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반환점]④ 김상조가 남기고 간 공정위 과제
[문재인 정부 반환점]④ 김상조가 남기고 간 공정위 과제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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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체제 경제력 집중, 부채비율 상향, 지분율 요건 강화,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순환출자 상당 부분 해소한 점이 유일한 성과지만…2014년 법 개정 효과
문 대통령 신년사 ‘공정경제’ 재언급…‘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집중
23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공정거래위원장과 대기업 집단간 정책간담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에 10대 그룹에 이어 올해 30대 그룹을 만난 자리에서 일감몰아주기의 선제적 해소를 요구했다. 사진=이재익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지 2년 여만에 청와대로 들어가며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미완의 과제로 남겨놨다. 사진은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공정거래위원장과 대기업 집단간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김상조 정책실장. 사진=톱데일리 DB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그런 김 정책실장이 2년 만에 공정거래위원회를 떠나 청와대로 들어갈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그렇게 재벌개혁이 멈출 것이라 생각하기도 힘들었다.

공정위 차원에서 진행되는 재벌개혁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포함돼 있고 특히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 선거 공약과 맞물려 있다. 선거 공약 주요 내용은 ▲지주회사 부채비율 상향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이다.

지주회사 체제는 IMF 외환위기 사태로 드러난 국내 대기업집단의 복잡한 순환출자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된 제도다. 그룹 계열사들을 수직화함으로써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처음 도입 당시 지주사-자회사-손자회사 이상 출자 금지, 자회사 지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50%)과 사업 관련성, 지주사 부채비율 100% 제한 요건으로 시작했지만 2007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자회사 지분 요건은 상장사는 20%, 비상장사는 40%로 낮추고 지주사 부채비율도 200% 이하로 완화했다. 이와 함께 자회사-손자회사 간 사업 관련성 요건은 폐지하고 100% 지분율을 요건으로 증손회사를 허용했다.

이번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다시 예전으로 상향하는 방안이다. 지분율 요건은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방지하려는 의미도 있다. 사업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만을 설립하고, 재무구조에 있어 순환출자처럼 적은 돈으로 많은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지주회사 체제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편 특위 위원으로도 활동했던 신영수 경북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주회사로 인한 경제력 집중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구조조정에 유리한 지배구조라는 인식 때문에 지주회사 설립·전환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유지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즉 최근 공정위가 주목하는 브랜드 사용료, 경영컨설팅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등을 통해 지주사로 수익이 옮겨지는 행태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의 지분율 요건이 오히려 이런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부당한 브랜드 사용료나 컨설팅 수수료, 임대료 등은 일반적 형태의 일감몰아주기는 아니지만 크게는 사익편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공정거래법 개정에 동반돼야 한다.

이번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규제 대상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현행 상장사 30%, 비상장사 20%에서 20%로 일원화하며, 이들 회사가 지분율 50% 초과 보유한 회사까지 규제대상에 포함한다.

이것만 가지고는 사각지대 회사들을 모두 잡아낼 수 없지만 시도라는 측면에서 점수를 줄 수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브랜드 사용료나 컨설팅 수수료, 임대료에 대한 조사가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국회에서 멈춰있다.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1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결국 공정위가 꺼내든 카드는 시행령 개정이다.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손자회사에 대한 공동출자 금지 명확화하고 지주회사의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의무 부과를 골자로 한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그간 논의되던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한 재벌개혁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견기업계의 일감몰아주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또한 공정경제라는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과연 앞선 과제들이 마무리됐는지를 따져볼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신년사에서 “공정경제에서는 차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도급, 가맹점, 유통 분야의 불공정거래 관행이 크게 개선됐으며, 상생결제 규모도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공정하고 건강한 시장경제가 안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들이 성과가 아니라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재벌개혁은 아니다.

결국 이번 정부 들어 이뤄진 재벌개혁은 순환출자가 상당 부분 해소된 점이다. 지난해 9월 공정위에 따르면 59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이 보유한 순환출자 고리는 전년 41개에서 13개로 줄었다. 하지만 이 또한 2014년 새로운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뤄진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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