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명 가를 12월… 북핵·방위비 협상 산적
한반도 운명 가를 12월… 북핵·방위비 협상 산적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2.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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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못 살리면 한반도 정세 과거로 회귀 가능성 ↑
전문가들 “남북관계 낙관 힘들어… 관광 산업이 대안”
3~4일 한미 방위비 협상… 치열한 줄다리기 예상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12월이 밝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못 박은 연말 협상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면 타개를 위한 우리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내년 한반도 정세는 북미 정상이 2017년 ‘화염과 분노’를 일삼았던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추가 도발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2020년에는 한국의 총선(4월)과 일본 도쿄 올림픽(7월), 미국 대선(11월)이 줄줄이 열린다. 정치적 격변기에 따라 우리 정부의 탄력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현재 상황은 안과 밖으로 녹록치 않다. 시야를 한반도로 좁혀 보면, 남북관계는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이후 ‘올 스톱’ 상태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드러났듯 동맹에 대한 미국의 부담주기,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일관계 장기간 악화 등이 겹치면서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야 할 우리 정부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관계가 풀리더라도 남북관계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며 “현재 미국과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통한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 틀을 깨기란 쉽지 않다”라는 현실론을 폈다.

그러면서 “미국과 보조를 맞춰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정책브리핑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정책브리핑 제공)

■ 북한 관광 통해 대화 모멘텀 살려야

지난해 4·27판문점 선언을 통해 ‘새로운 남북관계’를 천명했던 남북 정상은 올 들어 판문점 깜짝 회동 말고는 아무런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를 공헌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북한 비핵화 협상은 지금까지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8개월 만에 열린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은 북미 간의 이견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 보여줬다.

북한은 생존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라고 주장했고,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반박했다.

협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신고해야 대북제재를 유예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각자 주장만 되풀이 한 채 비핵화 협상은 한 치 앞을 나가지 못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달 28일 ‘2019년 평가와 2020년 전망’ 토론회에서 앞으로 북미관계가 복잡하게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모두가 원하는 ‘빅딜’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위기 등 미국 국내 정치 상황에서 북핵 관련 의회의 초당적 협력이 불가능하고, 스몰딜은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국내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북한 문제에 강경 입장을 보인 인사들이 미국 정가에 전면에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 북미관계가 개선될 여지는 낮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김정은과 트럼프 모두 올해 내 되돌릴 수 없는 북미관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1~2차례 실무협상과 연내 또는 내년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전망해 향후 정치적 셈법에 따른 북미관계의 극적인 변화는 배제할 수 없다.

비핵화 협상이 장기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현실적인 해법은 대북제재 우회를 통한 남북관계 발전이다. 국제적으로 대북제재가 대세인 만큼 이를 지키면서도 정부의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대북제재 때문에 당장 남북 교류협력을 할 수 없더라도 제재를 우회한 북한 관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금강산 관광에만 몰두하기보다 북한의 원산·갈마지구를 남북이 함께 개발해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뉴스핌 제공)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뉴스핌 제공)

■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치열한 줄다리기 예상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가 오는 3일부터 이틀 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연내 협상 타결을 원하는 미국의 입장이 반영돼 한미는 3차 회의 결렬 이후 10여 일 만에 마주 앉게 됐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놓고 한미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내년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 1조 389억 원의 5배 수준인 5조 6000억 원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남중국해 작전 전개를 위한 전략자산 운용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 때는 3000만 달러, 이번 11차 협상에서는 3배가 넘는 1억 달러 치 청구서를 내밀었다.

주한 미군 가족 지원 등 기존 협정에서 없는 항목도 신설해 미국 전직 관리조차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로크 전 주중 미국대사는 “미국은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킴으로써 혜택을 얻고 있다”며 “한국이 제공하는 어떤 기여보다도 비용이 덜 들고 미 본토에 병력을 두는 것보다도 분명히 비용이 덜 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위비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출범 초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그가 치열한 돈 계산을 통해 도출한 방위비 증액을 섣불리 철회할 개연성은 낮기 때문이다.

이상근 연구위원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보다 4% 증액을 요구했다”며 “국민 정서상 내년 방위비 분담금은 2조 원대로 올리기 힘들다. 한미 당국이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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