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가능”… ‘3월 위기설’ 누가 부추겼나 봤더니
“北 도발가능”… ‘3월 위기설’ 누가 부추겼나 봤더니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1.15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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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계·언론서 “한미연합훈련 전후 北 도발 가능성”
北 매체 “南, 위기감 몰려 횡설수설” 반박
“위기설, 정세 악화 때 관행적으로 나온 현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된 가운데, 새해 정초부터 ‘3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위기설은 북한발(發)이 아닌 국내 학계와 언론을 통해 확대·재생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위기설은 근거 없이 나오지 않지만, 위기를 컨트롤해야 할 정부가 ‘불확실한 시나리오’에 기대 혼선을 범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다 현실적이고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3월 위기설’이 제기된 것은 국내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보고서가 발단이었다. 북한이 지난달 제7기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정면돌파’ 구호를 강조하면서 군사적 대응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2일 ‘북한의 제7기 제5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분석 및 향후 정세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두고 “2월 말, 3월 초부터는 통상적으로 한미연합훈련의 시즌에 돌입한다”며 “패턴으로 보면, 북미, 남북은 공세적인 비난과 대치, 군사적 긴장 메커니즘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는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될 경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아산정책연구원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분석’을 통해 향후 한 달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려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북한도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며 북중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ICBM도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된 이후일 것으로 본다”며 “3월에 북한의 전략도발이 이루어지고 이로 인한 긴장 조성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와 전문가 분석이 나온 다음 날(3일) ‘3월 위기설’은 언론을 통해 더욱 확산됐다.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기다. ‘김정은 신년사 후 도발 가능성’ ‘3월 위기 닥치고 있다’는 등 자극적인 보도가 각 언론사 홈페이지는 물론 포털 메인화면을 차지했다.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지난 3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살되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쳤고, 한반도 ‘위기설’은 힘을 얻는 모양새다.

 

3대 한미연합훈련 중 하나인 독수리 훈련이 이뤄지는 모습. 지난해 3월 한미 양국은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장관 대행 간 전화통화를 통해 키 리졸브 연습, 독수리훈련, 을지프리엄가디언 연습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의 종료를 결정했다.(사진=뉴스핌 제공)
3대 한미연합훈련 중 하나인 독수리 훈련이 이뤄지는 모습. 지난해 3월 한미 양국은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장관 대행 간 전화통화를 통해 키 리졸브 연습, 독수리훈련, 을지프리엄가디언 연습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의 종료를 결정했다.(사진=뉴스핌 제공)

■ 北 “南, 위기감 몰려 횡설수설”

‘위기설’이 확산되자 북한 매체는 논평을 내고 적극적으로 반발했다. 대외 선전매체들은 한국에서 촉발된 한반도 3월 위기설이 ‘근거 없음’이라고 규정하며, 이런 행위가 ‘진짜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의 오늘’은 지난 11일 ‘뭇매를 부르는 ’3월 위기설‘’이라는 논평을 통해 “​최근 남조선내부에서 그 무슨 ‘3월 위기설’이라는 것이 나돌아 여론의 귀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극도의 불안과 위기감에 몰린 자들이 제발 저려 늘어놓는 횡설수설”이라고 꼬집었다.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된 3월 전후로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학계와 언론을 중심으로 나온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조선의 오늘은 우리 정부가 올해 스텔스전투기 ‘F-35A’를 비롯해 해상고고도요격미사일 'SM-3‘, 페트리어트 미사일 등 첨단 전략자산을 도입한 것을 두고 “조선반도의 평화적분위기를 파탄 내보려고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감행한 군사적 적대행위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며 “하늘과 땅, 바다에서 우리에 대한 군사적 도발책동을 끊임없이 벌려놓았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특히 “지금 남조선각계층이 극성스럽게 불어대는 ‘3월 위기설’이 진짜 ‘위기’의 근원으로 될 수 있다”며 “극우보수언론과 전문가나부랭이들의 입을 꿰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되면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불확실성’에 기댄 위기설이 자칫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북한이 도발했다면 작년에 했을 것”이라며 “(위기설은)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 관행적으로 쓰는 표현이자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정 집단의 정치적 의도도 있다”고 짚었다.

안정적인 정세 관리를 위해선 “가칭 ‘남북 실무자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개성공단을 비롯해 제재국면에서도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일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북한도 불만만 내놓기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3월 위기설’이 확산된 가운데, 정부는 훈련 진행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속도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조정 시행한다는 기존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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