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완화 운 띄운 文, 美 응답할까
대북제재 완화 운 띄운 文, 美 응답할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19.12.27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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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북미정상회담, 한반도 비핵화 촉진… 국제사회도 호응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美, 바로 풀지 않고 일시적 유예가 관행”
클린턴 행정부서 대북제재 완화했지만, 효과는 미미

 

지난 24일 한중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가 열리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은 앞으로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사진=청와대 제공)
지난 24일 한중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가 열리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은 앞으로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사진=청와대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를 시사한 기고문을 발표하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제재 완화는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호응 여부가 중요한 변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고 전문 매체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를 통해 “평화가 아무리 절실해도 한국이 마음대로 속도를 낼 수 없다”며 “평화를 함께 만들어갈 상대가 있고, 국제질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가 비핵화 협상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화와 행동이 계속되면 서로를 더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평화가 올 것”이라며 “서로의 생각을 모두 꺼내놓고 이것저것 행동해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기고문은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을 갖고 오라며 버티고 있고,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및 체제보장’으로 맞서는 지루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6일 유엔안정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해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해제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이 대북제재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 결의안 채택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의 결의안은 북미관계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도 있다”며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의 도발 변수를 막아보려는 취지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재작년 11월에도 같은 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한·아세안 협력 관계: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라는 글을 통해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고자”한다고 밝혔다. 이듬해 2월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아시아 국가들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 것이었다.

다만, 해당 기고문에서는 “이사이 지역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존재한다”고만 했을 뿐, 대북제재 관련 언급은 없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치고 약식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핌)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치고 약식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핌)

■ 美, 대북제재 완화 어렵지만 가능… “오랜 시간 걸릴 듯”

우리 정부와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사회를 상대로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여론을 조성한 가운데, 제재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미국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간 비핵화 협상에서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를 고수한 만큼 정부가 원하는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미국이 취하고 있는 대북제재는 크게 행정부 권한의 행정명령과 연방의회의 법령 두 가지다. 행정명령은 법제화가 필요 없어 대통령 의지만 있으면 바로 해제가 가능하다. 반면, 입법화된 제재는 의회 동의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연구서 ‘비핵화에 따른 대북경제제재 해제’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제재 완화 조치는 클린턴 행정부의 소비재 상품 수출입 허용 등이 거론된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1999년 9월 북미관계 개선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금지를 위해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일부 소비재 품목 교역을 중심으로 제재 완화를 단행했다.

북한 상품의 미국 수입과 미국 소비재 및 금융상품 판매, 북한 산업에 대한 미국 투자 허용 등 6개 항목이다. 하지만 북미 간 교역량을 보면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제재 관련 미국 법령은 ‘대북제재법’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적성국가법’과 ‘국제비상경제권한법’ 등과 맞물려 작동하기 때문이다.

실제 제재 완화가 이뤄진 2000년 이후 미국의 대북 수출은 2000년 270만 달러, 2001년 65만 달러, 2002년 2501만 달러, 2003년 798만 달러, 2004년 2375만 달러, 2005년 576만 달러, 2006년 8월 기준 0달러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 정치권 입장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을 말해준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클린턴 행정부 시기) 대북제재가 완화됐음에도 대북 수출액의 증가가 상당히 소규모에 그쳤다”며 “북미간 교역이 많이 없는 상태에서 제재를 해제해도 교역분야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다. 향후 일부 대북제재가 풀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의 제재 완화는 대통령의 행정명령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의회의 이해와 동의가 필요한데 미국의 정치구조상 쉬운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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