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기자들 전망, “내년 북미관계 밝지 않아”… 변수는 美 대선
북한 전문기자들 전망, “내년 북미관계 밝지 않아”… 변수는 美 대선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1.28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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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극동문제연구소서 ‘한반도 정세: 2019년 평가와 2020년 전망’ 토론회
‘하노이 노딜’이 결정적 국면… 北 협상 공세적
“文, 중재자 아닌 촉진자 해야”… 한미워킹그룹 회의론도 나와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올해 한반도 정세 변화의 큰 변수는 ‘하노이 회담’이었다. 남북관계는 내년 정치 일정에 따라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 2019년 평가와 2020년 전망’ 토론회에서 북한 전문가들이 내린 한반도 정세는 이렇게 요약된다. 

내년에는 한국 총선(4월)을 시작으로, 미국 대선(11월)이 예정되어 있다. 그 사이 7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린다. 전문가들은 굵직한 정치·사회적 이벤트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만큼 대외 변수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여서다.

이날 토론회는 국내 주요 언론사 북한 전문 기자들이 올해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내년 정세를 짚어보는 자리다. 이들은 한반도 정세가 출렁였던 가장 큰 변수로 지난 2월 ‘노딜’에 그친 ‘하노이 회담’을 꼽았다.

회담 이후 전반적인 남북미 관계는 지난해보다 경색됐지만, 6월 판문점 회동과 3차 북미회담 가능성 등 톱다운(정상회담) 형식의 대화 기조가 유지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8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 2019년 평가와 전망’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발제자로 나선 왕선택 YTN 기자는 “올해 전반적인 북미관계는 협상 국면이 유지됐지만, 관계개선 측면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분석했다.(사진=최종환 기자)
28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 2019년 평가와 2020년 전망’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발제자로 나선 왕선택 YTN 기자는 “올해 전반적인 북미관계는 협상 국면이 유지됐지만, 관계개선 측면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분석했다.(사진=최종환 기자)

■ “하노이 노딜 이후 北 협상 공세적”

발제자로 나선 왕선택 YTN 기자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협상 전략이 종전선언에서 체제보장으로 선회했다고 평가했다. 그 배경으로 북한 내 강경파 등장, 내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마무리에 따른 성과 중시 등을 제시했다.

왕선택 기자는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미관계가 정체 상태에 빠졌다”며 “북한은 연말을 시한으로 한국과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갖고 오라고 했다. 협상 프레임은 지난해 종전선언, 대북제재였지만 지금은 안전보장, 적대시 정책 폐기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올해 전반적인 북미관계는 협상 국면이 유지됐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협상 지연에 따른 피로감과 불투명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왕 기자는 하노이 노딜에 따른 북한의 협상 전략이 수세적 입장에서 최근 공세적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협상 조직으로 노동당은 퇴조했고, 김영철에서 최선희 외무상이 협상 자리에 올랐다”며 “북한은 제재해제를 왜 받아야 하는지 뒷받침하기 위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반도 정세를 ‘조정기’라고 보고, 우리 정부가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왕선택 기자는 “촉진자는 동맹이나 동족 관계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역할로 공식적, 공개적 활동은 물론 비공식적 행보를 보여도 모순될 일이 없다”며 “북미관계 개선 지원 활동을 간접적이고 다양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회 발제자인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는 “북한은 2020년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를 맞아 미국의 대북제재를 부각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보수적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사진=최종환 기자)
토론회 발제자인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는 “북한은 2020년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를 맞아 미국의 대북제재를 부각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보수적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사진=최종환 기자)

■ “美, 한미워킹그룹서 남북관계 저해”

한편에선 한반도 정세가 경색된 이유로, 지난해 결성된 한미워킹그룹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지난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개성공단 재개 의제가 한미워킹그룹 내 공식 회담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아무런 조건 없는 개성공단 사업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제안했지만, 한미 간 이견이 불거지면서 현재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는 상태다.

이제훈 한겨레 기자는 “올해 남북관계 평가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개성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다”며 “연락사무소 활동이 남북관계의 바로 미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협상 태도를 두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했지만, 미국은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한국 주도의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내년 전망에 대해선 “북미협상이 지지부진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언급했지만, 핵실험 재개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군사 도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내놨다.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는 북한 변화의 중요한 단서로 내부 권력기구의 ‘세대교체’를 꼽았다. 그는 “제14기 1차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가 권력기구의 수장들을 모두 바꿨다”며 “김정은 2기 정권을 이끌어갈 권력집단의 세대가 교체됐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최근 북한의 ‘백두산 구상’을 예로 들며 북한이 협상에만 집중하기보다 체제결속 차원에서 ‘자력갱생’ 구호를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20일 “적대세력들이 짜놓은 붕괴시간표를 번영의 시간표로 바꾸어놓을 수 있게 하였다”며 “자력은 인간의 최고의 힘이며 국가의 최강의 상징이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장용훈 기자는 “북한은 2020년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를 맞아 미국의 대북제재를 부각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보수적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20년 북미관계 키워드로 ‘미국 대선’을 꼽았다.

김동엽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내년 대선 기간 북한 문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기 위해 최소한 현장유지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과도한 진전은 미이행 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짚었다.

향후 북한의 협상 전략에 대해선 “북한은 2020년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을 평가하고, 2021년 4월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새로운 경제 전략을 제시하면서 북미협상 2라운드를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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