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로운 길’ 윤곽 “자력갱생 박차… ICBM 도발 낮아”
北 ‘새로운 길’ 윤곽 “자력갱생 박차… ICBM 도발 낮아”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2.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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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안한 연말 시한 다가와… 한반도 정세 ‘꽁꽁’
“연내 비핵화 협상 타결 어려워”
“南, 한미연합훈련 중단으로 협상 이끌어야”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비핵화 협상이 결렬돼도 북한은 극단적인 선택 못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의 ‘새로운 길’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언급한 표현이다.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해왔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향과 행동은 밝히지 않았다.

3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9년 한반도 정세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길’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이전처럼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북미 비핵화 협상은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진전된 내용은 없다. 양국은 서로 평행선만 달리면서 한 해 달력을 넘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3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9년 한반도 정세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길’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이전처럼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사진=최종환 기자)
3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9년 한반도 정세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길’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이전처럼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사진=최종환 기자)

■ 北, 중국 뒷배로 자력갱생 나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은 북미 간 정치적 셈법에 따라 연내 실무회담이 열릴 수 있지만, 성과는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담을 바라보는 양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려서다.

조성렬 위원은 “북한과 미국 양측 모두 이번 기회를 놓치면 외교적 방식으로 북한 핵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등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공감하고 있다”며 “최소 12월 중 2차 실무회담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하지만 3차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 범위·대상·로드맵 등을 타결하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연내 개최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조 위원은 미국의 대선 레이스를 언급하며 “내년 2월 3일 미국 아이오와 첫 예비경선, 늦어도 5월 NPT평가회의 이전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과거 북한은 1995년 NPT연장회의를 앞둔 1993년 3월 NPT탈퇴를 선언해 미국을 압박했고, 결국 1994년 10월 극적으로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를 이끌었다. 정치적 셈법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 향후에도 언제든 협상 재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성렬 연구원은 핵 협상 결렬을 대비한 북한의 ‘새로운 길’은 '자력갱생'임을 꼽았다. 미국에 제재완화 요구 대신 유엔안보리의 제재대상이 아닌 관광 산업에 눈을 돌려 외화를 확보하려는 이른바 ‘쿠바 모델’을 밟는다는 주장이다.

쿠바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제재 속에서 제재대상이 아닌 관광 산업을 통해 체제를 유지한 바 있다. 북한은 이 모델을 근거로 금강산과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마식령스키장이 하나로 연결된 문화 관광지구 개발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렬 자문위원은 이에 대해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진척이 없는 이유가 ‘합작 금지’를 규정한 유엔안보리 제재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독자개발을 통해 제재 대상이 아닌 개별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6월 평양 방문에서 인도지원 명목으로 식량 100만t(쌀 80만t, 잡곡 20만t) 무상지원과 중국관광객 100만 명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관광 산업 육성에 힘을 실었다.

조성렬 위원은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기 전까지 우리 정부의 역할로 ▲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포기하고 군사력 강화 ▲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안보환경 조성이라는 두 가지 플랜을 제시했다.

조 위원은 “2차 북미 실무협상 결렬 및 3차 북미정상회담 불발에 대비해 ‘비핵화 불가론’에 입각해 군사력 강화라는 ‘플랜 B’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도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 유도를 위한 군비통제 등 ‘플랜 A’ 마련을 위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이 우선과제다”고 짚었다.

■ 南 첨단무기, 남북관계 개선 걸림돌

우리 정부는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비해 한미연합훈련의 ‘전략적’ 중단으로 북미·남북 대화 국면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전략본부장은 “한국정부가 한미연합훈련과 한국의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북한 군부의 불만을 무시하고 북한의 모든 단거리 발사체를 ‘도발’로 간주하고 북한을 비난하기만 하면, 남북관계는 영원히 개선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된 내용으로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를 열어놓으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선 재차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미가 3~4월 간 ‘동맹 19-1’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하자 북한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군부는 대화상대인 우리의 면전에서 남조선 강점 미군과 함께 전투 폭격기를 비롯한 숱한 비행대력량을 동원하여 우리를 겨냥한 도발적인 련합공중훈련을 벌려놓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정성장 본부장은 해당 사례를 두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상당한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며 “북한이 SLBM 발사 같은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까지 잠정 중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한미가 다시 연합훈련을 잠정 중단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북한도 더 이상 미국과 협상을 거부하고, 중국도 환영하지 않을 고립주의적인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장 본부장은 진영을 초월해 정부의 외교·안보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비핵화 합의안 초안을 만들려면 국내 전문가들의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해야 한다”며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 권위 있는 전문가들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층을 설득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게 구축을 위해 여야정 협의 기구인 ‘한반도평화번영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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