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에버랜드·삼성물산 등 "과거는 잊자"
삼성 준법감시위, 에버랜드·삼성물산 등 "과거는 잊자"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1.0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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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위원장 "위원회는 설치된 이후 사안 중심이 기본원칙"
에버랜드 전환사채, 경영승계 배제한 채 이건희 회장에게 '무죄'
삼성물산 합병 '현재진행형'…"이재용 부회장, 흔쾌히 수락했다"
김지형 법무법인 지형 대표변호사 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9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김지형 법무법인 지형 대표변호사 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9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재판에서 재판부가 제안해 설립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과거 일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중심에 삼성그룹 경영승계 문제가 자리잡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취지가 퇴색되는 결정이다.

9일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 준법감사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대표변호사는 위원회의 업무범위에 대해 “준법감시위원회는 위원회가 설치된 이후 사안을 중심으로 한다는 게 기본원칙이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에 따르면 위원회의 업무범위는 삼성그룹의 7개 대표 계열사들의 법 위반 리스크가 있는 후원금과 내부거래, 협력업체와의 하도급 거래,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분야와 함께 뇌물수수나 부정청탁 등 부패행위, 노조 문제, 경영권승계 문제까지 다룬다.

하지만 위원회가 과거 일에 대해서는 소극적 태도를 취함에 따라 지금 진행 중인 이 부회장의 재판은 물론 과거 진행된 경영승계작업에 대해서는 의혹이 남아 있음에도 그냥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는 이건희 회장에게 무죄를 안겨줌으로써 향후 경영승계작업을 용이하게 만들어준 사건이며, 삼성물산 합병 건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1996년 에버랜드는 1주당 7700원에 주주우선 배정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에버랜드가 발행한 전환사채는 125만4000주로 전체 지분의 62.5%에 해당한다. 또 1주당 8만5000원임을 감안하면 1/10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이런 가격에도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했으며 삼성전자, 제일모직, 중앙일보, 삼성물산 등 법인 주주 또한 인수하지 않은 점은 의문이다. 어쨌든 에버랜드는 배정되지 않은 전환사채를 회사가 임의로 배정할 수 있었고 이를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겨줬다. 주주들이 나서지 않은 이유가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작업를 위해서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문제에 대해 대법원은 2009년 이건희 회장을 무죄로 선고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대법관 11명 중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이 5대5로 나뉘었고, 이때 결정적으로 삼성의 손을 들어준 인물이 사법농단으로 유명한 양승태 대법관과 이번에 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지형 변호사다.

세간의 시선과 다르게 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가 경영승계 관점에서 제대로 평가된 적은 없기에 오히려 다시 한 번 재평가할 필요도 있다. 김종보 법률사무소 휴먼 변호사는 “당시 재판은 기소를 잘못했다는 의견에 따라 이건희 회장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이라며 “경영승계에 대한 부분은 판결문에 나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김 변호사가 자신이 면죄부를 준 문제를 다시 건들지 않겠다는 얘기다.

과거의 일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도 들여다보지 않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과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의 합병은 합병비율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책정됐다는 의혹이 조사 중인 상태로 이 또한 경영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김 변호사는 이번 위원회 구성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을 직접 만나 “정말 진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그런 의지를 고려한 구체적 방안으로 완전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진 위원회 운영에 대해서 확실히 보장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 그룹 총수의 확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부회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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