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T VR버스 타고 광주 가는 길, '멀미'는 맞고 'VR'은 틀리다
[르포] KT VR버스 타고 광주 가는 길, '멀미'는 맞고 'VR'은 틀리다
  • 이진휘 기자
  • 승인 2019.11.29 16:27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광주' 노선 VR 체험 버스, 멀미 유발자
서비스 안내 미흡, VR 사용 고객 없어
KT는 금호고속과 VR 서비스 사업 협약을 맺고 ‘서울-광주’ 노선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V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범서비스는 올해말까지. VR 기기 10대가 탑재된 버스가 하루 1대씩 운행된다. 사진=이진휘 기자
▲KT는 금호고속과 VR 서비스 사업 협약을 맺고 ‘서울-광주’ 노선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자사 VR 서비스를 연말까지 시범적으로 제공한다. VR 기기 10대가 탑재된 버스가 하루 1대씩 운행된다.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30일 서울서 광주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 좌석 앞 KT VR(가상현실) 장비가 매달려 있다. 연말까지 KT가 시범적으로 운영한다는 일명 '버스 VR'이다. 착용하자마자 멀미가 시작됐다. 도착까진 3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KT는 올해 연말까지 ‘서울-광주’ 노선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VR 서비스를 제공한다.  VR 기기 10대가 탑재된 버스가 하루 1대씩 운행된다. 톱데일리가 직접 서울-광주 노선을 타고 '버스 VR'을 체험해봤다.

버스내 이용할 수 있는 VR 축구 게임 콘텐츠를 촬영한 장면. 사진=이진휘 기자
▲버스내 이용할 수 있는 VR 축구 게임 콘텐츠를 촬영한 장면. 참고로 재미를 기대하긴 힘들다. 승부차기만 할 수 있는 초보적 수준의 축구게임이다. 이마저도 중간에 20~30초간 게임이 멈추는 등 허술했다.  사진=이진휘 기자

고속버스에 비치된 VR기기는 ‘슈퍼VR’로, KT가 지난 7월 출시한 VR 헤드셋이다. 중국업체 ‘피코’의 G2 모델을 기반으로 했다. 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VR 콘텐츠는 ▲영화 60편 ▲야구·축구·윷놀이 등 VR 게임 8편 ▲360도 VR 영상 11편 등 총 79편이다. 

KT는 통신회사지만 버스 안 VR기기는 자체 내장된 메모리에서 콘텐츠를 꺼내왔다. 버스가 터널, 장애물 등을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끊김 현상을 의식한 듯 보였다. 지상파 채널 시청 등 실시간 영상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

■놀라운 무관심, 멀미가 1+1

금호고속 광주행 버스 내부에 비치된 KT의 VR 헤드셋. 사진=이진휘 기자
▲금호고속 광주행 버스 내부에 비치된 KT의 VR 헤드셋 모습. 사진=이진휘 기자

승객들은 VR 기기 대신 버스 앞좌석 TV를 시청했다.  VR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옆에 앉은 승객에게 슬쩍 "VR 사용법 아냐"고 넌지시 권했지만 그는 "모른다"면서 창가로 눈을 돌렸다. 

장시간 여행 동안 VR 콘텐츠로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흥미롭다. 하지만 멀미가 문제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멀미 가능성이 충분한데 VR 기기를 이용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VR 기기는 특유의 어지럼증이 있어 예민한 사람은 평상시에 사용해도 멀미 증세를 호소한다. 

평소 어지럼증에 약하다면 고속도로에서 VR 이용시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다간 멀미가 두 배가 될 수 있다. KT는 달리는 버스안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콘텐츠들로 구성했다고 했지만 실제 기자가 사용해보니 눈의 피로감과 어지럼증, 소화불량 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서울과 광주까지의 거리 290.8㎞, 3시간 반 동안 버텨야 한다. '귀미테'와 검은색 비닐봉지 없이 버스 안에서 장시간 VR기기 활용은 삼가하는 편이 좋겠다. 

배터리 용량도 문제가 됐다. KT ‘슈퍼VR’의 제품 사양을 보면 기기 배터리 성능은 최대 3시간이다. 서울과 광주까지의 거리는 3시간이 넘는다. 버스 안 배터리를 충전할 보조 배터리나 외부 전원은 따로 없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슈퍼VR’은 광주 도착전에 배터리가 버티지 못하고 꺼져버렸다. 

KT가 출시한 '슈퍼VR' 사양. 배터리는 최대 3시간 지속된다. 사진=KT
▲KT가 출시한 '슈퍼VR' 사양. 배터리는 최대 3시간 지속된다. 사진=KT

서비스 홍보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온라인 버스 예매시 서비스 안내를 확인할 수 있지만 터미널에서 티켓 구매시 관련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표를 판매하는 직원도 KT의 VR 서비스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터미널 직원은 “버스 관련 이벤트가 있다면 금호고속에 직접 물어보라”고 했지만 해당 버스를 탈 때까지 아무런 안내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해당 버스에 '우연히' 앉은 손님들은 '당연히' 검은 커버속에 숨겨진 VR 기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VR 서비스 이용 안내서는 앞좌석 그물망 속에 들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KT는 고객 선호도를 파악해 이후 서비스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VR 서비스를 확장해 버스 노선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버스 안 VR 서비스의 향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남는다.

광주에 도착할 때까지 10대의 VR 기기중 사용된 기기는 기자가 이용한 단 1대뿐 이었다. 나머지 9대는 커버에서 나오지도 못했다.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 카카오톡에서 톱데일리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꾸무리 2019-11-30 02:41:16
기자님이 프리미엄버스를 처음타보셨나보내요!의자옆에 충전할수있는곳있던데!usb단자때문에1번씩타보는데,비싸도 편하고해서~~~

헐크짱 2019-11-29 18:23:33
어제 광주갈일 있어서.. 체험해봤습니다.
뭐 개인적 차이는 있겠지만 어지러움은 잘 모르겠던데요 ..
VR 서비스한다고 해서 프리미엄 첨 타봤네요.. 좋더군요
자리도 넓고.. 참고로 저는 버스에서 도착할때까지 사용했습니다. 충전 단자는 의자 에 바로 있던데요 ...

하늘바다 2019-11-29 17:36:37
버스안 충전할수있는데 확인해보고 기사 써주세요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인기기사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