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북관계 ②] 적대행위 중단 약속 했지만… 안보 불안 여전
[위기의 남북관계 ②] 적대행위 중단 약속 했지만… 안보 불안 여전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1.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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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군사합의서 ‘군사적 긴장 초래하는 적대 행위 금지’
南 국방비 증액·전략자산 도입… 北 탄도미사일 발사 응수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난항… “신뢰 조성 필요”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남북 군(軍) 수장은 지난해 9월 적대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9·19군사합의서’를 채택했다. 한반도 분단 질서를 해소하고, 북한 비핵화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은 평가할 부분이다.

국방부가 지난 9월 발표한 ‘9‧19 합의 이행현황 및 성과’를 보면, ▲ 상호 적대행위 전면 중지조치 시행 ▲ JSA 비무장화 조치 ▲ DMZ 내 상호 GP 시범 철수 ▲ 남북공동 유해발굴 지역 지뢰 제거 및 도로 개설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이 합의서에 따라 남북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 기준 남북 각 5km를 완충 구역을 둬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할 수 없다.

북한군은 과거 MDL 5km 인근에서 다수 포병사격과 야외기동 훈련 등을 지속적으로 벌였지만, 9·19군사합의 이후 일체 하지 않고 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우리 군도 일부 포병사격 진지·표적지를 MDL 5Km 외곽의 대체 진지로 전환해 훈련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 같은 성과를 들어 “남북한과 유엔사는 영상정보 공유시스템을 구축해 상호 투명성을 제고했다”며 “북한이 9․19군사합의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단호하게 시정조치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군 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지난해 12월 12일 상호검증에 나섰다.(사진=‘정책브리핑’ 제공)
남북 군 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지난해 12월 12일 상호검증에 나섰다.(사진=‘정책브리핑’ 제공)

■ 한반도 냉전 구도 여전… ‘협상·도발’ 패턴 계속

하지만 남북관계는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오리무중이다. ‘신뢰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열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려 한반도의 냉전 구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장밋빛 전망을 내놨던 우리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는 제동이 걸렸다.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 완화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경제·사회문화 교류의 문은 굳게 닫혔다. 지난달 23일 현지 언론 보도로 알려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관광 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는 안보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협력마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4·27판문점 선언을 통해 약속한 남북한의 ‘단계적 군축’ 역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비핵화 실무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부는 대규모 군 전략자산을 도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오늘 처음 공개한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최신 장비와 막강한 전력으로 무장한 우리 국군의 위용에 마음이 든든하다”며 ‘힘에 의한 평화’를 재차 강조했다.

다음 날(2일) 북한은 새벽 동해상으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쏘아 올려 또 다시 긴장을 초래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이날 “북남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 근본 원인은 한마디로 말하여 남조선당국의 배신적 행위에 있다”고 짚었다. 남북 정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상과 도발’ 패턴이 이어지는 한반도 안보 패러독스가 지속되는 형국이다.

 

북한이 지난달 10일 ‘조선의 오늘’을 통해 공개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 모습. 북한은 우리 정부의 전략자산 도입에 따른 불만 표시로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사진= ‘조선의 오늘’ 제공)
북한이 지난달 10일 ‘조선의 오늘’을 통해 공개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 모습. 북한은 우리 정부의 전략자산 도입에 따른 불만 표시로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사진= ‘조선의 오늘’ 제공)

■ 北, 南 무력증강 잇단 반발… 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난항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12일 우리 정부의 국방비 증액과 첨단 무기 체계 도입을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적대행위 금지를 약속한 9·19군사합의 미준수를 들어 우리 정부에 대해 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메아리는 ‘북남선언들을 무색케 하는 사상최대규모의 국방예산’이라는 기사를 통해 “남조선당국은 북남선언들과 군사분야합의서를 란폭하게 짓밟고 동족을 겨냥한 무력증강책동에 계속 광분하고있다“고 했다. 이어 “남조선당국의 배신적인 행동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군사 도발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다.

실제 국방부가 지난 8월 공개한 내년 예산안을 보면, 사상 처음 50조 원을 넘겼다. 전력운영비가 33조 4612억, 방위력개선비 6조 6915억 원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방위력개선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11%로, 지난 보수 정부 9년 연평균 증가율 5.3%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정부의 과도한 국방비 증액은 북한 도발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9·19군사합의를 통해 약속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미지수다.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 군 당국은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여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확약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는 전방부대 지휘관 간의 직통 전화 설치, 신호 규정 제정 등 군사 분야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신뢰 구축 기구인 셈이다.

위원장은 ‘고위급 군사 협의체’로, 차관급이 맡는다. 분기 1회 정기 회담을 통해 군사 분야 현안 등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위원회 구성 역시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에 상존한 안보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선 남북한 공히 물리적 충돌은 물론 적대적 인식을 거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비핵화 협상 이후 북한이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군사력이 적정한지 남북이 서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 군의 군비 증강이 북한에 적대적 위협을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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