지분을 0.03%가지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서영이앤티는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이 58.44%, 박재홍 하이트진로 상무가 21.62%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서영이앤티 또한 지주사 지분을 27.66% 보유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에이팩인베스터스가 유사한 사례다. 이순형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가 20.12%를 가지고 있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세아그룹의 한 축의 중심인 세아홀딩스 지분 0.01%와 또 다른 축의 중심인 세아제강지주 19.43%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들 그룹의 지배구조를 그려보면 상기한 회사들은 계열사에서 한 발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회사들이 지주사 아래 위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하림을 대상으로 시나리오를 그려보자. 김홍국 회장은 하림지주 지분 22.64%, 2118만9308주를 가지고 있다. 14일 종가 8910원 기준 약 1888억 원에 해당한다. 반면 2세인 김준영 씨는 지분이 하나도 없다. 즉 김 씨가 하림그룹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자잘한 1000억 원 상당의 승계자금이 필요하다.

1000억 원의 승계자금을 아끼기 위해서 필요한 게 올품과 지주사의 합병이다. 공시 내용을 보면 하림지주의 자산은 1조5852억 원으로 올품의 5.7배가 넘는다. 하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품이 각각 25배와 1.7배가 높아, 극히 단순하게 계산하면 합병비율에 따라 김 씨는 합병만으로도 20%의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김 회장의 지분까지 더해진다면 오히려 현재 김 회장이 가진 지분보다도 높은 지주사 지배력을 가지게 된다. 반면 김 회장이 가진 지분을 상속 또는 증여를 통해 받고 세금을 위해 이중 일부를 매각한다면 지금보다 지배력이 낮아지게 된다.

이때 올품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익산과 경우, 한국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도 함께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애경그룹은 채형석 부회장과 채동석 부회장이 각각 16.14%와 9.34%로 그리 높지 않은 지주사 지분율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에이케이아이에스와 AK홀딩스가 애경산업과 제주항공, 에이케이에스앤디 지분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 합병을 하면 지주사와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애경개발은 총수일가 지주사 지배력을 더 확대시켜주는 촉매제와 같다.

하이트진로 또한 박태영 부사장과 박재홍 상무가 지주사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 서영이앤티 활용이 필수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이 각각 19.32%와 조양래 회장 23.59% 등 총수일가 직계 가족이 70%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어 합병보다는 승계시 지분 매입을 위한 총알 역할이 더 적합하게 여겨진다. 세아그룹은 이주성 전무가 세아홀딩스 17.95%와 세아제강지주 19.8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 이태성 세아베스틸 전무가 세아홀딩스 지분 35.12%로 최대주주라 세아제강지주쪽으로 에이팩인베스터스가 활용될 여지가 크다.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 카카오톡에서 톱데일리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인기기사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