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편의점 등장에 점주들 한숨만 '푹푹'
변종 편의점 등장에 점주들 한숨만 '푹푹'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1.17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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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개수, 점주 매출과 반비례
4만개 점포 수를 넘긴 편의점… 계열사 변종 편의점까지 진입
가맹점주, "계속되는 출점 매출 하향평준화 불러온다"
서울 강서구 강서로 우장산역 인근에 나란히 위치한 CU와 랄라블라 매장. 사진=박현욱 기자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에 나란히 위치한 CU와 랄라블라 매장. 사진=박현욱 기자

톱데일리 박현욱 기자 = 편의점 출점경쟁이 심화되며 가맹점주의 한숨은 늘었다. 편의점 점포를 늘릴수록 본사 매출은 커지지만 가맹점주의 매출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율협약이 방파제 역할을 했지만 변종 편의점 등장으로 이마저도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만4859개였던 편의점은 지난해 4만개가 넘었다. 연도별 신규 출점 점포 수를 보면 2013년 300개를 시작으로 2014년 1161개,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 2017년 4213개, 2018년엔 1627개가 생겼다.

매출은 점포 수 증가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2015년 4억5100만원, 2016년 4억2799만원으로 상승했다가 2017년 3억8905만원, 2018년 3억7766만원으로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편의점의 출점경쟁이 매출 하향평준화를 불러온다”며 “본사는 매장 확장에 따라 돈을 벌겠지만 가맹점주들은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든다”고 했다.

2018년 이후 편의점 확장세가 줄어든 건 업계가 맺은 자율협약 때문이다. 협약엔 지자체별로 담배소매인 간 50m 또는 100m 이내의 거리엔 신규 출점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출점경쟁으로 인한 편의점 과밀화를 해소시키고 가맹점주의 매출 부진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편의점 계열사들이 작년 말부터 변종 편의점으로 신규출점을 시도하면서 기존 편의점 점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맥주, 간편식, 도시락 등 랄라블라에서 취급하고 있는 상품 종류들. 사진=박현욱 기자
맥주, 간편식, 도시락 등 랄라블라에서 취급하고 있는 상품 종류들. 사진=박현욱 기자

최근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CU매장 바로 옆 랄라블라가, 작년 10월 도시락, 맥주 등 편의점과 유사한 상품 구색을 갖추면서 CU가맹점주에 손해를 입힌 사례가 발생했다. 랄라블라는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H&B(헬스앤뷰티) 스토어로 화장품을 주 상품군으로 다룬다. 해당 CU매장의 점주 A씨는 “랄라블라가 입점하기 폐기량이 두 배가 늘었다"며 "랄라블라는 편의점도 아니라서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계상혁 회장은 “랄라블라는 화장품 가게인데 편의점 상품을 취급해 업종 경계를 무너뜨렸다”며 “이런 식으로 올리브영이나 다이소까지 확대되면 매출 수익이 훨씬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맹점주뿐만 아니라 타업종에서도 변종편의점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 편의점 사상 처음으로 주유 서비스를 제공한 이마트24는 주유 업계 종사자들의 공분을 산 바있다. 이마트24의 주유 서비스 진출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마트24의 주유소 사업 진출 확대가 영세 자영주유소들의 생계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어려운 상황의 주유소업계가 더 큰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소속 가맹점을 통한 무분별한 주유소사업 진출 확대를 신중히 추진해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편의점 3사 통합 구간 별 일평균 매출액 현황 추이’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GS25·CU·세븐일레븐 등 3사 편의점의 150만원 미만 저매출 위험 구간 점포는 전체 매장 절반 수준인 47.8%에 이른다. 

우 의원은 “편의점 본사는 2007년에 4조8000억원이었던 매출을 2017년엔 13조7000억원으로 3배 올랐지만 동기간 가맹점은 5억3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며 “편의점 본사가 무분별하게 점포를 늘리는 바람에 가맹점 매출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3년 동안 이런 문제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고착화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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