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각, 미국 아닌 한반도선 전쟁 가능? 대북정책 급선회 우려
트럼프 내각, 미국 아닌 한반도선 전쟁 가능? 대북정책 급선회 우려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2.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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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핵 협상 촉구하며 “北에 무력 쓸 수도” 발언 파장
쿱찬 교수 “ 한반도 전쟁 100% 없다고 확신할 수 없어”
재작년 광복절 축사서 文 “한국 동의 없이 군사행동 못해” 천명
현 정부 대북정책 비판 소지 있지만, 美 인사들 ‘전쟁’ 운운 가당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스핌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스핌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미국 인사들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무력사용’ ‘전쟁 가능성’ 등 한반도 정세를 자극할 발언을 쏟아내 긴장이 감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주영국 미 대사관저에서 “자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도 “북한에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뢰관계 구축’을 약속한 지난해 6·12싱가포르회담 이후 정상 간 유화 제스처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발언은 다소 수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톱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북미 양국은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같다”고 짚었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를 비롯해 올해 13번이나 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없음’으로 여긴 것을 고려해보면 이번 발언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암시한다.

학계에서도 미국의 대북 군사력 사용을 암시하는 발언이 나왔다.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 4일 국립외교원에서 개최된 ‘전환기 동북아 질서’라는 국제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두고 “미국은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미국의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100%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과 긴장’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비핵화 협상이 중대 기로에 선 시점에 세계적 석학의 입에서 군사적 옵션이 거론되는 모습이 적절한지 물음표가 달린다.

미국 인사들의 거듭되는 강경반응은 현재 전개되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불만족스럽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탄핵 위기와 미중무역전쟁 등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업적으로 내세운 ‘북미관계 개선’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이자 국면 타개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미국은 자국의 정치적 혼란기에 상대를 자극하며 판을 깨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대표적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2년 1월 연두교서에서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하며 반테러 전쟁을 시사했다. 실제로 미국은 이듬해 이라크 전쟁을 일으켜 중동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켰다. 같은해 볼턴 미국 측 6자회담 대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라고 칭하면서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결국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2005년 2월 핵보유를 선언했다. 클린턴 정부와 체결했던 북미 제네바기본합의는 폐기되는 수순을 밟았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소리는 축소됐고,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로 회귀했다.

북미관계가 기본적으로 ‘적대’에서 출발한다고 볼 때 입장차는 당연하지만, 전쟁과 무력사용을 내뱉는 미국 인사들의 최근 언행은 한국 정부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정책브리핑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정책브리핑 제공).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부터 구상한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남북화해를 통해 평화경제를 실현한다는 주장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더욱이 미국 주도의 대북 군사력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전면 배치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월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무력사용에 대한 자주권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등의 험악한 설전이 오간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대화를 유도한 담화였다. 문재인 정부의 끈질긴 ‘평화 프로세스’는 지난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대표가 이달 중순경 방한할 예정이다. 북핵·방위비 협상 등 산적한 현안들을 담당하는 그의 입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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