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에 그친 北 ‘크리스마스 도발’… 배경은
기우에 그친 北 ‘크리스마스 도발’… 배경은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2.2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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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성탄절 전후 무력 도발 없어
중러 대북제재 완화 결의… “北, 관광사업 연계해 기대”
美, 한반도서 ‘글로벌 호크’ 감시 강화… “이상 징후 발견 시 선제 타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확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3차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모두가 우려했던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다. 당초 성탄절에 맞춰 도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북한은 26일 현재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도발을 늦춘 것에 대해 여러 분석을 내놨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은 지난 3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나왔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당당 부상은 이날 “우리를 대화탁에 묶어놓고 국내정치정세와 선거에 유리하게 써먹기 위하여 고안해낸 어리석은 잔꾀”라며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으며 이제 더는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이라고 말해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에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은 지난 7일과 13일 평안북도 동창리에 있는 국방과학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며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일에는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3차 확대 회의를 열어 ‘자위적 국방력 강화’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 군부대를 재배치 하는 등 중요한 군사 문제들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마스 선물-중대 시험-군사회의’ 등 일련의 행보는 도발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시험 발사 등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랐다.

하지만 북한은 크리스마스인 25일 아무런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아 모두 기우에 그쳤다. ‘로동신문’도 이날 관련 논평을 하지 않았다. 정세 변화와 신년사 구상, 미국의 압박 등에 따른 김정은 위원장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일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한중일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국제회의센터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 제재 완화 vs 미국 압박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이 다가왔지만, 북미 관계의 판을 깰 정도로 도발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배경엔 최근 중국과 러시아에서 제기된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이 거론된다. 중러는 지난 16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예외로 두자는 게 골자다.

UN의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특정 사치품 등의 거래를 막고 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과 교류협력 사업은 예외를 두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을 물류 운송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이런 이유로 제재 면제를 받았다.

앞서 우리 정부도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분위기를 띄웠다. 

문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중국 청두 세기성 박람회장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동북아에서 철도공동체를 시작으로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평화안보체제를 이뤄낸다면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는 더욱 많아질 수 있다”며 “평화가 경제가 되고, 경제가 평화를 이루는 평화 경제를 아시아 전체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선결 조건인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중러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가 UN 승인을 얻으면 북한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관광 사업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광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지난해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 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착공식까지 마친 상태로, 미국 등 대북제재가 완화되길 기다리고 있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후로 도발을 예고했지만 이상 징후가 없는 것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이 영향이 큰 것 같다”며 “하지만 신년사 이후 비핵화 협상 중지 등을 거론하며 지금과 다른 핵 협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반면,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따른 수위 조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미 공군 소속 글로벌호크 등 정찰기 4대가 한반도 상공을 상시 감시했다고 밝혔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적외선 탐지 장비와 고성능 레이더 등을 탑재해 지상 1cm 이하 물체도 식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이상 증후 발견 시 즉각 타격할 정도로 분위기가 매우 엄중했다고 평가했다. 동창리발사장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데 4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큼 미국이 선제 타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은 한반도 상공에 전략 자산과 정찰기 활동을 늘렸다”며 “이는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신호다. 북한의 위협감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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