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능이 공정하다고?… ‘줄 세우기’ 확대될 것”
[인터뷰] “수능이 공정하다고?… ‘줄 세우기’ 확대될 것”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1.29 17: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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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 힘’ 대표
“교육은 국민 ‘역린’… 정치논리로 풀어선 안 돼”
“정시 확대로 공정성 높일 수 없어”
"국·공립 공동학위로 학벌주의 없애야"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한동안 정국을 흔들었던 이른바 ‘조국 사태’로 교육계의 민낯이 드러났다. 조 전 장관의 딸 조 모양이 제1 저자로 등재된 논문은 학회 검증 결과 ‘게재 철회’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최근 교육부 감사에서는 자녀의 대학 입학을 위해 참여하지도 않은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교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교육부는 지난 28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폐단을 막고자 정규교육과정이 아닌 비교과 활동을 대학 입시에서 폐지하기로 했다. 어학 특기자 전형 등도 없앤다. 학종과 논술위주전형으로 쏠림이 있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부터 수능 위주 전형 비중을 40% 이상 높여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실질적인 ‘교육 공정성’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시 확대’로 대학 서열화, ‘줄 세우기’라는 교육계의 병폐가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기자가 만난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 힘’ 대표는 정시확대·수시축소라는 이분법적 논의에서 벗어나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대안으로 ▲ 교사 자율권 확보 ▲ 정시 비중 축소 ▲ 수능 개편(주관식 문항 도입) 등의 아이디어를 내놨다.

김형태 대표는 1990년부터 20년 가까이 국어 교사로 몸담았다. 2010년 서울시 교육의원으로 활동하면서 4년 동안 교육 정책을 다뤘다. 2015년 현직 교사 등이 뜻을 모아 조직된 ‘교육을 바꾸는 새 힘’은 정책 개발, 교육 문제 공론화 등을 벌이고 있다. 성장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는 김 대표의 교육 철학이 담긴 단체다.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 힘’ 대표.(사진=최종환 기자)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 힘’ 대표.(사진=최종환 기자)

- 교육 공정성 문제로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교육은 국민에게 ‘역린(분개할 만한 약점)’과 같다. 좋은 대학 나와야 안정된 직장을 얻고, 출세한다는 믿음, 신화라는 게 있어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면 사람들은 크게 분노한다. 일종의 ‘거룩한 분노’라고 표현하고 싶다. 과거 ‘정유라·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태’도 마찬가지다. 모두 교육 문제로 시작됐다. 학생들은 거리로 나와 촛불집회에 참가했고, 결국 대통령까지 탄핵당하지 않았나”

- 이 문제에 교사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교육 불공정 문제가 불거질수록 가장 답답해하는 사람은 교사들이다. 교실은 착잡하고 자괴감에 빠진 분위기다. 하지만 교사들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이들도 배울 만큼 배웠는데,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제도적으로 제한된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유럽 등 선진국에선 교사들의 재량권이 많다. 교재도 직접 선택한다. 교육 과정 편성도 교사가 직접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교사들의 재량권이 없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에 불과하다. 제도적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다. 자치권을 높여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 한편에선 교육계가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솔직히 교사와 교수들도 이번 사태에 자유롭지 않다.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제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명문대 진학에만 몰두하고 있다. 동아리활동·봉사활동·수상실적 등을 허위로 쓰거나 부풀리기 해도 눈감아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교사인 한 아버지는 고3 아들의 이름으로 ‘기술특허’를 낸 적이 있다. 학교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지만,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대부분 ‘대학에서 짚고 넘어가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학생은 기술특허를 인정받아 4년 장학금을 받고 명문대학에 진학했다. 이 밖에 다른 사례도 많다.”

- 대학 입시에서 ‘부모 찬스’가 논란이 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두 달 넘게 이어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으로 일부 계층의 특권을 이용한 꼼수와 반칙이 드러났다.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교육 불공정과 불평등을 어떻게든 개선해보려는 노력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나머지 원인 진단과 처방을 잘못 내놨다. 정시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보고, 교육부·교육감협의회·국가교육회의 등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학교 현장과 교육 주체 의견은 배제됐다. 중병에 걸렸거나 크게 다쳤을 때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해야 한다. 급하다고 민간요법 차원이나, 여론을 따라가는 식의 대증요법은 해결은커녕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할 뿐이다”

- 정시 확대의 폐단은

“대학 입시 과정에서 정시 비중을 높이면 누가 웃을까? 정시는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것은 이미 통계수치로 확인됐다. 정부가 정시 확대라는 말만 꺼내도 서울 강남과 목동 일대 집값이 들썩거릴 조짐을 보였다. 사교육업체 주식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현행 체제에서 정시를 확대하면,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고시생들처럼 재수생·삼수생의 증가도 불가피하다. 소수정예학원, 족집게 과외 성행 등 사교육업체 배만 불려줄 가능성도 있다. 안 해도 될 공부(재수)를 하게 돼 개인적, 국가적 낭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 수능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보나

“솔직히 수능은 교육 공정성과 거리가 멀다. 전국의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는 변별력이 공정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시험이다. 대학 입시 과정에서 수능 비중이 높아지면 주입식, 문제풀이식 교육이 선호된다. 교실은 다시 ‘잠자는 교실’로, 학교는 ‘입시학원’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는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일이다”

- 수능 문제를 개편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암기식 교육의 단점을 줄이려면 수능에도 ‘서술형·논술형 문제’를 도입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을 봤고, 프랑스는 논술 형태의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를 시행한다. 지금의 오지선다형 시험 한 번으로 학생의 잠재력과 가능성, 상상력을 측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능은 변별력만 있지 교육적이지 않은 시험이다”

- 비교과 영역은 어떻게 개편해야 할까.

“소위 ‘부모 찬스’가 통하는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 활동)’은 입시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고, 교과영역인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수업 시간에 행한 결과들을 대폭 반영하면 된다. 학종에서 내신 반영 비율과 학생부 교과전형 비율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기초생활수급가정과 차상위 계층 자녀들을 위한 기회 균형 선발 전형도 확대해야 한다”

- 이상적인 정시·수시 반영 비율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비유하면 수시가 주관식, 정시는 객관식 시험으로 볼 수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정시 비율을 차츰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대학 입시 공론화를 통해 대학별 정시 비율을 30% 선에 한다고 합의했다. 이 정도 수준만 지킨다면 교육계도 큰 불만은 없을 것 같다”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 힘’ 대표.(사진=최종환 기자)
김형태 ‘교육을 바꾸는 새 힘’ 대표.(사진=최종환 기자)

- 교육부는 특목고, 자사고(자립형사립고)를 오는 2025년까지 폐지한다고 밝혔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고, 혁신학교, 직업학교(특성화 학교)는 확대해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우리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열화되고, 서열에 따른 분리 교육을 받았다. 성적이 낮은 학생은 스스로 ‘실패자’, ‘열패자’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잘못이라면, 학교 다양화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황폐화시킨 것이다. 다양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학교를 서열화하고 분리하는 수직적인 다양화는 분명 교육적이지 않다”

- 대학 서열화를 없애기 위해 대안으로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내놨다.

“‘대학 서열화’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사회적 병폐다. 지방인재 유출방지, 균형 성장 등을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이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다. 내가 제안하는 방향은 서울대는 학부 과정을 없애고 대학원 중심으로 개편한다. 전국에 있는 25개 국공립대는 한국 1대학, 2대학 식으로 바꾼다. 이렇게 되면 지방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오지 않고, 해당 지역 거점대학으로 가게 된다. 인재가 분산되면 수도권 과밀화가 없어지고, 국가 전체적으로 균형 성장이 이뤄진다. 프랑스도 68혁명 이후 파리 1대학으로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의 기본 목표는 성장이 아닌 행복이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한국과 달리 북유럽에서는 학생 행복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자율권이 부여되고, 다양한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과 평가가 이뤄진다. 앞으로 학생들이 좋은 대학, 학위에만 몰두하지 않고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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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폐지 2019-11-29 18:20:18
수능 공정하지 않죠?
글치만 교실에서부터 교사들이 차별하는
학종보다는 1000만배는 공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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