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우조선해양 불법 하도급, 또 1년이 지나갔다
[인터뷰] 대우조선해양 불법 하도급, 또 1년이 지나갔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12.27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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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
"정권이 바뀌고, 국정감사 나갔어도 이뤄진 게 없다"
"수주절벽 핑계 속 책임 회피, 협력업체는 죽어가는 중"
"조성욱 위원장, 김상조 정책실장 이제는 묵과하지 않아야"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이제는 모든 게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은 또 다시 언제가 될지 모르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수주를 따내면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피해 협력업체에게 줄 돈은 없다는 대우조선해양이 있다.

김상조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오고, 2018년 말 대우조선이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로부터 검찰 고발 조치를 당할 때만 해도 윤범석 전국 조선해양플랜트 하도급 대책위원장은 피해보상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올해는 국정감사에 피해 협력업체 대표로 출석해 당했던 피해도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을 보냈지만 결과로 이어진 건 아무것도 없다. 윤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국무조정 실장과 KDB산업은행이 이 문제에 대해 얘기했음에도 이뤄진 게 없어 답답하다”며 “정권이 바뀌고 기대도 많았는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가 토로할 정도면 우리로서는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정치적 행위까지 다 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피해 협력업체 대표들과 가족들, 근로자들은 절벽에 몰려있지만 올 한해는 말뿐인 정치권에 계속 휘둘렸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실망감도 표했다.

대우조선의 입장은 한결 같았다. “더 이상의 피해보상은 없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수주절벽 핑계를 대면서 자꾸 저질렀던 잘못을 면피하려는 상황 속에 피해업체는 죽어가고 있다”며 “대우조선은 자기들이 피해구제를 위한 돈을 다 줬다,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하는데 70여 개 대책위 협력업체 중 5~6개 정도만 사업을 하고 있을 뿐 폐업하고, 신용불량자가 되고 모두 다 어렵게 연명하고 있다”고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말 뿐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해 4월 공정위 처분을 두고 서울고등법원에 과징금 부과처분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공정위 검찰 고발에 따른 벌점으로 대우조선은 공공입찰 금지 조치까지 당했지만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줌에 따라 제약 없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공정위는 조선 3사에게 피해 협력업체 보상에 대해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공정위 요구와 국정감사에서 보였던 국회, 정부의 외침은 대우조선에게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다.

윤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국정감사 이후에 정치적 이슈 때문에 민생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데, 대우조선 하도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조선 3사 하도급 문제 단추를 끼울 수 없다”며 “공정위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피해보상에 소극적임에 따라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윤 위원장은 “행정소송 과정에서 대우조선이 자신들의 발등을 찍는 자료들을 내놨기 때문에 현재 흘러가는 분위기로는 대우조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협의는 하고 있지만 행정소송 결과를 가지고 구상권 청구라도 들어갈 수 있고 피해보상에 대한 태도도 달라지지 않겠냐”고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이와 함께 윤 위원장은 “피해업체들은 이대로 행정소송을 하고 끌고 간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목숨을 걸어서라도 대우조선이 부도덕하며 정부의 처벌도 무시고, 수주를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를 돌아다니며 알릴 것”이라 밝혔다.

대우조선이 유지될 수 있는 건 십 수조 원에 이르는 혈세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을 놓고보면 오히려 혈세 투입이 대우조선을 피해보상에 소극적으로 나서게 만든 꼴로 보이기도 한다. 마치 공무원 마냥 ‘나만 살면 된다’는 태도다.

윤 위원장은 “대우조선은 어차피 현재 주인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시간만 떼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내부에서도 폭탄을 돌리며 배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는데 급급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대우조선은 ‘혈세가 들어간 기업을 함부로 할 수 있겠냐’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며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우여곡절 끝에 혈세를 투입했는데 지금 대우조선의 태도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고 토로했다.

내년에는 총선까지 겹쳐 있어 불법 하도급으로 피해를 본 피해 협력업체에 대한 보상 문제는 이미 2020년에도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이런 생각들을 대우조선이 공유하고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결국 문제의 해결은 대우조선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에 달려있다. 더군다나 이달 현대중공업에 이어 공정위의 대우조선 직권조사 결과에 따라 대우조선은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윤 위원장은 “내년에 대형 플랜트 발주가 많은데 대우조선의 부도덕함이 알려지면 발주사들 대우조선에 발주 주기를 꺼려할 것”이라며 “현재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현대중공업도 완벽하게 인수합병 됐을 때는 대우조선의 누군가에게는 책임을 지라고 할 것이고 그때 가서 고발 당하느니 지금이라도 피해구제 적극적으로 임해서 정상참작이라도 받는게 대우조선에게도 좋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올 한해 많이 떠든 것만큼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에 정치권에서도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 가시적 결과물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윤 위원장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위에 있을 때부터 조선업계 하도급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조사하는 와중에 청와대에 들어갔는데 청와대에서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을 충분히 해야한다”며 “올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재기를 하고 정상적인 삶을 산다고 해도 또 다시 대기업 갑질과 불공정 거래 피해자가 되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고 차라리 이 나라를 떠나 이민을 가는 게 더 희망을 가지는 길이 아니겠느냐”고 심경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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