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진정성'을 묻기 위한 '이재용 재판'과 '삼성중공업'
'삼성의 진정성'을 묻기 위한 '이재용 재판'과 '삼성중공업'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1.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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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팀 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아직은 입 밖으로 내뱉어진 진정성을 믿기엔 보여준 것도, 갖춰진 것도 너무나 부족하다. 오히려 곱씹어 볼수록 의구심이 든다.

지난 9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위원장직을 수락한 건 변화를 위한 ‘삼성의 진정성’을 한 가지 이유로 들었다.

그 진정성을 믿기엔 두 가지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첫 번째는 ‘왜 지금인가’이다. 기업 소송 관련 사안을 취재하다보면 가장 자주 듣는 얘기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답변할 수 없다”이다. 소송과 관련해서는 말 한 마디도 전해주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분명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임에도 굉장히 빠르게 준비됐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진 건 위원회 위원들이 선임됐다는 사실 외 모두 ‘향후 협의와 소통을 통해’ 정해진다는 것 뿐이었다. 보수도, 업무도, 업무의 범위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었다.

알맹이 없는 위원회 내용을 지금 알려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적어도 재판부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설치에 시한을 두진 않았다. 그렇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통해 온전히 법의 심판을 받은 후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을까. 앞으로 열리는 이재용 부회장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이 사실을 과연 언급하지 않을까? 분명 판결에 따라 위원회는 양형에 영향을 줬다는 빌미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위원회 업무 대상이 되는 삼성 7개 대표 계열사 중 삼성중공업이 빠진 사실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하도급법 위반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직권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사례를 보면 삼성중공업 또한 이들과 크게 다른 사업 방식을 가지고 하도급 업체들을 대했을 거라 생각하기 힘들다.

만약 공정위 조사 결과 삼성중공업이 현대중·대우조선과 같이 불법 하도급 문제를 저질렀다면 이를 대하는 태도가 위원회의 첫 평가과제가 될 것이다. 대우조선은 공정위의 검찰 고발 조치에 대해 행정소송으로 맞섰고 그 사이 하도급 업체들은 피해구제를 받지 못한채 하나씩 도산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라고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라 낙관할 수 없다. 다른 조선사들과 달리, 위원회가 나서 삼성중공업이 하도급 업체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조치를 취할수도 있지 않을까.

또 최근 삼성중공업 미국 내 직원들이 시추선 인도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뇌물을 건네려 했다는 이유로 벌금 7500만 달러, 한화 890억 원을 선택해 미국 사법당국의 기소를 피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사건 자체는 2007년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다른 사업도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은가.

김 위원장은 위원회 활동 범위가 위원회 설치 이후 발생한 일에 대해서 집중할 것이라 말했다. 이는 에버랜드 전환사채와 삼성물산 합병과 같은 지금도 영향을 끼치고 있고 재판이 진행중인 경영승계작업은 물론, 삼성중공업 불법 하도급 문제 등 위원회에 대한 불편한 판단을 피해가겠다는 선택이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은 위원회 설치 자체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피하지 않았다. 과연 김 위원장이 말한 ‘진정성’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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